리토피아-Art-Artist
김동호/시인(2008년 가을호 제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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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인식의 눈을 여는 시
김동호 시인
1934 충북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 김현욱金顯旭(부)과 채봉금蔡奉今(모) 사이에서 5남 4녀중 4남으로 출생. 1940-1945 장연초등학교. 1945-1947 괴산 명덕초등학교. 1947-1953 괴산중고등학교. 1953-1957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1957-1959 괴산중고등학교 교사. 1959-1961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영문과(석사과정). 1961 성균관대학교 강사. 1975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조교수. <현대시학> 등단. 시집 <바다> 출간. 1975-1978 성균관 대학교 대학원(박사과정). 1978 시집 <꽃>. 1980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부교수. 1983 시집 <피뢰침 숲 속에서>. 1985 성균관대학교 영문과 교수. 1988 시집 <詩山 일기>. 성균문학상 수상. 1993 시집 <老子의 산>. 1997 시집 <나는 네가 좋다>. 1999 성균관대학교 교수직 퇴임. 명예교수. 시집 <壺壺의 집>. 2002 시집 <나의 뮤즈에게>. 2006 시집 <한 쌍의 새가 날아간다>. 2007 ‘시인들이 뽑는 시인상’ 수상. 2008 시집 <五弦琴>.

기상오보
일기예보와는 달리
간밤에 단비 많이 왔다
멀쓱해진 예보관들이 내심으로
쏟는 소리. “구름이 동으로 갈지
서로 갈지 사람이 어떻게 알아요
그것은 구름 마음이에요“
그러나 구름의 이야기는 다르다
“우리는 바람 등에 업혀 떠다닐 뿐
어디로 갈지는 바람만이 알지요“
그러나 바람의 이야기는 또 다르다
“바람은 기압 따라 가고 오는 것
고기압 저기압 사이를 우리는
부지런히 오갈 뿐이지요“
기압의 말은 또 또 다르다.
“기압은 먹구름과 꽃구름 사이에 있소
간밤의 단비는 먹구름과 꽃구름의
벼락 키쓰에서 생겨난 것이요“
호호 하늘이 둥근 이유를
일기誤報가 말하네
밤벌레
알밤, 가시 보자기로
꼭- 꼬옥- 싸여있다
가시 보자기 안감은
폭신한 스폰지 천
총알도 잘 뚫지 못 한다
外衣는 갈색의 철갑 옷
內衣는 떫은 젖은 얼룩무늬 천
온몸에 착- 벽지처럼 달라붙어
영민한 벌레들도 뚫기 힘들다
靑丘영언에 의하면 투명한
內-內衣 또 있다 한다
그 많은 장벽 뚫고 들어온
밤벌레 벌거숭이!
이빨도 없는 것이
손톱 발톱도 없는 것이
오직 보드라운 입술 하나로
겹겹의 방벽을 뚫고 들어 와
알밤 알몸 맛있게
먹고있는 것 보면
나 아- 벌어진 입
닫혀 지지 않는다
아 벌어진 밤송이처럼
김동호 시편들은, 생의 형식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탐색을 통해, 그리고 그것을 다양한 은유의 원리를 통해 포섭하고 있다. 또한 그것을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암시로 가득 채우고 있다. 우리가 그의 시편들 속에서 우리 서정시의 한 정신적 극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의 시가 수행하고 있는 견고한 은유적 원리와 역설의 상상력, 그리고 생의 형식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탐색의지 때문일 것이다.-유성호(문학평론가)
그는 알고 있다. 시인이란 사물의 외곽만을 훑고 지나치는 자가 아님을. 결코 일상성에만 안주하여서는 한 편의 시도 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물의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야만이 사물의 핵을 만나게 되고, 그 은밀한 빛남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정한 시인에게는 꽃과 사랑, 사랑과 꽃이라는 순환의 과정이 되풀이 되게 마련이다. ‘철썩 출렁임 하나가/나를 치고 지나가는’ 늘 깨어있음의 세계가 바로 일상성에 안주하지 않는 시인의 자세라고 김동호는 믿고 있다.-강우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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