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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현시집 '나는 둥근 하루의 서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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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719회 작성일 20-09-30 10:22

본문

이이현 시집표지0.jpg  

 이현6-3.jpg


리토피아포에지․108
나는 둥근 하루의 서쪽에 있다

인쇄 2020. 9. 20 발행 2020. 9. 25
지은이 이이현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2162 인천 미추홀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135-1 03810

값 9,000원


1. 저자

이이현 시인은 2007년 시와창작으로 등단했으며 <돌과 바람> 문학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 자서

시인의 말



오래 전,
나는 제주바람에게 들른 적 있었다.
지금은 그 바람이 집이고 고향이려니,
애인이고 시려니 하며 살고 있다.
사실 그 바람은 잠시도 멈추지 않는
고장 난 바람이다.
느즈막이 나는 그 바람의 서랍을 연다.
눈감고도 쉽게 잡혀 오는 시간은
어둠 속에서 가장 투명하다.
장롱보다는 서랍이 빨리 꺼내진다.
어쩐지 장롱은 한철이 지날 것 같다.
이제 서랍 속에 자판을 두지 말고
볼펜을 두어야겠다.

영혼의 배가 고파와도 시를 찾지 않는
유리장 서점에 갇혀있는 시들
또 한 권의 시가 보태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2020년 9월
이이현


3. 목차

제1부
풍경   15
봄날은 간다  16
시인의 집  17
오조리 사랑  18
하늘이 너무 파래요  19
봄비 소리  20
자벌레 선생과 낙선동 여자  22
오른쪽이 옳은 쪽인  24
알리바이 수선 가게   26
몽유夢遊  28
짝  30
바보들  32
곤을동·1  33
곤을동·2  34
아름다운 소문  36
솜사탕 할아버지는 서쪽 마녀  38
혼자서 술을 권하는 시간  39
시간은 뜻밖에 온다   40
故 어느 날  41
계절은 항상 일방적이다  42


제2부
다 그 무엇이었다  45
바지랑대  46
아주 수줍은 생각  47
오래된 독백  48
홀로 서는 별  50
2월 21일  52
자살바위  54
뿔 난 가을  55
처음으로 아버지가 어머니 말 들은 날  56
이묘移墓  58
개구쟁이 풍선  60
폭설  62
던킨 도넛츠  63
자동차를 나무에 걸어두고 싶다  64
별도봉은  66
늘보 선생의 ‘쇠나기’는 오시느라 발목이 아프다  67
초보 일꾼  68
봄 탓  70
층간 소음  72
편지  74


제3부
초승달  77
자두꽃등과 가로등   78
갤러리 김영갑  80
삼복더위와 꿀참외    82
슬픔, 버찌 한줌으로 으깨지다  84
연못에 빠진 낮달  86
제주에서는 오월 밤을 조심해요—Lee에게  88
돌담 올레 20길  90
까치집  92
석굴암  94
34도  95
수박의 둥근 생각  96
도련동   98
아직도 빈 집엔 100
벼랑에 핀 꽃 102
허물  103
찰칵은, 하나 둘 셋 정적 뒤에 104
우도牛島 105
맥주병 뚜껑으로 민들레 상처를 듣다 106
작문시간  108


제4부
권의 씨의 설거지 111
달콤한 잠  112
메리야 돌아와 114
미스 김 라일락 116
흐린 무화과—나무 일기 118
법당 부처  120
어머니 121
아내 손  122
혜우惠雨  124
함박눈 125
신흥리  126
하지 128
할머니와 쌀밥  129
재수에 봄 붙은 날 130
동심원  132
풍경 134
정물—해에게  135
수선화 136
별들의 야영장 137


