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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최동문시집(리토피아시인선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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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시선집․39
아름다운 사람
초판1쇄 인쇄 2005. 12. 15.|발행 2005. 12. 20.
지은이 최동문|펴낸이 정기옥|펴낸곳 리토피아|출판등록 2001. 1. 12. 제12-301
ISBN-89-89530-55-5 03810
1.프로필
최동문 시인은 1967년 경주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기를 서라벌에서 보냈다. 몇몇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로만가톨릭의 신학, 국어국문학, 국어교육학, 문예창작학을 수학했다. 1996년『현대시』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9년에 첫시집 『즐거운 거지』를 펴냈다. 지금은 평택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선인장 <안티나>와 살며, 글쓰기와 몸과 마음 공부를 생활로 삼고 있다. <젊은시인들A> 동인이다. E-mail gave666@hanmail.net
2.차례
제1부
박쥐 만세 10
아름다운 사람 12
사막 선인장 14
목청 없는 고양이 16
촛불은 왜 몽상이 아닌가 18
겨울 꽃밭 19
해바라기에게 20
흑백사진 속에서 22
들국화 정담 24
Y를 만나다 25
보라색 꽃무늬 만년필 26
말의 파편 28
떼떼아떼떼를 아시나요 30
고뿔아?! 나 잡아봐라 32
오래된 나무 온도계 34
제2부
가장 짧은 달 36
戀書 37
너의 가을 38
정월 모화역 40
고니를 위하여 41
노린재를 만난 날 42
남은 폐가 44
소복을 입은 계절 45
영혼의 카사노바 46
말랑한 세상 48
비 내리는 오월 새벽 50
안정리 대설 52
호수 편지 54
겨울강 56
개미소녀의 키스 58
제3부
졸업 60
환상수첩 61
유목민의 편지 62
가을의 깊이 64
甘浦바다 66
남도길 68
그림자가 잠든 뒤 70
산에 가서 말하라 72
동침 74
작은 풍경 소리 76
상처가 아물다 78
양파 나라 80
갈밭 들쥐 81
어느 이상주의자의 고백 82
得音 84
제4부
사람의 마을․1 86
사람의 마을․2 88
사람의 마을․3 89
사람의 마을․4 90
사람의 마을․5 91
사람의 마을․6 92
사람의 마을․7 93
스물셋 혹은 스물다섯 94
매향 설화. 2017년 95
꿈을 찌르면 쏟아지는 96
홍역 97
나쁜 시 98
21세기의 이십일 氏 100
개미귀신 102
수서역 통신 103
후기 106
3.자서
4.수록작품
박쥐 만세
점잖게 넘어진 유리잔에 붉은
포도주를 밀어 넣고 무중력을 즐긴다.
천사가 드리운 진한 밤을 걷고,
모래바람에 밤눈 시려도 박쥐는,
웃는다. 검은 보안경 쓴 박쥐는
포도주에 취해 뒹굴렁 굴러다닌다.
다섯 색 광케이블 타고 온 전화를
날개로 모아 귓밥에 새긴 박쥐는
25층 환기통을 열고,
소식을 보낸 곳으로
시속 365킬로미터의 속력으로 달려간다.
날개는 어둠에 기대어 노래 부르고
말간 창문에 붙어 두드린다.
열려라, 창창. 흑장미를 물고 포도주에 취한
투명한 송곳니 한 쌍.
봄밤은 지퍼를 내리고 즐거운 박쥐는
앞발로 꿈을 별에 접속시킨다.
지구야 더디게 돌아라, 천천히 돌아라.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숨을 쉬니? / 날마다 길과 길 사이를 걷고, / 길모퉁이를 돌 때마다 / 가슴은 바람을 맞니? // 돌아와, 도시로 깊숙이 들어가. / 도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걸어. / 묵은 옷 사이로 속살이 터져 나와 / 찬란한 빛을 사방으로 던지며 / 걸어가는 눈빛에 날개를 달아. // 계단이 숨은 건물 위를 / 지나가는 네 모습은 /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아름다워. // 걸어가, 도시의 숲 소음의 골짜기로. / 암사슴이 돌아오지 않을 / 날리는 넝마 사이에 발자국을 내고 / 강이 되어. // 바람이 찾아온 밤이 가기 전에 / 새벽을 위해 폭풍을 만들어. / 번개 사이로 걸어오는 네가 보여. // 힘이 없다고 느껴지면 새 힘을 키워. / 너답게 네 속에서 비밀처럼 키워. / 은밀한 실뿌리로 하루를 살고, // 낮은 썰물, 밤을 밀물로 다가서서 / 스치는 살별처럼 수맥으로 들어가 / 그 화음 잎사귀로 딸랑거리며 / 하늘로 솟을 때까지.(아름다운 사람)
5.시인의 후기
내 청춘은 유목민이었다. 때와 장소를 스스로 선택하고 바라는 바에 따라 배울 곳과 잘 곳을 정했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그대로 놓아두지 않았다. 당신을 만났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격변은 당신에 의해 정리되었다. 어느 날 내게는 실패나 성공이 없다는 걸 알았다. 긴 시간이었다. / 나는 유토피아를 지상에 만드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직 청춘은 유효하다. 문학 그곳에는 사람 냄새가 났다. 허기와 불면과 조울증과 망상 속에서 쓴 시는 지금까지 내 반려다. 내 속에 있는 역마가 나를 흔들어 깨운다. 사람 속에서 세상은 빛난다. / 내가 만난 시인들은 착하고 가엾고 혹은 뜨겁고 힘 있게 살았다. 나는 버릴 수 있는 것은 버렸지만 풍요의 妙 또한 만났다. 버린 곳에서 생기는 쾌와 락을 진실로 맞이했다. 나를 찾는 시간에 글을 쓰며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 시는 고아가 된 나의 생활에 비늘갑옷을 입혔다. 빛났지만 무겁다. 옷을 벗기 위해 길을 떠났다. 산천과 도시에서, 학교에서, 책 속에서 때로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때로는 차가운 선잠을 잤다. / 나에게 갈 길은 멀다. 예전에는 많은 것을 가지고 모든 이들에게 주고 싶은 신념으로 살았다. 지금은 일상을 통해 작은 만사를 깊이 들여다본다. 시는 소박한 살이를 낙으로 삼은 내가 밤새워 만든 장식품이다. -시인의 ‘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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