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도서
김어진 시집 '그러니까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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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141
그러니까 너야
인쇄 2023 3. 25 발행 2023 3. 30
지은이 김어진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1315 인천시 부평구 평천로255번길 13, 903호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hanmail.net
ISBN-978-89-6412-177-1 03810
값 14,000원
1. 저자
김어진(본명 김영진) 시인은 인천에서 태어나 2017년 ‘리토피아’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달 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항아리 속의 불씨’,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가 있다. 아라작품상, 리토피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막비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 자서
바람처럼 돌고 돌아
누군가 기다리는 사람아,
대나무숲에
난입한 달빛처럼 오시라.
창 너머 너를 기다리는데
어둡기 전에 오시라.
머무를 수 없는 철새처럼
하얀 민들레 갓털 사이로,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물봉선 빛으로 오시라.
2023년 2월
김어진
3. 목차
제1부
그러니까 너야·1―내 삶에 겨울이 오면 15
그러니까 너야·2―낙화 16
그러니까 너야·3―벚꽃 사랑 17
그러니까 너야·4―노랑보자기 18
그러니까 너야·5―달 19
그러니까 너야·6―오이소박이 20
그러니까 너야·7―장마가 올라오던 날 21
그러니까 너야·8―인연 22
그러니까 너야·9―H2O 23
그러니까 너야·10―아시나요 24
그러니까 너야·11―코스모스 25
그러니까 너야·12―젖 나왔습니다 26
그러니까 너야·13―포도나무와 대화하기 27
그러니까 너야·14―개미 28
그러니까 너야·15―봄바람 30
그러니까 너야·16―된장찌개 31
그러니까 너야·17―송도 32
그러니까 너야·18―설계도 34
그러니까 너야·19―부처님 수첩 35
그러니까 너야·20―술 36
제2부
그러니까 너야·21―청설모의 가을 39
그러니까 너야·22―비의 박수 40
그러니까 너야·23―낙지연포탕 41
그러니까 너야·24―피를 보다 42
그러니까 너야·25―필명 44
그러니까 너야·26―빗소리 들으며 45
그러니까 너야·27―자작나무길 46
그러니까 너야·28―호박잎 48
그러니까 너야·29―여름 49
그러니까 너야·30―비는 보석이다 50
그러니까 너야·31―설거지 51
그러니까 너야·32―책장 넘기는 소리 52
그러니까 너야·33―족발 53
그러니까 너야·34―기울어지는 빗소리 54
그러니까 너야·35―포도나무 55
그러니까 너야·36―복숭아 56
그러니까 너야·37―산에다 묻고 싶다 57
그러니까 너야·38―소리 지르기 58
그러니까 너야·39―귀납 59
그러니까 너야·40―낙과 60
제3부
그러니까 너야·41―신포여인숙 63
그러니까 너야·42―가물치 64
그러니까 너야·43―강화 갯벌 민물장어 65
그러니까 너야·44―광어회 66
그러니까 너야·45―미숫가루 펀치 67
그러니까 너야·46―시가 담긴 술병 68
그러니까 너야·47―속궁합 69
그러니까 너야·48―벌개미취꽃 70
그러니까 너야·49―거울을 보다 71
그러니까 너야·50―세월 72
그러니까 너야·51―자존심을 편백나무에 걸어두다 73
그러니까 너야·52―굴뚝 연기 74
그러니까 너야·53―야생화 75
그러니까 너야·54―귀뚜라미 소리 76
그러니까 너야·55―신포닭강정 77
그러니까 너야·56―공갈 젖꼭지 78
그러니까 너야·57―구정물 버리다 79
그러니까 너야·58―기생충 80
그러니까 너야·59―저승을 다녀오다 81
그러니까 너야·60―시인나무 82
제4부
그러니까 너야·61―불알 갈아주세요 85
그러니까 너야·62―가름끈 86
그러니까 너야·63―혼자 사랑하는 법 87
그러니까 너야·64―덤 88
그러니까 너야·65―물고기의 옷은 나풀거리지 않는다 89
그러니까 너야·66―은퇴 90
그러니까 너야·67―간식 91
그러니까 너야·68―수목한계선 92
그러니까 너야·69―태양의 뿌리 93
그러니까 너야·70―하늘탑 94
그러니까 너야·71―인연은 우연히 생긴다 96
그러니까 너야·72―우설 97
그러니까 너야·73―가을에는 다 볼 수가 없네 98
그러니까 너야·74―달에 홀린 귀뚜라미 100
그러니까 너야·75―산을 배경으로 각색한 강·4 101
그러니까 너야·76―외로우면 해변을 걸어볼 일이다 102
그러니까 너야·77―저어새 103
그러니까 너야·78―당신의 손 104
