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장종권
춘삼월에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오뉴월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한여름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중추절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동지섣달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그녀는 세상의 꽃이란 꽃은 모두
개나리꽃이라고 말합니다.
개나리, 개나리꽃이,
꽃이 활짝 피었다는 것입니다.
눈이 참 예쁩니다.
마음도 참말로 따뜻합니다.
천지간에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 장종권 시집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 리토피아
병아리 같은 개나리꽃, 개나리꽃 같은 병아리. 어린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도 개나리꽃을 닮았다. 아기의 반짝이는 눈, 환하고 노란 별꽃 같은 개나리꽃이 천지에 가득하다. 개나리 개나리 하면서 좋아하는 조그만 입이 뿅뿅 대는 병아리 입과 똑같다.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그 어여쁜 모습만 시인의 눈에 가득한 것이다. 모든 꽃에 개나리꽃이라고 불러주는 눈도 참 예쁘고 그 마음도 참말로 따뜻하다. 천지간에 노란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다고 한다. 춘삼월부터 동지섣달까지 세상의 모든 꽃을 개나리꽃이라고 말하는 예쁜 사람 때문에 세상은 온통 꽃 천지다. /김은옥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