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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아시집 '거룩한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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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탄
댓글 0건 조회 1,963회 작성일 17-02-07 11:2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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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아시집표지1-2.jpg

 

 

 

 

 

 

리토피아포에지․52

거룩한 밥상

인쇄 2017. 1. 20 발행 2017. 1. 25

지은이 이상아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2162 인천 남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 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73-6 03810

값 10,000원

 

1. 약력

이상아 시인, 문학박사. 1962년 11월 서울 출생. 1990년 계간 ≪우리문학≫으로 등단. 시집 나무로 된 집, 그늘에 대하여 등. 산문집 조용히 사랑하고 싶다, 내가 밤보다 새벽을 더 사랑함은, 아침 이슬이 땅을 신선하게 하듯이. 중편소설 고백. 단편소설 「흔들리는 꽃」, 「이영차」 등. 논문 「박목월 시와 조지훈 시의 관계 연구: 공통점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백석 시 연구: 기행체험의 시적 전개양상을 중심으로」, 「이용악의 분수령과 오장환의 성벽에 나타난 시어 ‘마음’ 연구」, 「요한복음에 나타난 '물 이미지' 연구」 외.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및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심의위원.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 이사. 현재 인하대학교 및 서울성경신학대학원대학교 출강.

 

2. 자서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 너머,

세상은 항상 연무.

반짇고리 열고,

바늘 하나 꺼내 손가락을 따면,

이내 피, 검다.

2016년 12월

이상아

 

3. 목차

제1부 풍경소리

견甄-풀무 속에서 15

보步-나무가 걸어간다 16

속簌-희망의 모르타르 18

화畵-강화도, 뻘의 노래 20

연連-강화도, 오래된 흙벽 22

개開-후포에서 24

문文-현상을 새기다 26

영鈴-풍경소리-思父曲 · 1 28

월鉞-휘장 앞에서-思父曲 · 2 30

고故-향수-思父曲 · 3 32

시諰-혹부리영감-思父曲 · 4 34

각覺-은유와 환유-思父曲 · 5 36

반蹣-세월, 한도서다-思父曲 · 6 38

축蹴-다듬이소리 40

폐蔽-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42

유柔-분노의 적출 44

갈渴-타는 목마름으로 46

만滿-단풍 48

제2부 거룩한 밥상

비秕-어떤 영업에 관한 단상 51

갈曷-풀먹이다 52

도陶-밍크무늬토기 54

시侍-나무이야기 56

영瑩-거룩한 밥상·2 58

몌袂-인경호에서 60

봉棒-책을 말하다 62

붕棚-내가 살았던 집 64

막藐-콩나물시루 66

활豁-거룩한 밥상 68

쉬焠-낙엽, 책갈피에 눕다 70

회膾-어휘語彙에게·2 72

사寫-순대국밥이 밀어 죽인 술을 말하다 74

춘春-봄은 귀로다 76

맥脈-한계령에서 78

향香-어느 별의 향기 80

설雪-그 이름 82

소炤-가을, 플라타너스 84

제3부 구로동 연가

응凝-바위의 내력 87

초草-보리밟기 88

상嘗-번지점프를 하다 90

림林-구로동 연가 92

섭攝-소리의 살 94

무憮-어휘語彙에게 95

항抗-하루, 끼니와 기호의 여각 관계 96

여廬-햇살이 노질하는 물결을 읽다 97

할割-물감을 섞으며 98

요謠-어떤 노동에 대한 고찰100

괄活-밥을 살기 위하여102

요擾-나무를 어루만지며104

각脚-번제105

쇄碎-찌개를 위하여106

건乾-죽음 혹은 죽임을 맛보다108

순純-고요한, 풍경109

울鬱-눈물코드110

적迹-바람이 닿은 자리112

제4부 존재의 항성

시詩-손을 씻다115

송頌-육개장 타령116

박博-다시, 후포에서118

융融-강화도, 동막에서 해안도로 사이120

미黴-기침, 발열-思父曲 · 7122

재齎-가져오다-思父曲 · 8124

청淸-새벽 청청125

임稔-숲 속의 나무126

연演-어휘語彙에게·3128

순筍-존재의 항성恒性129

엄掩-살진 고양이와 한판 붙다130

냉冷-바다가 확,132

계界-적요와 적막 사이134

단丹-그대로 물들다136

주鑄-송곳138

절節-감나무 소고140

생泩-만추143

天, 地, 間-서로 기대어144

해설/박서영:존재의 산화, 그리고 태어나는 글자들145

-이상아의 시세계

 

