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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리 2016] '한명순·송소영·권월자' 여류시인 3人, 희망을 말하다 / 중부일보 20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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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치산
댓글 0건 조회 2,260회 작성일 16-02-1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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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후제호_150924





[비상하리 2016] '한명순·송소영·권월자' 여류시인 3人, 희망을 말하다

    
                         2016년 01월 04일 월요일
          
   
지금의 그녀들을 있게 한 것도, 때론 그녀들을 힘들게 한 것도 가족이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자신을 잠시 놓아야할 때도 있지만 영감을 얻는 원천적 대상은 가족이다. 어린시절 마음껏 글을 읽고, 감싸고 있던 창작의 알을 깨게 한 것도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이었다.

한명순(시인·한국학원총연합회 경기도지회 웅변분과 자문위원)·송소영(시인·율현초 교사)·권월자(시인 겸 수필가·연무초 교장) 씨는 이미 대중에게 시인, 수필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샘솟는 영감의 에너지인 가족을 업고 2016년 더 높은 곳으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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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순 시인-한국학원총연합회 경기도지회 웅변분과 자문위원

“얘, 너 글 좀 쓴다. 시인해도 되겠어”

선생님의 칭찬에 자신감을 얻은 중학교 1학년 소녀는 그해 교내 시 짓기 대회에서 장원을 거머쥔다. 그리고 30년 후. 어느새 성숙한 여인으로 자란 소녀는 강산이 세 번 바뀌고 나서야 선생님의 말에 응답한다.

한명순 시인은 지난 2007년 11월 시집 ‘사랑아 너를 부른다’로 등단했다. 제목에서 나타나는 사랑의 대상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글쓰기를 좋아했던 소녀는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움을 세월과 함께 받아들이고 나서야 비로소 시인으로서 첫 발걸음을 뗐다.

세상 모든 것이 시상(詩想)의 대상이 되어서일까. 그녀는 영감을 얻는 데 특정 시간도, 장소의 구애도 받지 않는다. 그리운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리다가도 돌이킬 수 없는 현재와 마주하며 토해내듯 시를 써내려 간다. 시장에서 파는 ‘센베’를 보고 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올라 눈물을 흘리다가도 이내 수첩과 펜을 꺼내들어 시로 기록한다. 그녀의 수첩은 이렇게 그녀가 쏟아낸 시와 영감들로 까맣게 물들어 있다. 올해만 4권 째라는 한명순 시인의 수첩은 그마저도 빈 공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녀의 영감들이 가득차 있다.

지금이 지독한 ‘메모광’이라면 어린시절의 한명순 시인은 ‘암기광’이었다. 시와 문학을 좋아한 어머니 아래서 오빠와 그녀는 서로 누가 많이 시를 암기하는 가로 우열을 가리곤 했다.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이 남아 몇몇 작품들은 제목만 대도 술술 읊을 수 있다.

지금은 9년차 시인이 된 한명순의 명함은 선생님의 칭찬을 받던 소녀에서 어엿한 시인이 되기까지의 기나긴 여정을 담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 경기도지회 웅변분과 위원장·심리센터 강의·장안구민회관 스피치강의·21C 스피치아카데미 원장··· . 명함엔 그녀를 수식어하는 단어 외에도 다방면에서 벌여온 일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그녀의 복잡한 명함을 보다 보면 한 가지 중뿔나게 튀어 오르는 것이 있는데, 바로 ‘사람’이다. 그녀의 경력은 화술·심리 등‘사람’과 관련된 일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녀 스스로도 일생 최대 관심사를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시를 많이 쓰고 싶다고 한다. 2016년에는 그 목표를 구체화 해 시집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책을 내보일 계획이다.



선행(善行)
 
 나
 오늘
 신(神)내림 받는다면
 
 피 맺힌 가슴 안고
 찾아오는 이에게
 
 좋은 인연
 만날 거라고...
 
 떡두꺼비 아들
 낳을 거라고...
 
