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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연시집 '물은 맨살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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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56
물은 맨살로 흐른다
인쇄 2017. 2. 23 발행 2017. 2. 28
지은이 최서연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2162 인천 남구 경인로 77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77-4 03810
1. 저자 프로필
최서연 시인은 2014년 ≪리토피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막비시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2. 시인의 말
봄꽃이 핀다
복수초, 얼레지, 그리고 …… 노루귀,
나도 그 곁에
햇살과 바람을 끌어앉고 동그랗게
앉는다
2017년 입춘에
최서연
3. 목차
제1부 엽서
엉컹퀴 15
먼지 16
꽃송이 몇 개가 17
처서 며칠 지나 18
뒷굽이고 싶다 19
유리창 20
은하銀河 22
고개 23
바다 이야기 24
번짐이다 26
등 27
엽서 28
몇 백 근의 그늘 속에서 29
배꼽 30
물은 맨살로 흐른다 31
처음부터 직선은 없었으리라 32
제2부 봄꽃
감자를 삶다가 35
아버지‧1 36
내 고향 38
나침반 40
남편은 삼식三食이다 41
울고 싶은 참에 42
옷걸이 44
결혼기념일에 46
마늘장아찌를 담그며 47
쉰, 그즈음 48
봄꽃 49
이것이면 된다 50
봄을 날다 52
겨울밤 53
나는 개밥그릇입니다 54
응달에서 햇살이 56
제3부 도돌이표
고들빼기 59
혼잣말 60
당신이 죽음이거든 62
바람은, 63
단무지 64
냉동생선 65
도돌이표 66
담쟁이 67
2월 68
대파 69
자작나무의 연가 70
오늘 날씨 72
신록 73
손끝 74
신발 75
누군가 내게 물어오면 76
제4부 개똥참외
흥헤롱 79
진짜 달 80
개똥참외 81
맛 82
산사의 오후-금둔사에서 83
푸른 감 하나 84
고흐, 삼나무 길을 보며 85
달력 86
전령 87
화장지 88
냉이꽃 89
여름 끝 이야기 90
장마 91
둑방길 92
상처 93
귀울림 94
해설/허형만:말하는 언어와 응답의 사이 109
―최서연의 시세계
4. 해설 중에서
시가 지니는 의미는, 그 시의 작자가 품고 있는 의미와 동일한 만큼 딴 사람에 대해서도 전달되어야 한다. 엘리어트의 말이다. 최서연 시인이 맨살로 흘러가는 물을 본다고 했을 때 그 물은 분명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흘러가는 물을 본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 결과 엘리어트의 말대로 시인과 독자는 지금, 함께 물을 보는 현상에 동참함으로써 물이 갖는 의미를 깨닫게 하는 절대적인 힘을 낳는다. 여기에서 절대적인 힘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바로 생명력이다. 이 시에서 하이데거가 말한 언어는 말한다고 했을 때의 그 말은 곧 생명력을 말한다는 사실을 독자는 금방 눈치 챌 것이다./허형만(시인)의 해설에서
5. 작품
엉컹퀴
온몸 가시를 달고 살아도
엄살이나 비명 지르지 않아요
유서 같은 것은 더 더욱 쓰지 않아요
절벽이지만 날마다 비상해야 할
그리운 사람이
아직은 내게 있고
텅 비어있는
내 희망의 한가운데로
한 모금 햇빛을 물어다 주는 나비가 있으니까요
시간을 따라 흐르는 바람이 있어
보랏빛 꽃잎이 흔들리면
그대의 페이지를 넘기는 줄 알아주세요
먼지
날개는 없습니다
창틀에 턱 괴고 날겠다는 생각
그 골똘함으로
몸은 더께가 됩니다
내 몸 내 맘대로 할 수 없어
마른 냄새 따라
몸을 뒤척이며
묵은 숨을 몰아내기도 합니다
빗물에 밀리고
걸레에 눌려 살이 터지다
배밀이 하며
간신히 떠오르는 찰나
낯꽃 핀 햇살 사이에서 봅니다
나를 반짝이는
둥근,
갈매빛 세상을
꽃송이 몇 개가
꽃나무가 쪼그려 앉은
돌담 밑에
꽃송이 몇 개가 헌 신발처럼 뒹굴고 있다
코와 입이 찢어진 빨간 고무신짝 같다
나를 아는 듯
봄날의 소꿉놀이를 기억하냐며 빤히 쳐다본다
옹알이처럼 아련하고 애틋한 몸짓에
순간 나는 몸이 달아오르는 걸 느낀다* ⃰
검지를 입술에 물고 있는 것 같은
어쩌면 나의 체온이 맞을 것 같은 헌 신발에
꽃밥과 조약돌을 올려놓고
조막조막 늘어나는 설렘을 한 상 차린다
* 최하림의 「독신의 아침」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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