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중부일보 2014년 08월 29일 금요일 - 김보숙 어머니와 해
페이지 정보

본문
어머니와 해
김보숙
(2011년 리토피아로 등단, 막비시동인)
어머니는 해를 아끼셨다.
수틀 같은 마당에 쏟아지는 볕.
수도꼭지만 틀면 나오는 물 같구나.
볕을 받아 놓으셨다. 볕을 모셔오셨다.
우렁이 껍데기에서 기어 나오듯
볕 밭으로 쏟아져 나오는 살림.
간혹, 종이 인형처럼 가벼운 아버지도
딸려 나왔다. 묵은 이불도, 젖은 생선도,
말리다보면 상처가 환해졌다.
해 질 무렵이면 허천난 듯 달려드는 자식들.
어머니가 과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저 해뿐.
혀로 굴려 먹는 뜨거운 감자 같은 저 해뿐.
<저작권자 ⓒ 중부일보 (http://www.joongbo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0
- 이전글위클리오늘 - 순천시립도서관 ‘시인학교’ 수강생 시화전 개최 15.08.03
- 다음글중부일보 2014년 08월 26일 화요일 - 박하리 서검도 15.08.0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