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에게 감동 주는 시인 되고 싶어” ‘은유의 콩깍지’ 박효숙 지음 리토피아 1만원 ‘늦깎이 시인’ 박효숙 첫 시집 펴내 일상 생활 중심…5년 습작 결과물 ‘은유의 콩깍지’ 76편 시어에 녹아
입력날짜 : 2016. 07.04. 19:18 ‘산들바람 새털구름 사이로 어김없이 네가 오는구나/ 가녀린 허리, 고운 얼굴의 누이처럼 오는구나 새끼손가락에 꽃지짐 해주던 버선발의 누이로 오는구나/ 아침이슬처럼 가만 가만히 오는구나’ -시 ‘물봉선화’ 中
“아직 성숙한 시가 아니라서 많이 부끄럽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설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교직에 있으면서도 줄곧 책 읽기를 소홀히 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그때는 시를 쓰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하지만 시를 쓰게 되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았고 인생의 황금기를 맞은 것 같아요. 저는 요즘 너무나 행복합니다.”
평생을 교직에 헌신하고 퇴직 이후 65세란 나이에 첫 시집을 낸 시인이 있다. 바로 박효숙(65·여)시인이다. 여수 출신으로 여수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해 왔던 박 시인은 최근 시집 ‘은유의 콩깍지’를 펴냈다.
“아이들과 남편 뒷바라지하고 교사 일을 계속 해 오면서 이제껏 남을 위해 살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중 2011년부터 전남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반에 들어가게 됐고 그곳에서 습작을 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죠. 그제서야 제가 드디어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2013년 초 여수 좌수영초에서 교직생활을 마무리한 박 시인은 시를 쓰는 것 뿐 아니라 여수 물꽃시낭송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시낭송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박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5년여간 박 시인이 습작해 온 시들 중 76편의 시가 실려 있다. 소재는 주로 일상의 소재들을 주로 다뤘으며, 박 시인이 교직에서 경험했던 것들, 시인이 겪은 개인적인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특히 박 시인은 76수의 시 중 ‘물봉선화’란 시를 가장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지루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문턱 앞에 꼭 봉선화가 많이 피더라고요. 길을 가는데 낮은 골짜기에 물이 고인 습한 지대에 물봉선화가 봉긋봉긋 올라온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둘레길을 다니면서 만났던 물봉선화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쓰게 된 시고요. 읽기만해도 참 행복해지는 시 같아요.”
이번에 첫 시집을 낸 박 시인은, 이제 더 이상 교사가 아닌 시인으로서 미래 포부도 밝혔다.
“모든 시인들의 바람이겠지만, 앞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더 좋은 시를 쓰고 싶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시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다른 이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싶어요.”
한편 박 시인은 2012년 스토리문학으로 등단, 2016년 리토피아에서 물봉선화 외 3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여수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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