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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과 소멸의 언어/임영봉평론집(리토피아신서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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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신서․3
임영봉 평론집
생성과 소멸의 언어
제1판 1쇄 발행 2006. 5. 30. | 제1판 2쇄 발행 2006. 9. 20.
지은이 임영봉|펴낸이 정기옥|펴낸곳 리토피아|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ISBN 89-89530-65-2 03810
*∙이 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우수문학도서로 국무총리복권위원회의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무료로 제공합니다.(참조:www.for-munhak.or.kr)
1.프로필
평론가 임영봉은 경남 김해에서 출생하여, 중앙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윤대녕론」으로 ≪문학사상≫ 평론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펴낸 책으로 문학평론집『늪에 빠진 언어의 표정』(2002)을 비롯하여 학술서『한국현대문학비평사론』ꡕ(2000), 상징투쟁으로서의『한국현대문학비평사』(2005),『한국문학의 흐름과 이해』(공저, 2002),『동서양 문학과의 대화』(공저, 1996) 등이 있다. 현재 계간 종합문예지 ≪리토피아≫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차례
제1부 소설의 운명과 문학의 미래
일상과 초월, 그리고 탈주 14
―1990년대 소설과 일상성
1. 1990년대 한국문학과 일상성의 대두 14
2. 일상의 기원, 그 발견에 이르는 길 16
3. 미래 없는 세계의 도래와 그 삶의 방식 21
4. 일상 세계 속에서의 글쓰기 28
소설의 소멸인가, 소설의 재생인가 32
―생태 소설의 대두와 그 전망
1. 도전과 실험으로서의 생태소설 32
2. 생태소설의 개념과 전통 34
3. 생태담론의 제기와 생태소설의 약진 40
4. 여로의 끝, 숲의 왕을 찾아서 48
부모 없는 시대의 가족 신화 54
―2000년대의 가족 소설
1. ‘기원’으로서의 가족 이야기 54
2. 부서지기 쉬운 집에 대한 추억 57
3. 가족 해체와 봉쇄된 미래 64
4. 가족 이야기, 그 이후 70
제도로서의 문학과 글쓰기 행위의 본질 72
―복수장르 창작 옹호론
문학과 정치 80
―문학텍스트를 어떻게 읽고 이해할 것인가
1. 문학과 정치의 유대 관계 80
2. 문학의 일반적 기능과 가치 82
3. 문학과 정치적 무의식 85
제2부 우리시대의 작가들
인간에 대한 예의와 신뢰 92
―공지영론
1. 바람 부는 들판의 추억 92
2. 열망하는 삶의 주인공들 94
3. 상처 입은 영혼을 위한 레퀴엠 98
4. 존재의 비극과 운명으로서의 삶 104
5. 인간, 그 내부에서 타오르는 빛의 눈부심 110
마음의 감옥, 그 사나운 짐승의 울음소리를 찾아서 112
―윤대녕 장편소설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소멸과 생성의 소설 언어 117
―2004년도 소설 계간평
1. 무거움과 가벼움, 소설과 우화의 갈림길 117
:김중혁의 「바나나 주식회사」
2. 세계의 상실과 현대의 신화 122
:이응준의 「황성옛터」
3.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깊이 126
:김인숙의 「감옥의 뜰」
4. 새로운 윤리감각, 그 깊이와 넓이 130
:김도언의 「밤하늘은 시인의 호수다」
이념으로 쌓아올린 조국과 민족 135
―박종상 장편소설 봄비
씀바귀와 같은 그녀들의 삶 143
―조해일의 「아메리카」와 ‘동두천’
제3부 우리시대의 비평가들
열정과 균형감각, 두 개의 비평적 개성에 대하여 152
―고명철과 하상일
l. 무당의 언어와 그 뜨거움의 세계 152
:고명철 평론집 칼날 위에 서다
2. 주변인의 균형감각 157
:하상일 평론집 전망과 성찰
위기에 대응하는 비평의 언어 163
―고인환과 김형중
1. 1990년대 ‘이후’의 비평사적 의미 163
2. 불편하고 불순한 비평가의 내면 165
:고인환 평론집 말의 매혹:일상의 빛을 찾다
3. 비관적인, 그러나 유쾌한 비평가의 내면 170
:김형중 평론집 변장한 유토피아
고난의 행군의 전위, 우리식 평론 176
―1990년대 북한의 문학평론
1. 북한 문학에 대한 질문 176
2. 북한 문학사와 문학평론의 존재 의미 178
3. 1990년대 북한 문학 평단의 쟁점과 동향 186
4. 맺는 말 214
강성대국 건설과 우리식 평론 216
―2000년대 북한의 문학평론
1. 시대의 전위, 북한 문학평론의 특수성 216
2. 김정일 시대의 북한 문학평론 218
3. 2000년대 북한 문학평론의 흐름과 주요 쟁점들 221
4. 문학을 통한 남북한의 화해 234
제4부 시를 찾아서
추억하는 정신의 아름다움 238
―곽재구론
1. 사평역의 추억 238
2. 절망의 뿌리와 희망의 열매 239
3. 조선낫의 사상 246
4. 세상의 끝을 향하여 252
어느 스타일리스트의 시적 모험 255
―이승훈의 비대상(非對象) 시론
1. 낯설음의 정체 255
2. 절망과 기법의 발견 256
3. 비대상의 시학 265
4. 비대상과 그 이후 271
5. 초월적 지평의 아득함 275
3.머리말
두 번째 평론집을 묶게 되었다.
