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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고 교사, 인천을 읊다 - [주목할만한 시선-바람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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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고 교사, 인천을 읊다
[주목할만한 시선-바람의 심장]
시인 박일 '사랑에게' 이후 24년만에 두번째 시집 펴내
바닷가·포구·갯벌·폐선 등등 지역정서 담긴 72편 수록
2015년 08월 04일 화요일

"첫 시집을 발간한 지 꼭 24년 만입니다. 다시 비움과 채움의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시인 박일이 두 번째 시집 <바람의 심장>을 펴 냈다. 첫 시집 <사랑에게>(서해)를 펴 낸 이래 꼭 24년 만이다.
송도고등학교 국어교사인 그는 시집에서 24년 간 틈틈이 써 온 72편의 시를 선보인다. 제1부 유월, 제2부 영종도, 제3부 단풍나무 숲에서, 제4부 옛집 등 모두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두 눈 부릅뜨고 보도, 그대의 언어'라는 평론처럼 역설과 언어의 미학에 대한 조명이 눈길을 끈다.
'서해 바닷가 포구에 가보면 기다림의 끝과 사라짐의 순간이 보인다, 물거품이 되어 부서지고 합쳐지는 것처럼 시간의 흔적이 갯벌 곳곳에 스며 있다. 구름과 바람만이 머물다가 사라진다. 어제 월곶 포구에서 무지개와 새털구름과 먹구름을 한꺼번에 보았다. 용오름처럼 솟구치는 햇살도 보았다. 폐선이 물에 감기는 모습도 보았다.'
책 첫머리에 쓴 '시인의 말'에선 시집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시인은 인천의 정서인 바닷가, 포구, 갯벌, 폐선 등등 인천에서 느끼고 살아온 삶의 흔적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시 제목 역시 '배다리 책방 안에는', '송도 수로', '아암도 풍경', '영종도'처럼 인천의 언어로 뒤덮여 있다.
이와 함께 순수서정의 아름다움과 역설의 미학이 곁들여진 채 변별력 있는 시세계를 통해 인간의 순수한 감성을 노래한다.
오홍진은 해설에서 "기억 속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들은 이러한 역설의길을 경우하여 박일 시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셈"이라고 말했으며, 백인덕은 "한 정태적 순간에 집중하는 시인의 힘은 시적 성취로서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자기의 사태나 감정적 변이에 민감한 작품들보다 독자에게로 열린 창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학 시절 은사이신 편운 조병화 선생님의 시는 생활이다라는 구절을 늘 가슴에 품고 다닙니다. 인하대 재학시절 지도교수셨던 김재홍 선생님의 '한용운 문학 연구'에 나타난 '역설의 미학'이 제 화두이기도 했습니다."
박일 시인은 이제야 비로소 나름대로의 시안(詩眼)을 갖게 된 것 같다고 고백한다.
시가 잊혀져 가는 시대, 서정성의 극대화를 통해 예리한 감수성을 보여주는 시를 쓴 박일 시인은 58년 생으로 인하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85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89년 송도고 국어교사로 부임해 지금까지 교편을 잡고 있다. 인천문협 사무국장을 거쳐 이사로 활동 중이며, 인천예총예술상(문학 부문, 2000년), 인천시장상(2012)을 수상했다.
박일 지음, 리토피아, 128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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