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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계간지작품상

2022년 제9회 전국계간지작품상 수상자 박철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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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리토피아
댓글 0건 조회 210회 작성일 22-12-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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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수상작 

뭉크 목련 외 1

 

 

꽃이 핀다, 울음이 핀다, 아름다운 것은 모두 슬픈 것일까, 네가 나를 바라볼 때 나는 죽음을 보았다, 죽은 네가 나를 바라본다, 너는 홀로 아리랑을 부르며 휘파람을 접었다, 시간이 분다, 회오리바람으로 빙빙 돈다, 떠나가는 세상에서 물, , 물을 찾는 전쟁터의 군인처럼, 11초가 영원보다 깊다, 적막한 입술을 마신다, 젖가슴을 비비며 꽃을 심으면 향기가 날까, 검은 하늘의 하강 곡선을 바라본다, 벼락이 친다, 물결치는 파노라마, 역습이다, 반란이다, 시간이 시간을 먹고 사라진다, 우리는 공허의 사공, 김치를 먹고 치즈~ 금이빨을 내보이며 사진을 찍는다, 꽃이 핀다, 잠시 피었다, 웃다가 운다, 목 달아난 목련, 잠시 바라보다 목련이 된다_ 시와 사람(2022 여름)

 

  

 

독립 영화

 

 

빗방울 후둑이는 황혼녘, 달빛이

발목까지 차오르는데요

, 이건 비밀인데요

아다다의 순결한 문장 삼키며

벤치에 홀로 앉아 있는 피에로, 묵상 중인데요

흘러간 영화는 한 송이 꽃인 양 화들짝 피었다가

우두둑 휘날리는 데요

벚꽃 우산 펴들고 낙화 따라 걸어가고 있는데요

북녘으로 질주하는 바람의 길목

우당탕탕 벼락 치는 저 빗방울이

눈물도 뼛속 깊은 사랑일 거라고 생각해 보는데요

!

삐뚤삐뚤 걸어가는 것도 그대 생각나서고요

후미진 골목,

그림자처럼 기대어 서 있는 한 여자가

눈물방울 두 점 떨구고 있는데요

거기, 영화 속 꽃이 피는데요

관객도 없이 홀로 흘러가는 멜로디

낙엽도 흠뻑 젖어

아으아으 아강 물결 출렁이는데요

막이 올라가고 내리는데요

석양이 누운 강가, 물안개 퍼덕이는

아리아리 아리랑 홀로 아리랑

기차는 기적을 울리며 떠나가고요

달빛이 훌쩍이고 있는 황혼역

군고구마는 달짝지근 익어가는데요

피에로는 슬픈 표정인데요

 

거기, 누구 없소?- 포에트리(2021)

 

리토피아선정평

 진부화陳腐化한 기법의 시대적 변용變容 돋보여

 

창조성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재정의(redefinition)’. 일반적으로 발명의 가능 조건인 독창성(originality)’을 더 중시하지만, 이른바 영향 관계가 첨예화하는 상황에서는 재정의가 자기 개성을 발현하는 더 적절하고 효과적인 선택이 된다. ‘낯설게 하기는 러시아 형식주의자 시클롭스키가 체계적으로 개념화한 이후 시작의 미적 현대성을 확보하는 주요 수단으로 인식,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개념이 아니라 그 적용이 이미 전형성에 치우쳐 그 자체로 진부한 형식의 재탕, 삼탕, N 번의 중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철웅 시인의 뭉크 목련진부화한 낯설게 하기의 시대적 변용의 탁월한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뭉크와 목련은 양극단에 자리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식적으로 나란히 병치하기 쉽지 않다. 시인은 이 두 대상의 내밀한 연관을 검은 하늘의 하강 곡선을 바라본다, 벼락이 친다, 물결치는 파노라마, 역습이다, 반란이다, 시간이 시간을 먹고 사라진다라는 탁월한 이미지를 통해 보여준다. 뭉크는 검은 수면에 잠시 비취는 달빛으로, 목련은 허공에 시간을 붙잡는 형식으로 시인의 통찰(insight)’을 통해 결합한다. 이때 이 둘을 결합하는 흰색은 죽음의 공포가 검거나 어둡다는 일반 인식에 충격을 가한다. 백색의 공포는 이 시대의 주요 질환 중 하나다. 이 작품을 통해 목련에 대한 또 하나의 낯선인식을 만나게 된다.

-장종권, 남태식, 백인덕()

 

 

 

리토피아수상소감

 

 작품 보내달라는 문자 받을 때마다 작품을 돌아보며 중얼거린다. 작품이라고 할만한 게 없다. 그냥 중얼거린 거밖에 없다. 쓸 때는 내 마음 행로에 따라 걸었으나 돌아서서 문장의 행로를 보면 서글프다. 짠하다.

 

가끔, 마지막 소풍 길을 생각한다. 하늘 문 앞에서 삶의 작품을 보여달라 했을 때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어영부영 살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중얼거려야 할까.

 

내 작품이나 내 삶이나 어찌 보면 중얼거림이다. 끊임없는 중얼거림. 셀렘. 방황. 속삭임. 그런 것들이다. 중얼거리다 보면 명상에 젖게 되고, 명상에 젖어 또다시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중얼거림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촛불이 흔들리다 꺼지듯이,

 

저의 중얼거림을 예쁘게 봐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촛불을 켜고 천장에 매달린 밝은 불을 끕니다.

어두울수록 환해지는 촛불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박철웅 

전남 해남 출생. 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거울은 굴비를 비굴이라 읽는다', 막비시동인, 리토피아문학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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