해설/양영길 생태 디자인의 생각 주머니, 그 몽상의 시학
―이이현의 시세계 139


4. 평가

‘괄호 안이 편하다’는 시인. 그는 ‘몽상夢想’이라는 휴가를 얻어 ‘몽유夢遊’라는 산책을 나선다. “둥근 하루의 서쪽에 있”(「2월 21일」)다는 시인이 “사는 일이/맞지 않는 옷처럼 답답할 때”(「자벌레 선생과-」) “암호로 가득한 생각 주머니”(「흐린 무화과」)를 은근히 열어 본다. ‘아주 수줍은 생각’에서부터 ‘둥근 생각’, ‘낯선 생각’, ‘기발한 생각’을 비롯하여 ‘여문 생각’, ‘붉은 생각’, ‘봄 생각’, ‘물새의 생각’, ‘물결의 생각’ 등 ‘서랍 속의 비밀’을 꺼내면 시어들은 생태적 날개를 달고 시인과 몽유의 디자인을 함께 한다. ‘요정의 정원’이거나 ‘뮤즈의 정원’에 시적 디자인으로 이미지를 펼쳐 놓고 자유분방한 몽상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몽유의 길에는 “봄볕이/간신히 떠받들고 있”는 “백년의 시간에 도착한/폐가 한 채”가 해탈하고 열반에 들어座脫立亡 “망초꽃으로 환생”(「봄날은 간다」)하기도 하고, 범종이 “새벽 네 시에 엎드려/하루도 빠지지 않고/악업 중생의 매를/대신 맞”(「아름다운 소문」)아 주기도 한다.
이이현 시인의 시적 몽상을 조형하는 상상력은 문향관음聞香觀音적인 에너지로 충만하다. 그래서 시인은 시적 대상에게 말을 걸고 스스로 능동화하게 하고, 시인은 은근슬쩍 한걸음 물러서서 이들의 이야기를 눈으로 듣고 그들의 향기는 귀로 읽는다. 대상이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게 하는 통상적 질서와 관념을 초월하는 시인만의 어법으로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양영길 문학평론가 해설에서


5. 작품

풍경



한 사람은
바다를 바라보는 쪽으로 앉아 있고
한 사람은
바다를 듣는 쪽으로 앉아 있다


듣는 걸 보고
보는 걸 듣는


말보다
더 마주한 시간


지척을
건너는 일
저리
깊으다





봄날은 간다



백 년의 시간에 도착한
폐가 한 채
퐁. 퐁. 퐁
망초꽃으로 환생하고
좌탈입망座脫立亡이다


툇마루 한 발 올라서면
와르르 내려앉아 버릴 것 같아
마루 밑 봄볕이
간신히 떠받들고 있다
낮달을 조등으로 내다 거느라
감나무는 팔이 아프고
문상 온 밥티꽃 일행이
서성이는 마당 귀퉁과 처마 사이는
수의를 짓느라 혼신의 실을 뽑는
거미의 손이 또 바쁘다





시인의 집



조천에 가면
꼬막지붕마을
골목을 비집고 들어앉은
시인의 카페가 있어요
드르륵 바람을 열고 들어가면
벽에는 천 권의 파도가 꽂혀 있고
통창으로는 바다가 먼저 들어와 앉아
날마다 시를 써요 아니 지워요
나는 한 권의 파도를 뽑아 읽어요
손가락에 입술을 묻혀가면서,
시 잘 쓰는 법을 바다에게 물으며
까치발을 한 모카콩고 향이 천장에 가 닿는
정겨운 꼬막집 카페에 앉아 있죠
목숨을 걸 각오로 시를 써 봐요
일침을 놓아주는 시인의 카페에서
나는 왜 일몰처럼 붉어지는 걸까요





오조리 사랑



아침해가 뚜껑을 여는 곳에서 시작되죠
이 마을은
이 마을은
일출봉도 식산봉도 다 들어가는
커다란 물 항아리 등에 지고 살죠
끼룩끼룩탈탈탈찹찹찹웅웅맹꽁맹꽁악당악당
수많은 물벌레 풀벌레 떼창을
귀에 달고 살죠
뚜껑 열린 항아리 속을
해종일 훔쳐보는 늙은 백로를
마을은 뻔히 보고도
먼 산 보듯 하죠
그런 마을이 건달처럼 휘파람을 불며
갈대숲 옆에서 한 번쯤 나랑 살자고 하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콜’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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