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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시집 '두 발 짐승의 불'(리토피아포에지176)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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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토피아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6-09-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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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176

두발짐승의 불

인쇄 2026. 8. 25 발행 2026. 8. 30

지은이 김동호 펴낸이 정기옥

펴낸곳 리토피아

출판등록 2006. 6. 15. 제2006-12호

주소 21315 인천광역시 부평구 평천로255번길 13, 부평테크노파크M2 903호

전화 032-883-5356 전송032-891-5356

홈페이지 www.litopia21.com 전자우편 litopia999@naver.com


ISBN-978-89-6412-221-1 03810


값 12,000원



1. 저자

김동호 시인은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으로 『바다』(1975), 『피뢰침 숲속에서』(1983), 『꽃』(1986), 『시산일기詩山日記』(1989), 『노자의 산』(1993), 『나는 네가 좋다』(1996), 『호호壺壺의 집』(1999), 『물이 없어도 깊으면 바다』(1999), 『나의 뮤즈에게』(2002), 『한 쌍의 새가 날아간 다』(2005), 『오현금五絃琴』(2008), 『낙엽이 썩어 암실은 총천연색』(2010), 『배꼽 음반』(2012), 『수리산 연작』(2014), 『단맛 뜸 들이는 찬바람』(2017), 『김삿갓의 융』(2019), 『나비춤』(2021), 『어머니의 흑백사진』(2023). 성균문학상, 시인 들이 뽑는 시인상, 한국예술상 문학부문 대상 을 수상했으며,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를 지냈다.



2. 자서

시인의 말


요즘 가장 내 마음을 끄는 것은 최근 어떤 시화전에서 내건 주제처럼 ‘시가 다시 희망’이란 생각이다. 점점 험해가는 세상. 인심 더욱 사나워지고 생태 더욱 무너져가고 종교를 빙자한 너무나 잔혹한 세력 싸움들. 무조건 ‘돈 화산火山’을 향해 달려가는 불나비들.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는 작업에 빠져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전문지식인들……. 이들을 상연祥然의 세계, 본래의 세계로 다시 지향케 하는 길은 시밖에 없을 것 같다. 도그마에 빠지기 쉬운 종교와 맹목에 빠지기 쉬운 과학을 잇는 것도 시이고 논리에 빠지기 쉬운 철학과 초-논리 색맹色盲에 빠지기 쉬운 예술을 연결하는 것도 시일 것 같다. 



