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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현 시인 ' 달, 실연하다' / 인천뉴스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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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현 시인 ' 달, 실연하다'
- 기자명 이연수 기자
달, 실연하다
오밤중, 탱자 울타리 넘어 꽃 따러 갔지.
꽃, 따기도 전에 가시에 찔려 아팠지.
해가 없는 밤이면 꽃은 잠을 자지.
달은 오므린 꽃잎에게 속삭였지.
열어 봐
제발, 좀 열어 봐.
꽃은 못 들은 체 고요하기만 하지.
서성이던 달은 눈이 퉁퉁 붓도록 울지.
꽃이 뿌옇게 보일 때까지 혼자 울지.
별들이 슬픈 달을 감싸며 위로하지.
해를 향해 꽃잎 열어 활짝 웃는 꽃 바라보며
낮달은 구름 속에서 또 숨죽여 울지.
칠흑의 밤, 달은 흐린 빛을 내려놓고
산꼭대기에서 꺽, 꺽, 목 놓아 울지.
천 년 동안, 폭포 같이 울었지.
-이외현 시집 안심하고 절망하기에서
이외현
전남 진도에서 출생했다. 2012년 계간 '리토피아' 등단했으며, 계간 아라문학 편집장을 맡고 있다. 전국계간지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이사, <막비시>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시 추천 리토피아 장종권 주간)
이연수 기자 press@incheonnews.com
출처 : 인천뉴스(http://www.inche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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