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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의 우울-박철웅 시인 / 중부일보 20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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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치산
댓글 0건 조회 2,241회 작성일 16-02-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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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후제호_150924




꽃집의 우울


박철웅 2015년 12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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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꽃잎을 매만지며, 이 꽃잎은 누구를 위하여 웃을까 생각해본다. 울어야 할 곳에서 울음보다 청명하게 웃어야 하는 국화는 오늘도 환하게 환하게 웃음을 흘릴 것이다. “제 숨을 꺼이꺼이 꺾은 당신도 목 자른 저와 같군요.”, 쓰디쓴 흰 웃음을 날리며 분향대 위에 차곡차곡 자른 목을 내려놓을 것이다. 죽은 자를 위하여 또 수천의 하얀 목을 꺾어야 하는 나는, 옅은 웃음을 날리며?꽃집을 나선다. 터덜터덜 용달차에 몸을 싣고 병원으로 간다. 병원이 가까워진다. 조금씩 조금씩 살금살금 나의 시간이 병들어 가고 꽃도 생기를 잃어간다. 아가야, 미안하구나.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구나. 얼음처럼 울음을 삭이며 삭이며 상주를 만나면, 사인을 받고 사인을 받고 너를 넘기고 너를 넘기고 뒤돌아선다. 너를 뒤로 하고 지폐 몇 장을 손에 쥐고 터덜터덜 다시 용달차를 몬다. 다음 죽음을 만나러간다. 병원이 가까워진다. 아이야, 어디만큼 왔니? 활짝 웃는 너에게 사람들은 침울하겠구나. 그래도 너로 인해 조금은 위로를 받겠구나. 꽃집에는 언제나 우울의 꽃이 핀다.

박철웅
시인, 2012년 리토피아 여름호 등단, 중앙대 졸업, 경기신용보증재단 근무 현재 협동조합 유앤아이 이사장, 신용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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