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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태 시인 첫 시집 『달을 끌고 가는 사내』 출간 - 독서신문 20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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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치산
댓글 0건 조회 1,861회 작성일 16-09-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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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태 시인 첫 시집 『달을 끌고 가는 사내』 출간
엄정권 기자  |  ta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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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19  13: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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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1970년대 중반 ‘율리문학회’를 비롯 ‘표류문학회’, ‘내항문학회’로 이어지는 인천 시동인지 시대부터 치열한 시작 활동과 토론 등에 참여했던 허문태 시인이 40여 년의 등단제도에 대한 회의를 접고 2014년 늦깎이로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한 후, 시작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첫 시집 달을 끌고 가는 사내』(리토피아, 128쪽, 9,000원)를 출간했다.

이 시집에는 그 동안 숨겨두었던 그의 시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시단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작품 70여 편이 4부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뒤란에 고욤나무 한 그루 자랐다. 감나무가 되었다. 감꽃 같은 세상인 줄 알았는데 떫은 감이 열렸다. 떫은 것은 집요하게 폐쇄적이어서 몇 개의 땡감이 떨어졌다.’는 말로 자신과 자신의 시에 대한 겸허한 생각을 드러냈다.

시집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고명철 광운대 교수는 "우리는 허문태 시인의 고목과 대평원으로 조율되는 시 세계를 대하면서 깊이를 동반하는 어둠을 응시하고, 신생을 기다리는 어둠을 껴안는 시적 행위를 음미해보았다. 이러한 허문태의 시작(詩作)이 시적 주체뿐만 아니라 타자를 함께 치유하는 것이면서 자연스레 허문태의 미의식을 생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상 속으로 파고든 성스러운 시적 성찰이야말로 허문태 시세계의 매혹을 드러낸다. 따라서 우리는 그의 시에서 타전되는 시적 전언과 시적 성찰을 삶의 구체적 실감으로 포착하는 데 낯설지 않다. 그래서일까. 버스 정류장에서 붕어빵 굽는 여자가 머금은 알 수 없는 미소에 수반되는 숱한 이유들을 헤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허문태 시인은 현재 계간 아라문학의 부주간이며 막비시동인으로 맹렬한 시작활동을 벌이고 있다.


「들풀」

눈을 뜨면 푸른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망설임도 없이 지평선 끝을 향해 간다.
물의 보폭이 경전이다.
가까이에서 보고 있으면 항상 제자리에 있지만
멀리서 보면 벌써 언덕을 넘어 저만큼 가고 있다.
바람 속을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간다.
양떼들과 함께 걷기도 한다.
그린벨트 성역은 없다고
포클레인 몰려와 빌딩 숲을 만들면
언제나 그랬듯이 그냥 돌아서 간다.
자신을 깔고 눕는 자에게는 하늘을 보여준다.
가끔은 들불이 되어 가던 길을 멈추고 빛이 될 때도 있다.
언제 어디서나 눈을 뜨면 망설임도 없이 간다.
메마른 땅을 촉촉이 적시며
하늘이 맞닿은 지평선 끝까지


  
허문태 시인

「잔설」

대섬 외진 뒤쪽에 언뜻
낮달이 흐른다.

서글한 눈매에
성긴 백발
어머니는 여전히 무고하시다.

저녁 시린 어스름
포구의 이마에
닻을 내린다.

얼어붙은 북극성
그 외로운 천 년 고도까지
심지를 돋우고

가물가물 호롱불이
돌아오는 시간

대섬이
잠시 기우뚱 흔들린다.
물거품이
혼백처럼 하얗게 부서진다.


「이 아침에」

눈을 뜨니 그들이 먼저 와 있다.
아파트 창가에 몸을 낮춘 베고니아
꽃들은 자기 안에 남은 어둠을 마저
털어내고 있다.

뒷머리가 깐쫑한 물새 몇 마리
간밤 알 수 없는 산야에서 빛을 모아
다시 여민 영혼의 강 한가운데
포로롱 날아오른다.

이 봄의 문턱까지 흐트러짐 없이 걸어온 시계들
이제 막
옹알이를 시작한 첫애의 눈빛처럼
초침소리가 맑게 울린다.

자작나무의 먼 숲을 그린다.
들녘이,
산맥이 달려오고

또 한 도시가 서서히 일어서고

오늘은 그대 초연히 풀린 강을 건너고 싶다.
그 강가에 낮게 몸 부비는 풀잎들이
안개 속에서
닻 올리는 소리

이제 베고니아의 윤기 진 이파리에 아침햇살이
둥글게 굴러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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