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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견디는 풀들/시농사화집(리토피아선집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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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견디는 풀들
시농 앤솔러지․2
초판 1쇄 인쇄 2007년 10월 25일 초판 1쇄 발행 2007년 10월 30일
지은이|이가림 외 펴낸이|정기옥
펴낸곳|리토피아
ISBN 978-89-89530-76-3 03810
값 6,000원
*이 책은 연수구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일부 지원받아 발간하였습니다.
1.프로필
2.차례
초대시단
이가림
꿀벌새가 말하기를․14
공중 채마밭․16
이외출 씨의 하루․18
둥그런 잠․20
정평림
가랑잎․22
엉겅퀴․23
앞서 가는 그림자․24
서상만
한없이 설레는․26
다람쥐 눈으로․27
새들의 길․28
윤 효
봄숲에서․30
스승의 날에․31
자훈慈訓․13․32
장종권
호박꽃 나라․1․34
호박꽃 나라․3․35
존재세․36
최성민
낡은 수첩․38
별리別離의 노래․39
어부에게․40
이성률
기꺼이 입 맞출래․42
못 하겠다․2․43
서로 사과할 일 없다․44
동인시단
강명미
가을 전화․46
저 놈의 둠벙에․47
그 남자의 선물․49
빗나간 사랑․50
그런 날 있습니다․51
놀이터에서․52
김은숙
단풍나무․54
낡은 수건 한 장․55
개망초꽃으로 피어나다․56
그 해 오월의 등꽃처럼․57
신은 여자에게․58
길, 길 하나․60
이연희
공원, 잡초 쓰러지다․62
버려진 우산․63
내 마음의 고한․1․64
내 마음의 고한․2․66
시농 앤솔러지․2
이윤반
봉숭아 꽃물․68
버즘나무 곁을 지나다․69
산밭에선, 지금․70
소나무도 숨쉴 권리가 있다․71
왜가리 홀로․72
정남석
아버지 제삿날․74
바지락 할머니․75
검정 고무신․77
외곽순환도로․78
참깨․79
고삐․80
정운자
오래된 의자․82
난장이는 꿈으로 다가온다․84
쥐덫․85
바하風으로 내리는 비․86
골목길․87
고갈비의 추억․88
차은미
꿈꾸는 팽이․90
온전치 못한 세상… 거짓말․91
숭의동 골목대장․92
우리 외할머니․94
최평균
영등포의 정오․96
자판기 위의 빈 강통․97
아내의 하늘․98
여의도․100
하재숙
로또․102
그 차가웠던 유월․103
아버지의 셔츠․105
부재중․106
밤바다․107
초대평론
이찬규
프랑스 현대시의 지평․110
3.머리말
시적 상상력의 힘
이가림
정신의 활동이 물질의 힘에 의해 굴복되고 모든 인간적 지향이 말초적인 쾌락의 구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시대의 흙탕물에 우리는 지금 서있다. 참다운 사용가치에서 교환가치로 그 가치 법칙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져버린 오늘날 사람의 관계는 한낱 경제적 유기체의 종속적 테두리에 갇혀버리고 만 것이다. 사람이 이 세계 안에 던져져 살아가면서 인간다운 삶을 이끌어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상적 조건인 자유 평등 평화의 의미는 사실상 늘 경험하게 되는 나날의 삶에서 수시로 부서져 버림을 보게 된다. 그러니까 오늘날의 사람들은 진정한 인간의 차원이 사라진 시장을 위한 생산에만 봉사하게끔 예속되어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의 현실이 중층적인 두께로 얽혀져 있는데, 시가 단지 허공에 떠있는 언어의 쓸모없는 장난이나 나열만을 되풀이 한다면, 그것은 소비지향적 문화의 악순환에 스스로 끼어드는 일밖에는 되지 못할 것이다. 문제의 소낙비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광장 한복판에 뛰어들어, 인간과 세계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빈틈’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대결의 결과를 총알 같은 언어로써 형상화하는데 시적 상상력의 힘이 전적으로 바쳐져야 할 것이다.
때 묻은 일상성에 매몰되지 않는 비전의 왕국이야 말로 우리가 끝내 쟁취해야 할 정신의 고향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의 바깥에 우리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세워질 수 있는 가상의 왕국을 꿈꿀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 시대의 어려움을 참다운 의미에서 체험하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삶의 한가운데를 헤쳐가는 극복의 길을 찾아야 하리라. 그것만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목마른 바람을 저버리지 않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찌 천 방울 만 방울의 사랑의 아픔이 없이 저 뜨거운 시의 진실에 이를 수 있겠는가. 정직하고 부지런한 농사꾼의 마음 자세로 정성껏 글밭을 일구고 가꿀 때, 비로소 튼실하고 빛깔 고운 시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시농> 회원들의 작품들이 아직 농익은 맛과 향기를 지니지 못한 것일지라도, 적어도 썩고 말라빠진 낙과들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 할 수 있다. 앞으로 더욱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시농사 짓는 일에 땀을 쏟고 또 쏟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2007년 가을
이가림(시인․인하대 교수)
4.수록작품
그런 날 있습니다
강명미
그런 날 있습니다
회색구름 맴돌고
갈바람 뼈 속 스며들면
긴 날숨 속 숨어있던
그대 그리움의 잔영
일어나 몸살 하는
도로가 쇼윈도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선율에도
가슴 아려오고
낮은 바람에 뒤척이는 낙엽 보며
이 몸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작게
아주 작게
나를 잃어버리고 싶은
그런 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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