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여자3호/권순- 인천뉴스 2016.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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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3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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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3호
그녀는 탐색 중이다. 누군가 변덕을 부리거나 그녀를 믿지 못할 때면 주저 없이 재탐색을 시도한다. 창에 불이 켜진 동안은 쉬지 않는다 그녀의 혀는 구강기 아이처럼 말랑할 것이다 그녀는 좌우로 굽은 도로를 기억한다. 들판과 강물을 기억한다. 들판과 강물 사이 절집과 밥집의 내력을 알려준다 그녀가 사라졌다. 정지된 화면은 막 지나온 해변을 꽉 물고 있다 탐색에 몰두하던 그녀가 아무것도 찾지 않는다 어떤 견딜 수 없는 혼란의 순간이 그녀에게 찾아온 것일까 그녀가 사라진 이유를 더듬어 본다 서둘러 봄을 맞으려고 먼 바다에 온 때문인가 바닷물이 노을에 물든 때문인가 노을에 취한 우리가 서로를 더듬거린 때문인가 억새가 물결치는 밤이다 무심한 듯 고갯길을 내려오는데 그녀의 음성이 귓가에 맴돈다. -잠시 후 좌회전입니다 -좌회전 후 직진입니다 -2016 아라문학 봄호 권순 <근작 조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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