2026년 여름

김동호



3. 목차

차례

제1부 

2024년 식목일 15

노자老子의 얼굴 16

두발짐승의 불 18

망부亡婦에게 쓴 편지 99통 20 

90고개에서 21

노송老松 22

오장육부의 언어, 시詩 23

눈물의 원천源泉 24

어항 낚시 25

꼬리 26

최후 소등消燈 28 

재채기의 진화 29

심청이 삼킨 바다 30

뮤즈의 농법農法 31

어버이의 별세別世 32

밤빛 머루 33

농병農兵의 땅 34

까만색 36




제2부 

돌탑 39

까치들 40

21세기 아담이브 42

천지인 시론詩論 44

‘?’의 영상 49

기도 50

시금 털털 걸걸 51

불알 52

보고 싶은 것 셋 53

말자末子의 소리 54

찰떡과 빵 56

미풍 58 

시의 머리칼 59

꽃뱀 60

귀에 쥐난다 61

남근男根,남근南根 62

내 새끼와 내 시 63

벌들에게 물어본다 64



제3부 

역수逆水 69

수면睡眠의 이면 70

수리사 봄 골짜기 72

큰 머슴 73

맹수들의 치아齒牙 74

연然과 연緣 75

성性과 애愛 76

꿈속까지 찾아오신 분 77

마늘과 쑥 78

인돌 스카톨 79

최후만찬의 혀들 80

밥그릇과 찻잔 82

수법樹法 83

팔십령 마루턱에서 84

가구家具와 친한 인간 85

시詩도 직업인가요 86

죽음, 과연 슬픈 것인가 88

가장 큰 궁전 89

음양陰陽 90




제4부 

식단食單 93

남대천 오르는 연어들 94

용천湧泉 96

사랑의 두 모습 97

꽃꽂이 98

뱀띠 아내에게 100

멜로드라마 102

마다가스칼 야자수 103

가락동 최대 빌딩 104

내 별 105

인육人肉과 수육獸肉 106

소리를 보았다 108

즉卽 즉 109

유일한 친구, 하나님 110

운전의 신神 111

신 교지交址 112

AI시대의 호랑이 113

된장 114


제5부 

신화 117

무제·1 118 

대도시에서 온 편지 119

열대熱帶강에서 온 편지가 있었소 120

고운 미움 121

분배의 이야기 122

마몬의 정원 124

짐승들의 정사情事 125

마몬의 숲 126

피메아나카스궁宮 128

좋은 술 130

훈수 131

주례사 132

무제·2 133

무제·3 134

역시逆詩 136


작품론 장종권 소년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 시인 127 

      —김동호 시세계의 순수와 생명



4. 평가

오늘날 한국 현대시는 다양한 실험과 새로운 감각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속에서 김동호 시인의 시는 조용한 목소리로 다른 길을 걸어간다. 그는 유행을 좇지 않으면서도 시대와 멀어지지 않았고, 전통을 지키면서도 과거에 머물지 않았다. 이러한 균형감각은 오랜 시간 자신의 언어를 믿어 온 시인만이 가질 수 있는 귀한 자산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시대를 대표하는 시라기보다 시대를 오래 견디는 시에 가깝다.

결국 김동호 시학의 가치는 특별한 기교나 화려한 담론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을 향한 신뢰를 잃지 않는 마음, 자연을 향한 경외를 잃지 않는 시선, 그리고 시를 삶과 다르지 않게 살아온 한 사람의 성실함에서 비롯된다. 문학은 시대를 기록하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을 기록하기도 한다. 김동호 시인은 자신의 시를 통해 후자를 조용히 실천해 온 시인이다.

그의 시를 읽고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의 온기이다. 그리고 그 온기는 독자의 마음속에서 다시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반세기 동안 김동호 시인의 시가 지녀 온 힘이며,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이유일 것이다. 문학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오래된 진실을 그는 평생 자신의 시로 증명해 왔다.



5. 작품

2024년 식목일



‘눈 비 가뭄 홍수 

혹한 혹서……

이런 역경 꼭 겪고 

살아야 하나요’

 

여름 숲에서도 

겨울 숲에서도 

들려오는 소리!


스피노자가 화답한다

“그 소리 곱씹으며 

열심히 사는 나무들이 

건강하게 아름답게 

잘 자라요.” 




노자老子의 얼굴



슬플 때나 우울할 때 

노자老子의 웃는 얼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유명 초상화가에게 부탁했더니

꽤나 뜸들여 내놓은 것이

웃음 자루 같은 것이었다

놀라 ‘이런 것 아닌데’ 했더니

여러 날 다시 애쓴 끝에 

내놓은 것이 짜깁기 얼굴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제갈諸葛 형 

껄껄 웃으며 “노자의 웃음

얼굴은 종이에 그릴 수 없다며 

가슴에 한 번 그려 보라” 한다


가슴에 그려 본 노자의 

웃음 얼굴 그때그때 다르다 


어떤 때는 조용히 웃음


깨물고 있는 부처님 얼굴이고 

어떤 때는 웃음 잘근잘근 씹는 

동막골 아저씨 얼굴이고 

어떤 때는 치아가 하나도 없어 

입이 꽃 모양으로 오무라든

90세 외할머니 얼굴이다.




두발짐승의 불



‘두발짐승은

불을 좋아한다’


이 소리에 

네발짐승들이 두 귀를

곤두세우고 맞 선다


“이해가 안 가요 

뜨거운 이 여름에 

불을 좋아하다니”


두발짐승들의 응답 

“불이 달라요 

그대들의 불은 열熱 

우리의 불은 불꽃

한여름에도 

불꽃놀이로 온 밤을 

지새우는 이들이 많아요


불꽃이 너무 커서 

네로황제처럼 

타 죽는 이도 있지만 

아름답게 타서 

로미오 줄리엣처럼 

승천昇天하는 이들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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