 원하는 대학
 철커덕 붙을 거라고...
 
 탄탄한 직장
 잡을 거라고...
 
 일이
 잘 풀릴 거라고...
 
 큰 돈
 들어올 거라고...
 
 잃었던 건강
 되찾을 거라고...
 
 그까짓 삶
 마음 아파 마라
 상처 받지 마라
 
 길흉화복(吉凶禍福)
 생사(生死)존망(存亡)
 천지신명(天地神明)께
 
 빌고
 또 빌어
 
 사랑 점
 운명 점
 행복 점
 바꿔주고
 
 시린 가슴 쓸어주며
 눈물 닦아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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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영 시인-수원 율현초등학교 교사

만년 문학소녀일 것만 같은 외모와 달리 송소영 시인은 세계 곳곳을 누빈 여행 고수이자 아직 갈 곳이 많이 남았다고 외치는 탐험가이다.

국가적으로 해외여행의 족쇄가 풀린 1980년대 말부터 송 시인은 인도, 남아메리카 대륙, 이집트 등 지금 젊은이들도 도전 정신을 가지고 떠나는 나라를 일찍이 두루 섭렵했다.

송소영 시인이 꼽는 닮고 싶은 인물은 김찬삼 교수. 그는 30여년 동안 3번의 세계일주와 20여 회의 테마여행으로 한국 해외여행의 선구자로 불리고 있다.

송소영 시인의 여행가 기질은 군인인 아버지에 의해 자주 이사를 해야 했던 어린시절 형성됐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한 교육열을 가진 어머니는 그녀를 대전 이모댁에 머물게 했고, 주변에 또래가 없던 송 시인은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의 재미를 느낀다.

이모댁 벽장에서 발견한 러시아 작가 A.푸시킨의 ‘대위의 딸’을 읽으며 군인의 딸이라는 동질감을 느끼고, ‘호밀밭의 파수꾼’ 등 당시 문학소년소녀의 감성을 자극한 작품들을 이때 접했다.

하지만 지나친 책에 대한 탐닉은 중학생 소녀를 일찍이 성숙하게 만들었다. 여러 책을 접하다보니 인간의 삶과 죽음을 고민하기에 이르고, 그 답을 내리지 못해 혼란스러운 청소년기를 보낸다. 성인이 되어 그 해답을 찾을 때까지 인도와 히말라야에 눌러앉을까도 했지만, 그녀가 세상으로 인도한 생명의 부름에 이끌려 발길을 돌리기로 결심한다.

40년 가까이 교편을 잡으며 지금도 방학이면 국내외 가보지 못한 곳을 떠나는 송 시인.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멀리 떠나지 못할 때면 집 근처를 하염없이 걸으며 생각을 정리한다.

올해 그녀는 태어난 간지의 해가 돌아왔다는 회갑을 맞고서야 삶과 죽음을‘인간이 선택할 수 없는 영역’으로 여기며 오롯이 받아들이기로 한다.

송소영 시인은 지금껏 고민했던 삶과 죽음의 경계와 그 안에 피어난 ‘사랑의 존재’를 주제로 한 시를 묶어 올해 초 발간할 예정이다. 시집의 제목 역시 ‘사랑의 존재’. 그녀는 또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을 한 데 묶어 특별한 여행책을 집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삶은 여행’이라는 대중가요 제목도 있듯이 송소영 시인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누구의 발자국일까
 
 사막 공로를 타고 온 자동차는
 외진 곳에 등짐과 함께 잠시 눕혀놓고
 혜초를 따라 타클라마칸 사막 속으로 들어왔다
 손짓하는 부드러운 모래등성이
 맨발로 그의 발자국을 느껴본다
 시간이 모래물결처럼 흘러내린다
 영겁을 오고 간 햇볕에
 마침내 비틀대는 이 발자국은
 누구의 발자국일까
 천이백여 년 전의 혜초일까
 지금 이 순간의 나일까
 멈추지 않는 시간 속에서
 늘 부서지는 가여운 육신
 구름이 몰려와 열기를 식혀주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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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월자 시인-수원 연무초등학교 교장

권월자 시인 겸 수필가는 특이하게도 이름이 하나 더 있다.

