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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시인(200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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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4,843회 작성일 09-02-26 17:2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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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시인
삶의 예지가 번뜩이는 세계

1945년 경북 성주 출생/1964년 대구고등학교 졸업/1966년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중퇴/1998년 대구 영남일보사 퇴직/1985년≪심상으로 등단/제8대 대구시인협회 회장 역임/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대구문인협회 회원/시집 늪이 늪에 젖듯이(1986),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간다(1992, 2007), 뿔(1992), 홰치는 산(1999, 2004), 동강의 높은 새(2000), 쉬!(2006), 배꼽(2008)/1996년 대구문학상/2000년 김달진문학상/2003년 노작문학상/2006년 시와시학상/2006년 금복문화예술상/2007년 편운문학상/2007년 한국가톨릭 문학상/2007년 미당문학상 등 수상/2009년 한국문화예술진흥위원회 주관/2008년 올해의 시에 시집 배꼽이 선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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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시
 공백이 뚜렷하다


  해 넘긴 달력을 떼자 파스 뗀 흔적 같다.
  네모반듯하니, 방금 대패질한

  송판 냄새처럼 깨끗하다.

  새까만 날짜들이 딱정벌레처럼 기어나가,

  땅거미처럼 먹물처럼 번진 것인지
  사방 벽이 거짓말같이 더럽다.
  그러니 아쉽다. 하루가, 한 주일이, 한 달이

  헐어놓기만 하면 금세
  쌀 떨어진 것 같았다. 그렇게, 또 한 해가 갔다.

  공백만 뚜렷하다.

  이 하얗게 바닥 난 데가 결국,
  무슨 문이거나 뚜껑일까.

  여길 열고 나가? 쾅, 닫고 드러눕는 거?
  올해도 역시 한국투자증권,
  새 달력을 걸어 쓰윽 덮어버리는 것이다.





대표시
바다 이 홉


방파제 들머리 한 쪽 구석에가파르고도 조붓한 계단이 나있다. 상단에 걸터앉으면

발바닥 놓이는 쯤에

빈 소주병 하나, 번데기 담긴 종이컵 하나 놓여있다. 나는 해풍 정면에,

익명 위에
엉덩이를 내려놓는다. 정확하게

자네 앉았던 자릴꺼다. 이제

다 털어놓고 싶다. 이 친구,

병째 꺾었군. 정말

훨훨, 시퍼렇게 풀고 다 풀리고 싶다. 지금은 내 운동화 옆에
번데기 컵, 목쉰 소주병 하나 그대로 놓여있다. 이맛살 주름 잡으며 펴며 부우-

부우- 빠져나가는 바다,

바다 이 홉. 내가 받아 부는 이 병나발에도 뱃고동․갈매기․파도소리가 난다. 나도 울면

우는 소리가 난다. 심중의 악다구니 고성방가 끝에 올려주는,
밀물이 미는 좌불안석의 사닥다리…… 이 멀미나는 해발,
누구나 소주 한 병 정도면 졸립다. 대낮

수평선. 통성명 없이도
저 긴 노숙이 또한 우리 똑같다.





작품평

비교적 늦깎이로 등단한 그가 자신의 시 속에서 한국적 서정을 줄곧 추구해왔고, 서정시의 원형이라 할 만한 미적 성취를 세상에 지속적으로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중략- 생략이나 함축의 원리에 의한 단형 시편을 기반으로 하면서, 절제된 풍경묘사와 내면에 가라앉은 비애의 형상화에 주력했다. -유성호(문학평론가)

그의 작품은 “삶의 예지가 번뜩이는 세계를 보여준다. 그것은 단지 잘 짜여진 구성이나, 참신한 수사법이나, 미학적 상상력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서 삶을 철학적으로 관조하고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묶는 우주론적 사유의 지평에 도달해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시가 관념적이거나 형이상학적 세계를 지향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의 시에는 생활이 있고 현실이 있다. 현실과 관념, 감각과 사유, 미학과 체험을 공유하면서도 한 가지로 통합할 수 있는 통찰이야말로 그의 시의 완숙미를 이루는 요체라 할 수 있다. -오세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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