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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시인탐구1-시적 체험과 그 형상/허금주 지음(리토피아신서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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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시인탐구1/허금주 지음(리토피아신서10)
리토피아신서․10
한국 현대시인 탐구․Ⅰ―시적 체험과 그 형상
초판1쇄 인쇄 2009. 10. 6.|발행 2009. 10. 11.
지은이 허금주|펴낸이 정기옥|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 소 402-013 인천 남구 숭의3동 120-1|전화 032-883-5356|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003-3 03810
값 12,000원
1.프로필
허금주許錦珠 문학평론가는 부산에서 출생하여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성신여대 대학원 및 한양대 대학원에서 문학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01년 ≪한국문인≫ 평론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평론집으로 한국현대시의 맥이 있으며 공저로는 한양대 교양필수 교재인 말이 힘이다 삶이 문화다-영화부문(2004년), 말이 힘이다 삶이 문화다-인터뷰부문(2009년)가 있다. 현재 한국언어문화학회, 한국문예창작학회 회원이다.
E-mail : gumjuya@hanmail.net
2.목차
김승희 시에 나타난 광기 이미지 11
―태양미사, 왼손을 위한 협주곡, 미완성을 위한 연가, 달걀 속
의 生을 중심으로
신성한 곡비哭婢의 노래 23
―문정희론
벼랑길에서 신생新生을 꿈꾸는 세상의 낯선 방언 37
―박기동 다시, 벼랑길
박인환 시에 나타난 죽음의식 42
시, 긴 술래의 기록 6·
―박정희론
봉헌문자의 젖음, 스밈 그리고 생성 73
―신달자론
모국어로 뿌리내리기와 피어나기 85
―이근배론
둥근 바퀴, 그 진지한 성찰의 기록 95
―이상호론
당신의 방에서 사라지는, 혹은 머무는 어떤 중얼거림 105
―이승훈론
파괴와 소멸과 허무의 미학 115
―이형기론
굳은 땅을 치며 기력을 되찾는 발을 가진 춤의 시인 129
―장순금 시인과 그의 시 읽기
은자隱者의 길 황제皇帝의 길 136
―정공채론
현대시와 언더그라운드 의식 147
―최승자 시에 나타난 저항자로서의 상처와 죽음
삶의 시간을 통해 가닿는 존재의 뿌리 162
―한광구론
사랑, 그 처녀지의 영원한 재생 173
―허영자론
나무의 힘으로 세상을 보는 황홀한 개안開眼 186
―이기애 시인과 그의 시 읽기
강은교 시에 나타난 죽음 이미지 196
―허무집, 풀잎, 빈자일기를 중심으로
물밑에서의 축제 214
―권달웅론
3.자서
나의 첫 번째 소원은 시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글쓰기는 스물 일곱이 되는 해에 박목월 선생께서 창간하신 월간 시전문지 ≪심상≫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이란 이름으로 문단에 얼굴을 내밀게 되었다.
‘이것이 인생인가’ 묻고 싶을 정도로 기쁨과 참혹함이 교차할 때마다 첫 번째 소원을 그 처음으로 가질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나는 왜 시인으로 남겨져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내 삶이 춥고 어두움에 웅크릴 때마다 건져 올리며 불혹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화두처럼 나를 지탱할 수 있는 빛의 스펙트럼으로 존재한다.
여기서 내가 시문학이라는 장구한 시간을 항해할 수 있었던 그 처음의 초석을 말해보고 싶다. “소녀생활”이라는 용어는 지금 시대에 조금도 낯선 표현이 아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소녀들의 생활 문화를 알리며 출발한 ≪소녀생활≫은 소년이란 표현에 묻혀 버린 소녀들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었고, 10대 초중반 소녀들의 문화를 사회 속에서 창출하며 당당히 이끌어 가는 첫 신호의 잡지였다. 이 ≪소녀생활≫ 잡지에서는 한 해 동안 입상한 문예 부문의 글을 다시 재심하여 소녀문학상을 수여하는 제도가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운이 좋게도 산문부 소녀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그때만 해도 나는 시와 산문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모두 써대는 문학광이었다. 학교에서 일약 스타가 되었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후 교내 및 교외 각종 백일장에서 최고의 상만을 갖는, 나의 문학 습작기는 그렇게 박수갈채 속에서 거뜬히 한 발자국을 내딛을 수 있었다. 바로 그것이다. 전교생이 입실하는 대강당에서 내 머리 위에 쏟아지던, 너무 밝아 관중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그 완벽한 빛의 세례는 인생에서 나뒹굴 때마다 내 꿈을 안아 주는 존재 그 자체의 아름다움으로만 다가오는 것이다. 올해 가톨릭문인협회 봄 성지순례에서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소녀문학상 산문부 심사를 맡으셨던 노순자 소설가를 뵙게 되었다. 당시 운문부 심사는 신달자 시인이시다. 이 느닷없는 기억의 상봉에 나는 잠시 전율하며 어쩔 줄 몰라 했던 감회가 다시금 새롭다.
