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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일보 2014년 08월 26일 화요일 - 박하리 서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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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치산
댓글 0건 조회 1,873회 작성일 15-08-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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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문화예술소통연구소 이사 

→계간 리토피아 편집장 

→막비시동인 

  

  

서검도 
 
박하리 
 
논둑길에 천 년의 눈꽃이 피었다. 한겨울 꽁꽁 얼었던 얼음장이 깨어지고 뒤엉켜 바다로 흘러든다. 밀고 밀리며 떠내려 온 얼음이 섬 둘레를 가득 메운다. 어디에서 흘러온 얼음인지 알 수가 없다. 겨울의 전장은 섬을 건너 건너 또 건너에서 벌어졌을 것이다. 바다가 온통 폐허다. 외줄에 묶여 있는 여객선은 얼음 위에 마냥 앉아 있다. 육지로 향하는 발들이 선착장에 묶여 있는 동안에도 얼음은 끊임없이 섬으로 밀려든다. 선창가의 보따리들이 얼음 밑으로 가라앉는다. 얼음이 힘 빠진 여객선을 바다로 밀어낸다. 얼음이 잠 자는 섬을 먼 바다로 끌고 간다. 바다는 포효하고 얼음덩어리들은 춤을 추어도 섬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겨울을 지키려는 바람이 아직도 바다를 휩쓴다. 발길 돌리는 논둑길에 천 년의 눈꽃이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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