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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외국어 낭송집(리토피아신서14/연수문화원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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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외국어 낭송집(리토피아신서14/연수문화원 엮음)
인쇄 2011. 6. 10 발행 2011. 6. 15
지은이 연수문화원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402-013 인천 남구 숭의3동 120-1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018-7 03810
값 15,000원
1 엮은이
연수문화원의 지난 10년은 한국시외국어낭송회의 지난 10년과 거의 겹친다. 열 번째를 맞이한 시낭송회는 2001년 10월 개원 이래 향토문화와 문화예술에 대한 구민들의 이해를 돕고 다채로운 감수성 진작과 고양에 힘쓰고 있는 연수문화원의 빛나는 상징이 되었다. 해마다 초록이 한창 무르익기 시작할 즈음 고즈넉한 해거름 앞마당에 그윽한 시문학과 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2 목차
제10회 한국시 외국어 낭송회
문효치 시인의 시 영어 낭송/공산성의 들꽃 外·12
정우영 시인의 시 중국어 낭송/살구꽃 그림자 外·22
유재영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물로 그린 그림 外·32
장석남 시인의 시 일본어 낭송/그리운 시냇가 外·44
사회자 유자효 시인의 시/가족사진·56
제9회 한국시 외국어 낭송회
이가림 시인의 시 영어 낭송/목마름 外·60
나태주 시인의 시 중국어 낭송/대숲 아래서 外·80
김영승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별 外·94
신경림 시인의 시 일본어 낭송/나비의 꿈 外·106
사회자 유자효 시인의 시/타밀 반군에게·120
제8회 한국시 외국어 낭송회
도종환 시인의 시 일본어 낭송/흔들리며 피는 꽃 外·124
이가림 시인의 시 영어 낭송/순간의 거울·1 外·136
김광규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바다와 노인들 外·154
정희성 시인의 시 중국어 낭송/늙은 릭샤꾼 外·172
사회자 유자효 시인의 시/아침 송頌·184
제7회 한국시 외국어 낭송회
장석남 시인의 시 일본어 낭송/왼 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外·186
이가림 시인의 시 영어 낭송/내 마음의 협궤열차 外·194
신경림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산읍일지山邑日誌 外·204
도종환 시인의 시 중국어 낭송/섬 外·214
사회자 유자효 시인의 시/사랑노래·222
제6회 한국시 외국어 낭송회
권용태 시인의 시 중국어 낭송/신춘 엽신新春葉信 外·224
정진규 시인의 시 영어 낭송/플러그 外·228
정호승 시인의 시 일본어 낭송/내가 사랑하는 사람 外·2326
김완하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엄마 外·236
사회자 김삼주 시인의 시/눈물·240
제5회 한국시 외국어 낭송회
신경림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파장罷場 外·242
이수익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우울한 샹송 外·246
서정춘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죽편․1 外·252
최성민 시인의 시 중국어 낭송/물 같은 사랑 外·256
김광규 시인의 시 중국어 낭송/동서남북 外·260
사회자 김삼주 시인의 시/봄, 흐르는 한때·266
제4회 한국시 외국어 낭송회
정평림 시인의 시 영어 낭송/춤추는 꽃씨 外·268
도종환 시인의 시 일본어 낭송/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外·272
고형렬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하얀 책 파란 모기장 外·276
민용태 시인의 시 스페인어 낭송/겨울과 나 外·280
장석남 시인의 시 스페인어 낭송/水墨 정원·1 外·284
제3회 해설이 있는 한국문학 외국어 낭송회
김영승 시인의 시 영어 낭송/아름다운 폐인·290
장종권 시인의 시 일본어 낭송/아산호는 흙처럼 돌처럼 누워 있다·292
이재무 시인의 시 프랑스어 낭송/감자꽃·294
이은봉 시인의 시 중국어 낭송/휘파람 부는 저녁·296
제2회 해설이 있는 한국문학 외국어 낭송회
이성부 벼·300
정지용 향수·301
신석정 아직은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303
허형만 처서·304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305
백 석 여우난골족族·306
서정주 화사花蛇·308
신경림 소리―떠도는 이의 노래·309
제1회 해설이 있는 한국 고전문학 외국어 낭송회
천상병 귀천·312
이가림 석류·313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314
한용운 알 수 없어요·315
윤선도 어부사시사(봄)·316
정지용 유리창·1·317
박인환 목마와 숙녀·318
이육사 광야·320
강연 및 해설
김재홍 9회 강연/윤동주, 인간의 길, 시인의 길·321
장경렬 8회 강연/시 번역에 관한 단상 하나·334
이가림 3회 강연/수용과 굴절 그리고 창조·341
이교선 1회 강연/느낌과 앎, 감정과 인식·348
백은희 1회 강연/중국시의 멋과 맛길·351
3 권두언
詩, 영혼을 맑게 하는 청량제
2001년 10월 연수문화원 개원 그 이듬해인 2002년 6월에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전세계인의 축제한마당인 월드컵축구경기가 열렸습니다. 연수문화원에서는 우리 축구의 필승을 기원하면서 우리 시의 얼과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로 ‘한국시 외국어 낭송회’를 기획하고 시의 잔치를 마련했었습니다. 그리고 짙은 초록 향기가 온 천지에 퍼지는 6월이면 이 행사를 어김없이 개최하였고, 연수문화원 창립과 더불어 어느새 10주년이 되었습니다.