세월이 30여 년 흘렀지만 문학의 길에서 만난 이순을 넘기신 노순자 소설가와 불혹을 넘긴 나는 그 시절이 현재에 살아있는 은총으로 여전히 아름다운 빛을 발하고 있음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시문학으로 길을 잡은 나는 여고시절 1학년 때 가톨릭 주최 전국청소년글짓기 대회에서 운문부 은상을 수상하며 김남조 시인과 첫 만남을 갖게 된다. 아직도 가슴에 메아리치는 “시인은 죽은 나무에서 생명을 보아야 한다”는 시상식의 축사는 시인으로서의 내 삶에 먼 곳에 계신 어머니의 말씀처럼 들려오곤 한다.
그리고 중학교 시절 국어와 한문을 담당하셨던 이금희 선생님, 그분으로 해서 나는 시문학의 박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품을 수 있었다. 몇 해 전 박사학위를 수여받는 졸업식 날 , 선생님은 옛날 제자가 보고 싶어 천안에서 서울 한양대학교 캠퍼스까지 늦지 않고 한걸음에 오셨다. 송이송이 포장된 붉은 튜울립의 꽃다발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진 옛날 스승의 선물이었다.
마지막으로 무엇을 하건 내 마음대로 해도 한없이 자상하고 온화하셨던 사랑의 아버지, 생전에 나의 첫 시집을 읽으시고는 “이렇게 많은 말들의 깊이를 네가 정녕 아느냐? 또 있을 거야, 미처 발견하지 못한 뜻이” 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말해지지 않은 시 행간 사이의 침묵을 발견해야 하는 눈 밝은 이의 역할과 책임을 아버지께서 일러 주신 것이다.
아버지를 여읜 지 5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아버지의 유품 가운데 책상은 내가 가졌다. 이 책은 컴퓨터와 프린터기를 올려놓고도 한 켠에서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크고 넓은 아버지의 책상 위에서 온전히 엮어졌다. 눈물로 범벅된 아픈 얼굴로 돌아와 반듯하게 앉아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 5년여의 시간을 함께 한 책상 앞에 앉아 곧 세상으로 나갈 「한국 현대시인 탐구‧1 책을 묶고 있자니 가슴이 싸아하니 아프다.
이 책은 학부와, 석사, 박사과정을 이수하며 시를 공부하면서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은 시인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시적 체험과 그 형상을 중심으로 시세계를 살펴보았다.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쓴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덥거나 춥거나 발품을 팔아 직접 시인들을 만나면서 쓴 글이다. 이러한 시인론은 시를 쓰는 평론가로서 한국 현대시문학사 부문에서 집중적인 노력을 하고자 한다.
창작과 학문의 길을 가는데 몇 번이고 넘어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거칠게 나를 엄습해도 문학의 첫 자리에서 여전히 빛을 흘려주는 기억의 분들에게 더 힘찬 항해를 약속하며 이 부끄럽고 보잘 것 없는 한국 현대시인 탐구‧1을 감사의 절로 바치고자 한다.
2009년 가을 허금주
4.작품
김승희 시에 나타난 광기 이미지
―태양미사, 왼손을 위한 협주곡, 미완성을 위한 연가, 달걀 속의 生을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본고는 한국의 여성시가 여느 때보다도 확고한 자신만의 목소리를 다듬어 가고 있는 이때 김승희의 1979년 발표된 시집 태양미사(1979)를 비롯하여 1980년대의 왼손을 위한 협주곡(1983), 미완성을 위한 연가(1987), 달걀 속의 생生(1989)에서 광기 이미지가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탐색해 보고자 한다. 김승희의 광기란 실체가 아니라 관념인 셈인데, 관념으로서의 광기가 과연 통과제의 의식이 요구하는 존재론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까. 여기서 김승희의 광기에 대한 토양과 인식의 성격을 살펴야 할 필요성이 생겨난다.
2. 광기의 변증법
미셸 푸코의 광기의 역사 이래 문학에서 광기는 적극적으로 조명된다. 문학의 주제로 광기를 다룬다는 것은 광기를 우리 자신과 밀접히 연관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광기는 고립되어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항상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광기가 정신의학이나 사회에 항의하고, 과학에서와는 다르게 예술 분야에서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광기가 상상의 영역으로써 체험되고 꿈과 욕망의 무궁무진한 저장소이기 때문에 우회적인 방법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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