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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자, 명자꽃/이외현 - 중앙일보 201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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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명자, 명자꽃
명자, 명자꽃
-이외현(1963∼)
쥐똥나무 울타리 밑에 명자가 숨죽이고
서 있네.
개불알풀 고개 들어 노을빛 명자와
눈을 맞추네.
더부살이 골방처녀 늘어진 어깨가
속울음 우네.
명자 눈물방울이 개불알풀 초록 심장을
뒤흔드네.
개불알풀 괴발개발 쓴 연서,
명자 붉게 꽃물 드네.
처서 지나 백로 앞에 가을 같은 가을이 왔다. ‘명자’, 동네 흔하디 흔한 누이 이름인 줄 알았는데, 봄꽃 중에서 가장 붉지만 자태(姿態)가 수수해 ‘아가씨 나무’라 불린단다. 염천 지났으니, 어느 집 울타리마다 녹황색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렸으리라. 춘정만 ‘흥(興)’이랴, 열매 되짚어 이 가을에도 가슴 뜨거워지고 싶다. 뜨거워도 지난 폭염만 같지 말아라. <백인덕·시인>
-이외현(1963∼)

서 있네.
개불알풀 고개 들어 노을빛 명자와
눈을 맞추네.
더부살이 골방처녀 늘어진 어깨가
속울음 우네.
명자 눈물방울이 개불알풀 초록 심장을
뒤흔드네.
개불알풀 괴발개발 쓴 연서,
명자 붉게 꽃물 드네.
처서 지나 백로 앞에 가을 같은 가을이 왔다. ‘명자’, 동네 흔하디 흔한 누이 이름인 줄 알았는데, 봄꽃 중에서 가장 붉지만 자태(姿態)가 수수해 ‘아가씨 나무’라 불린단다. 염천 지났으니, 어느 집 울타리마다 녹황색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렸으리라. 춘정만 ‘흥(興)’이랴, 열매 되짚어 이 가을에도 가슴 뜨거워지고 싶다. 뜨거워도 지난 폭염만 같지 말아라. <백인덕·시인>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명자, 명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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