번역된 시가 시의 음률, 향기 등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기는 하겠습니다만 번역이라는 통로를 통해 다른 민족이 서로 소통할 수 있고, 또 종교와 풍습과 이념을 달리하는 사람들 사이에 따스한 감동과 이해의 장이 열릴 수 있다면 그것처럼 가슴 뿌듯한 일은 없기에 연수문화원에서는 그동안 우리의 시를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으로 번역하였습니다. 사실 우리 시를 외국어로 번역하여 원어민이 낭송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자리에 오신 외국인들, 번역시집을 개인이나 기관에 보냈을 때 받아보신 많은 외국인들은 시를 잘 이해했고 또 감동받았다고 늘 말하기에 더욱 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으며 이렇게 작게나마 한국시를 세계에 알리려는 문화적 노력은 필요하다고 절감합니다.
루마니아의 25시를 쓴 작가 게오르규는 ‘시인은 그 나라의 양심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우리 사는 모습 그대로의 진실을 시인은 쓰는 것이기에 시는 사람의 양심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거울이라 하겠습니다. 산업화․정보와 시대를 지나면서 물질만을 추구하는 경쟁이 난무하는 사회가 되어 개인주의적 의식이 팽배해진 이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정신세계의 진실을 알지 못한 채 누구나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이런 고독한 상황에서 인간의 정신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각박하고 황량한 생활에 우리의 생존을 맡기고 살 수 밖에 없다면 삶의 어떤 의미도 발견하지 못해 그 삶은 메마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게다가 ‘시는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시를 읽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 삶의 이야기인 시를 읽는다는 것 그것은 곧 삶을 사랑하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단순한 생존을 의미하는 삶이든, 삶이 가지고 있는 은밀한 의미든, 삶 속에 숨어있는 우주의 신비든 그 모두를 말입니다. 누구나 유년시절의 추억이 있고 그것은 기억 저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보물입니다. 시를 사랑한다면 드러나지 않은 보물을 볼 수 있고 그 진실을 사랑할 수 있으므로 아름다운 것과 고귀한 것에 대하여 감동할 줄 알게 됩니다. 백두산 정상의 천지를 보고 ‘이렇게 큰 산도 눈물샘을 가지고 있구나’ 라고 쓴 시가 있습니다. 분단의 아픔을 의미한 이 시의 짧은 한 구절은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합니다. 시란 이렇게 과학을 뛰어넘는 진실한 울림을 우리에게 선물하는 것이기에 우리의 심성을 인간답게 고양시켜 비천하지 않고 황량하지 않게 살아가도록 인도해주므로 마음의 아름다운 꽃밭 하나를 가꾸게 합니다. 그리하여 시는 읽는 사람에게 맑은 영혼을 선물하게 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게 하고, 사물의 본질을 올바로 볼 수 있게 하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게 하는 청량제입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해온 저로서는 이 자리에서 낭송되는 시들이 급하게 그리고 따분하고 후덥지근한 반복적인 일상의 삶에 지쳐있는 모든 분들에게 오래 기억되고 감동을 주는 끝내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남겨지길 소망하며, 詩라는 이 시원한 청량제를 항상 주머니에 넣고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이번 시집은 10년 동안 시낭송회를 진행하면서 연수문화원에서 번역한 시들을 발췌하여 한 권의 시집으로 엮은 것입니다. 다만 1회와 2회의 번역에 있어서 시적 표현의 완성도에 미흡한 점이 있어 수록하지 못했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6월
연수문화원장 김원옥
4 본문
나비의 꿈
―철원*에서
신경림 시인의 시 일본어 낭송
사십 년 반평생을 나는
나비로 살았다
훨훨 철조망을 날아 넘어가
어머니 밤늦도록 바느질하는
뒷방 문 앞에서 서성거리기도 하고
누이한테 매달려 사방치기 하던
마당가 빨랫줄에 앉아 쉬기도 했다
두엄 썩는 냄새 코 찌르는
학교 뒷문으로 날아 들어가면
2학년 아이들 제각기 소리 내어
국어책 읽는 소리
벌 소리처럼 잉잉댔다
문득 생각나는 날이 많다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나비인 내가
사십 반평생을 좌판 앞에 쭈그리고 앉아
군고구마나 팔고 있는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철원에는 통일이 되면 남 먼저 돌아가겠다고 주저물러앉아 사는 실향민들이 많다.
蝶の夢
─鐡原*(チョルウォン)にて
四十年、人生の半分を私は
蝶として生きた
ふわふわと鉄条網を飛び越え
母が夜遅くまで針仕事をしている
裏部屋の扉の前をひらひら舞っていたり
姉にくっついて石蹴りをした
庭の、物干紐にとまったりもしていた
堆肥臭(たいひしゅう)鼻をつく
小学校裏門を入ると
二年生だちがめいめい
大きな声で国語の教科書を読むのが
ぶんぶん飛び回る蜂の羽音のようだった
ふと思い出す日が多い
今私は夢を見ているのではないかと
蝶になった私が
四十年の半生を露店のそばに縮こまって
焼き芋でも売っている
夢を見ているのではないか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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