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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파는 철부지/권영례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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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시인선?67
별이 되어
인쇄 2014. 7. 25 발행 2014. 7. 30
지은이 권영례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402-814 인천 남구 경인로 77(숭의3동 120-1)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42-2 03810
값 8,000원
1. 저자
권영례 시인은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에서 출생했다. 2014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인천지회, 한맥문학동인회 회원이다
2. 자서
돌아보면 지난 세월은
어둡기도 했고, 밝기도 했다.
웃다가, 울다가, 발광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많은 날을
한눈팔지 않고,
앞만 보며 열심히 살아왔다.
이제,
찬란한 석양을 바라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빠진다.
기다리는 사람은 없지만,
설익은 나의 시를 모아
마지막 숙성을 꿈꿀 수 있어,
행복하다.
2014년 여름
권영례
3. 목차
시인의 말
차례
제1부
민들레 15
눈꽃 16
아침 17
비탈길 18
오빠 19
비 20
빗속에서 21
정서진 22
저녁노을 23
첫사랑·1 24
첫사랑·2 26
마지막 열정 27
어느 영감 28
선인장 30
제2부
다듬이 소리 33
하늘의 별이 되어 34
나의 손가락 36
기도·1 37
기도·2 38
결혼 39
시집살이 40
악몽의 그 날 42
이제야 알았습니다 43
아버지 44
어머니·1 46
어머니·2 47
어머니·3 48
할머니 49
시래기죽 50
가든 52
제3부
봄은 도둑처럼 55
봄이 오는 길목 56
목련 57
매화의 향기 58
산수유 59
라일락 향기 60
산울림 61
항아리 62
영롱한 이슬 63
버들피리 64
떠나는 숙 65
참새 떼 66
풀벌레 68
제4부
북한산 71
철원 고지 72
윤동주 문학관을 찾아서 73
캠핑카 74
몰디부 바다 76
사목 해수욕장 78
전등사 79
전철 안의 풍경 80
장마가 할퀴고 간 자리 81
시장 풍경 82
찍게 벌레 84
아들딸들에게 85
어느새 이렇게 86
제5부
떠나가는 가을 89
담쟁이 넝쿨 90
조 이삭 91
어리석은 꿩 92
고추잠자리 93
나그네 94
누에고치 95
죽염 96
우엉 차 98
은행나무 99
겨울바람 100
삶과 인생 101
촛불 102
제6부
작은 꿈 105
커피향 106
파란 무덤 107
내 침실 108
그리운 벗 109
봄날 110
카페에서 112
독도 삽사리 113
설성산 소풍 가는 날 114
승봉도 문학기행 116
바닷가 오동나무 117
콩청대 118
인연법 120
해설/조상준
사는 맛, 쓰는 맛 121
4. 평문
질풍노도의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온 권영례 시인은 위 촛불에서 볼 수 있듯이 가족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자신을 태워 어둠을 밝힐 수만 있어도 좋기에 보살님의 맘에 기대어 염원한다. 가족을 생각하는 삶의 기원과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심각하고, 심오하게 꽤나 어려운 철학적 사색의 언어로 나타내기보다, 잠을 좀 못 이루더라도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소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 시인의 마음이 담백하게 나타나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권영례 시인의 시는 시대의 격동기를 살아왔던 어머니의 삶과 의식을 우리에게 하나의 생각할 수 있는 쉼표를 던져주기도 한다. 하지만 시를 쓰는 행위는 시대의 흐름과 분위기는 끊임없이 변모해 나갈 것이다. 시대가 변모하고 생활이 변하는 것은 당연하리라 보지만, 권영례 시인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성애는 변하지 않고 가족들의 희노애락의 삶의 모습이 가득 차게 되기를 희망한다./조상준(시인)의 해설에서
5. 작품
민들레
밟히고 밟혀도
쉽사리 꺾이지 않아 아름답구나.
힘내라고 웃어주는 당당한 당신,
노랑저고리 파란치마 예쁜 민들레.