4. 평문

본질은 숨어있다. 가벼운 이미지의 표피를 벗겨내다 보면 체험이 쌓아둔 것들이 맨살을 드러낸다. 세계와의 불화 속에서 존재는 본질을 경험한다. 이상아 시인에게 있어 존재는 어떤 반응을 통해 일어난 내적 불안이거나 상처다. 이상아 시인에게 특이한 점은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시적 태도이다. 그래서 시 속에 자주 등장하는 글자, 어휘라는 단어들은 은하계의 고리처럼 순환적이며 빛난다. 감정의 소모에 열중하는 대신 시를 쓰는 자신을 응시함으로써 반성하고 성찰하는 태도는 존재의 항성恒性, 즉 언제나 변하지 않는 성질이나 성품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상아 시인이 시적 소재나 사건으로 가져온 것들의 스펙트럼은 넓고도 방대하다. 나무로 대변되는 자연현상에서 혈연적인 관계인 아버지와 어머니, 구로동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와 세월호 문제 등은 시인에 의해 재탄생된다./박서영(시인)의 해설에서

 

5. 시

견甄-풀무 속에서

 

 

엄마는 화장을 이야기하고 아버지는 수의를 말씀하시는 윤달이 들었다. 꽃 피는 3월. 나는 커다란 맷돌에 몸을 묶고 물속으로 뛰어내렸다.

 

아주 깊은 물속인데 눈이 따갑다. 황사가 지나간 사막은 언제나 따가운 모래들의 함성, 들고나는 사람들의 신음이 철썩, 철썩, 어디선가 튀어와 벽에 붙는 살점 같다.

 

나는 나를 묶은 맷돌을 풀어 아귀를 맞추고 천천히 돌린다. 얼마나 되었을까. 내 몸으로 내리꽂히는 수직의 불길에 또각, 또각, 내 껍데기 떨어지는 소리.

 

박씨 부인이 되었을까. 듣기 싫은 소리 피해 귀를 막고 감은 눈 속의 어둠을 살핀다. 뭔가 꼬무락꼬무락 움직이는 것만 남고 나는 온데간데없는 천지간.

 

아는 얼굴들이 울고 있다.

 

 

 

 

보步-나무가 걸어간다

 

 

나무가 걸어간다.

 

한세상 살았던 몸을 나와 울을 지나쳐

자주 싸우면서도 가까이 사는 나무에게로

조금 떨어져 사는 덕에 싸울 필요 없는 나무에게로

멀리 살아 늘 그리운 나무에게로

 

빈손으로 자신을 갈아엎는 힘.

생색내거나 거드름 피우지 않고 조용히 행하여지는

저 고요,의 내밀한 소용돌이.

 

삶의 내력 고스란히 거름 뿌리는 걸음

 

운무나 바람의 힘을 빌릴 때도 있다.

 

저기, 언제부터인가 소식이 끊긴 나무를 향해

땅 밑으로 깊이 바다 속으로 깊이 하늘 향해 더 깊이

걸음 내딛는 거름 되어야 할 즈음,

 

나무는 차라리 깊은 울림이 되어

천 천 히

스-미-어-들-듯-이

자신이 사는, 살게 될, 살아갈,

이 나무 저 나무를 애틋하게 바라보기도 하면서

시침 뚝 떼고 있다가

나무의 눈에 비치거나 나무를 비추고 있는 나무의

중심을 읽으며 파고든다.

그, 나무에게로 들어간다.

 

또, 나무가 걸어간다.

 

 

 

 

속簌-희망의 모르타르

 

 

1.

감자가 상했다.

어둠 속에서 버짐처럼 피어나던 곰팡이

짓무르며 썩는다.

가망 없는 지구.

내 손은 묶였다.

 

 

2.

무섭다.

어쩌다가 미리 사약을 마시고

실팍하고 푸른 싹을 내면서

긍긍 간지러운 곳을 긁어줄 손을 기다리는

감자, 시퍼렇게 독 오른 모습

읽고 있는 내가 무섭다.

 

이미 밥이 될 수 없는

글자와 사람의 모르타르,

 

농약 친 감자처럼 단단하고 탐스러운

정신의 알갱이마다 발아를 멈추고

고지의 깃발은 더 이상 아프지 않다.

 

 

3.

아는가.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흐르고 있는 전류, 피, 공기처럼

어떤 모양으로든 흐르며 손상되는

물이나 강을.

상하는 것보다

상하지 않는 것이 무서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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