그러니까 너야·79―뻐꾸기 105
그러니까 너야·80―안구건조증 106
제5부
그러니까 너야·81―골무꽃 109
그러니까 너야·82―잡아당기는 것들 110
그러니까 너야·83―세포에 불을 땡겨라 111
그러니까 너야·84―나를 훔치다 112
그러니까 너야·85―콧속에 사는 개 113
그러니까 너야·86―기침 114
그러니까 너야·87―재혼 115
그러니까 너야·88―침묵沈默 116
그러니까 너야·89―젖은 낙엽 117
그러니까 너야·90―당신은 아라비아 별이다 118
그러니까 너야·91―혀 119
그러니까 너야·92―개미와 당나귀 120
그러니까 너야·93―개들이 늑대인 양 나대며 다녔다 122
그러니까 너야·94―겨울 단감 123
그러니까 너야·95―그녀의 구인광고 124
그러니까 너야·96―가을의 서정 126
그러니까 너야·97―나팔꽃 127
그러니까 너야·98―검버섯에 핀 꽃 128
그러니까 너야·99―찔레꽃 130
그러니까 너야·100―옐로우하우스 여자 131
해설/손현숙 존재를 향한 질문, 혹은 연민
―김어진의 시세계 133
4. 평가
김어진의 시집은 단순하면서도 솔직한 어법으로 줄기차다. 그런 자세와 태도로 시인은 일관성 있게 질문한다. 사람의 마음은 사람에게 가서 닿을 수 있는 무엇인가. 사랑은 나와 타자 간에 이루어지는 소통인가, 아니면 대상을 향한 홀로의 몸부림인가. 내가 누군가에게 가서 닿고 싶을 때 혹시 대상은 그만큼 뒤로 물러났던 것은 아닌가. 혹은 대상이 객체인 나에게 들어왔을 때 나의 반응은 전혀 모르거나 냉정하게 외면했던 것은 아닐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인은 타자에게 건너가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위의 시에서는 혼자 사랑하는 법이라는 부제를 전제로 외사랑에 대해 골몰한다. 닿을 수 없는 무엇에 관하여. 그리고 그것을 폭력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에 관하여 시인은 시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발화한다. 결국 시는 인간의 슬픔에서 흘러나오는 비극의 지점을 받아쓰는 예술이 아닐까, 질문하면서 생각한다. 그러니까 혹시 당신, 사랑의 슬픔, 상실로 가슴 아래 어디쯤 통증은 없으신지?
5. 작품
그러니까 너야·1
—내 삶에 겨울이 오면
내 삶에 겨울이 오면 나에게 무얼 물어보게 될까 생각 중입니다.
내 삶에 겨울이 오면 나에게 자연을 사랑했냐 물을 겁니다. 내 삶에 겨울이 오면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냐 물을 겁니다.
내 삶에 겨울이 오면 자연스럽게 답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너야·2
—낙화
풀꽃은 사과꽃을 모방하려 했지만 열매가 달 수는 없었다. 어느 날 한 뼘의 낮은 키로 높게 매달린 사과를 보고, 풀꽃들이 사과나무를 향해 다리를 내밀고 놀기 시작했다. 네 다리 내 다리 개구리 다리 닭 다리 리리 리 자로 끝나는 것은,
연이어 모방 놀이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풀꽃은 사과꽃을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에 잠길 때, 두루미 날개에서 생긴 바람이 구름에 적어 놓는다. 풀꽃이든 사과꽃이든 꽃이란 꽃은 다 떨어지게 되어 있단다.
그러니까 너야·3
—벚꽃 사랑
새벽녘에 창밖을 보니 봄 벚꽃이 흐드러지네.
허공에 두른 꽃 커튼 뒤로 수줍은 그대가 웃네.
달콤새콤한 풋과일이 입안을 사정없이 감싸네.
하얀 벚꽃 사랑은 탐색과 유인과 공격이라네.
나에게 그대가 사랑의 독배를 드시라 한다면.
그대의 애창곡 한 소절로 마지막 독배를 삼겠네.
그러니까 너야·4
—노랑 보자기
여름의 입체적인 오늘이 평면적인 보자기 위에 펼쳐진다. 산과 들에 숲과 나무는 뒤엉켜 입체적으로 울울창창하다. 바다는 보자기를 평면으로 펼쳐 수평선에 목을 매고 있다.
둥글고 각진 거 어떤 모양이라도 보자기에 담을 수 있다. 나는 노란 보자기에 집문서 싸서 보관한 가문의 자손이다. 어머니 시집오실 때 지니고 온 금반지 팔찌의 보석함이다.
소풍 가서 어머니 치마 같은 보자기 깔면 밥상이 되었다. 음식 펼쳐 먹고 마시고 돌아올 때는 쓰레기를 담아오곤 했다. 오늘따라 빨랫줄에 걸린 노랑 보자기가 행복하게 펄럭인다.
그러니까 너야·5
—달
내가 사랑하는 그 여자는 달이며 달은 최면 사이다. 달처럼 반짝이는 하얀 얼굴에 노란 모자를 쓴 그녀가, 회중시계를 추처럼 흔들며 침착한 목소리로 외친다. 이제 당신은 천천히 가장 편안한 최면상태에 빠져듭니다.
나의 행동과 생각과 기억이 통제되는 상상을 한다. 회중시계 같은 사물에 고도로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며, 일어서, 앉아, 눈 감고 노란 달스럽게 명령을 내리면, 나는 그사이 나를 매료시키는 달의 심장을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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