어린시절 그녀의 남다른 글재주를 본 할아버지는 ‘글월 문(文)’를 써서 ‘문자’라 불렀다. 호적에는 ‘권월자’로 올라가 있지만 아직 그녀를 ‘문자’라 부르는 집안 어르신도 더러 있다. 한의학을 전공하신 할아버지는 서예를 직접 가르치며 어린손녀의 재능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도왔다.

권월자 시인 겸 수필가는 글쓰기에 재주자 있는 아버지와 감수성이 풍부한 어머니 밑에서 마음껏 시를 읽고 글을 쓰며 자랐다. 학교에서 책을 제본해보는 실습 시간에 소설을 써서 그 안마저 꽉 채웠다.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 글재주는 있지만 유난히 숫기가 없어 친구들, 선생님과 말 한 마디 섞기 어려웠다. 그러나 모두의 앞에서 시낭송 할 때만큼은 수줍은 학생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서울에서 대구로 전학 간 고등학교 시절에는 유일한 표준어 구사 능력 때문에 시낭송 만큼은 철저히 그녀의 몫으로 돌아갔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400명 가까운 초등학생들의 꿈을 키워주는 교장이 되었다. 성격도 할 말은 하고 옳은 일은 관철시키고야 마는 강인한 여성으로 탈바꿈 했다. 그래서 간혹 오해도 받는다. 매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쓴소리도 마다 않는 그녀를 고깝게 보거나 곡해하는 시선도 더러 있다.

게다가 그녀는 ‘2014 열린시학 가을호’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데 이어, ‘2015 리토피아5 가을호’에서 시인으로 등단해 수식어를 확장했다. 교사에서 교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데 이어 문학인으로서도 빠르게 이름을 알려 그녀를 보는 오해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질 수 밖에 없았다.

하지만 그녀는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 서예를 배우고 부모님과 책을 읽던 순수한 마음 그대로 문학인의 길을 걷고 있다. 글 쓰는 게 좋아 영화 리뷰를 쓰던 중에 우연한 기회에 수필가로 등단했고, 교사로 첫 발을 내딛은 후배들을 위해 시를 쓰다가 이왕이면 정식 시인으로 시를 선물하고 싶어 등단하기에 이르렀다.

지금 그녀는 시가 가진 매력에 빠져 일을 하다가도 시상이 떠오르면 스마트폰에 녹음을 하고, 쉴 새 없이 메모한다. 가끔은 광교산에 올라 모든 것을 비우고 다시 시로 채워 넣기를 반복한다.

그녀는 리차드 바크의 소설‘갈매기의 꿈’에 등장하는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처럼 단지 먹이를 찾기 위해 오래·높이 날아야하는 가에 고민이 있었고, 자신의 삶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교장으로서, 수필가로서, 시인으로서, 그 자체를 즐기고 사랑하기로 한 것.

올해 목표도 개인의 영광이 아닌 권월자 교장이자 시인, 수필가로서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고 글을 자주 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기역자 어머니
 
 변산반도 한켠에서 벼농사 짓는 아낙 있었다.
 이웃집 밭일까지 한달음에 새록새록 살림은 늘고. 품 팔아 얻은 콩, 머리에 이고 오다 허리가 댕강 부러졌다.
 병원비가 소 한 마리 값이라, 석 달을 눕혀 놓았다. 부러진 허리 펴보려 명의 찾아 헤맸으나 때를 놓쳤다.
 어머니는 눈 뜨면 기역자 허리로 농사일 나선다. 
 해질녘 밭언덕 남편무덤 바라보며 "지가 한평생 씩씩하게 잘 살았지유?"
 아버지 눈감기전 막내아들 불러놓고 긴히 남긴 말 "니 엄니 관에 들어갈 때 뚜껑 잘 닫아야 되야."

선명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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