눈 속에서 칼바람 맞고서도
꺾이지 않고 끝내 살아남았다.
이제 모든 것 내려놓고 호호백발 되어,
바람 타고 하늘 높이 훨훨 날아라.
눈꽃
입춘이 지나고
절기상 춘분도 지난 어느 날,
봄을 찾아 집을 나섭니다.
차창으로 스쳐가는 연둣빛 산야
이곳저곳 봉오리 터지는 진달래꽃,
노란 산수유는 귀여운 소녀입니다.
겨울바람의 꼬리가 남아
산야는 군데군데 하얀 눈꽃이 피고,
눈망울이 연신 흔들립니다.
봄을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봄향에 취했다가,
맙소사,
돌아갈 버스를 놓쳐 버립니다.
아침
햇님이 조용히 다가와 노크한다.
오늘도 눈을 떴구나 감사하며,
따뜻한 차 한 잔에 다시 감사한다.
창문을 활짝 여니,
화단에는 노란 수선화가
재잘대며 방긋 웃는다.
꿀벌들도 화단을 돌다가,
빨간 장미 속으로 빨려들어가
아침식사를 대접 받는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
눈치를 보며 빙빙 돌지만
꿀벌들은 쉽사리 비켜주지 않는다.
담장 너머 도로에서는
하루를 시작하는 자동차들이
붕붕붕, 요란한 아침인사를 한다.
비탈길
복사꽃 나뭇가지
바람에 흔들리는
비탈길.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말없이 걸어가는
그 사람.
용기가 없어
차마,
부르지 못했다.
오빠
익숙한 삽질로 오빠가
웅덩이의 물을 퍼내면
나는 신나게 고기를 잡았다.
근질근질 거머리 한 마리 달라붙으면,
아악, 소리치며 오빠를 때리곤 하였는데,
-거머리더러 붙으라고 안했다.
-오빠를 야단하지 마라.
아무리 잡아당겨도
거머리는 여간해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놈이 한 대 맞아야겠구나.
그제야 피를 토하며 떨어졌지.
쑥 비벼 물린 곳에 붙여주던
오빠,
칠순이 넘은 지금도
그리워진다.
비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며,
흐르는 빗물 들이마시며,
말없이 걸었다.
목적지도 없이 걸었다.
만날 사람도 없이 걸었다.
마냥 걷고 또 걸었다.
오랜 세월 살다보면
오늘 같은 날도 있으려니,
어제 같은 날도 있으려니.
꿈 많던 어린 시절에는
세상이 온통 꽃으로 가득했으니,
설마 이 비를 예측이나 했으랴.
빗속에서
하늘에 구멍이 났다.
온종일 구멍이 났다.
살구나무 가지마다
영글어 가던 노란 열매를
한꺼번에 삼켜버린다.
서늘한 바람은
비에 갇혀 오지를 못하고,
밀려가던 더위도
빗물에 하나둘 부서져버린다.
구멍이 난 비를 맞으며
속절없이,
빗물과 함께 젖는다.
정서진
정서진,
하루해 기우는 서녘 하늘에서
설레이던 첫사랑이 돌아옵니다.
바다와 맞닿은 이름 없는 하늘은
하루를 보내기 너무 아쉬워
붉은 노을 앞세운 수채화를 그립니다.
동해에서 용트림한 태양이
마침내 구름과 함께 서해로 기울면,
정서진 지붕은 삼바 무대로 변합니다.
오색찬란한 무대를 배경으로 하여,
한 잔의 포도주와 함께
옛 그림자가 조용히 돌아옵니다.
저녁노을
향기로운 차 한 잔이
생각나는 저녁입니다.
일렁이는 노을을 바라봅니다.
동으로 가야 하나.
서로 가야 하나.
남으로 가야 하나.
북으로 가야 하나.
제행은 무상이라
모든 것이 변한다는데
나는 어떻게 변했을까,
어떻게 변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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