하나의 기억이 떠오른다. 처음으로 평론집을 펴내게 되었을 때, 나는 그 머리말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지금 ‘미궁’을 헤매고 있는 중이라고. 돌이켜보건대, 그 이후로도 나는 여전히 미궁에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이 책에 묶여 있는 글들은 그런 내 모습을 잘 닦여진 거울처럼 비춰주고 있다. 내가 쓴 그 글들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그렇게 묻고 있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라고. 그 질문에는 정해진 대답이 없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테세우스는 동굴에 갇혀 있는 괴물 미노타우르를 제압하고 미로로 가득 찬 그 장소를 무사히 빠져나온다. 그러나 테세우스를 동굴 밖으로 안전하게 인도했던 그 ‘아리아드네의 실’을 지금의 나는, 우리들은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시대에 문학의 미래는 과연 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최근 가라타니 고진은 「근대문학의 종말」이라는 자신의 글에서 ‘문학의 죽음’을 다시 한번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건대 그런 식의 위기의식의 표현이란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다. 문학의 위기를 거론하는 일 자체가 상투적이 되어버릴 만큼 그동안 우리 모두가 그 질문을 스스로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문학이 직면한 상황과 그 미래의 불투명성은 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늪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 늪을 과연 어떻게 건너갈 것인가. ‘회의’ 속으로 다시 되돌아가서 생각하건대 우리시대 문학의 위기란 과거의 기억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학은 죽어가고 있다’라고 말할 때 그 죽음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문학’이 그렇다는 것이다. 여전히 글쓰기 행위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근원적 수단이고, 그 가운데서 제도로서의 문학 또한 존속해 나갈 것이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그 무엇을 문학이라고 부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시대의 문학은 현재 리모델링 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생성과 소멸의 언어’로 붙인 이유도 여기에 놓여 있다.
우리시대의 소설 장르는 그러한 의미의 ‘변화’에 대해 가장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는 경우이다. 주지하다시피 ‘소설과 사회’는 밀접한 대응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시대의 소설은 새로운 사회적 환경에 대응하여 자신을 스스로 갱신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무엇이 소멸되고 있으며 또 무엇이 생성되고 있는가를 따지는 일은 간단치 않다. 이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고 판단하는 일은 우리시대 비평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 책의 <1/2부>를 이루고 있는 글들은 대체로 그런 문제의식에 근거하고 있다.
과거의 소설에 대해 오늘날의 소설은 더 이상 세계를 ‘재현’하고자 하지 않는다. 강인한 유토피아 의식으로 세계의 미래를 건축하고자 하는 전망 또한 꿈꾸지 않는다. 전통적인 근대소설의 문법을 허물어뜨리고 있는 우리시대 소설의 실험은 1990년대 이후 등장한 젊은 작가들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본질상 소설의 형식은 개방적이다. 소설이란 문학형식은 굶주린 거지처럼 자기 앞에 놓인 세계를 게걸스럽게 끝없이 먹어치우면서 자기 증식을 계속해 나간다. 그런 이유에서 소설 장르는 모든 문학 형식 가운데서 가장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미래를 향해 활짝 ‘열려 있는’ 장르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등장한 많은 젊은 작가들의 글쓰기는 하나의 가능성을 의미할 뿐이다. 그 가능성에 대해서라면 누구도 확증적으로 말할 수 없다. 일방적인 ‘비판’이나 무조건의 ‘찬사’는 그래서 진실과 거리가 멀다. 이 문제에 대한 진정한 비평적 개입이란 철저한 ‘회의’를 의미할 뿐이다.
「윤대녕론」으로부터 문학평론가로 나서게 된 이후로 나의 소임은 우리시대의 소설 읽기에 놓여 있었지만 또 다른 나의 관심사 중의 하나는 비평사와 비평 이론의 영역이었다. ‘비평에 대한 비평’이라는 메타 담론이 그것이다. 이 책의 <3부>는 그런 나 자신의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경우이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천비평’에 대하여 그것은 이론을 탐구하는 ‘원리비평’의 범주에 속한다. 이상적인 의미에서 이론과 실천이라는 범주는 상호보완적인 순환의 대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두 개의 행위는 나 자신을 스스로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 두 개의 행위란 이상과 현실 혹은 이론과 실천의 간격에 직면하는 순간이자 스스로에 대해 나 자신의 능력 없음을 절감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출간은 ≪리토피아≫ 장종권 주간님의 배려와 관대함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번거로운 실무를 감당해주신 황희순 편집장님의 노고에도 깊이 감사드린다.
2006년 여름의 입구에서 저자
4.본문 발췌
변화가 생존의 조건 자체가 되어버린 시대에 소설이란 형식은 과연 어떻게 자신의 생명을 지탱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어떤 것은 이미 붕괴되어버렸고 또 어떤 것은 목하 해체 중에 있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의 성격은 소멸과 생성에 놓여 있음이 분명하다. 소설과 사회의 밀접한 대응관계를 염두에 둔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러한 삶의 변화 국면은 소설 장르의 생존 조건이 새로운 차원으로 대두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소멸과 생성의 언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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