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언론보도

2007. 5.18 연합뉴스-돈과 불화하는 詩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장종권
댓글 0건 조회 6,670회 작성일 07-05-28 17:39

본문



[연합뉴스 2007-05-18 11:09]

 계간 '리토피아' 여름호 특집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이 시대에는 왜 사연은 없고/납부통지서만 날아오는가/아니다 이것이야말로/자본주의의 절실한 사연이 아닌가"(함민복 시인의 '자본주의 사연' 중) 

시인들은 돈에 대해, 가난에 대해 어떻게 읊었을까? '예술과 돈의 사회사'라는 주제로 특집을 기획한 계간 문예지 '리토피아' 여름호에 이런 질문에 답한 글이 실렸다. 

문학평론가 이경수씨는 '시와 돈, 그 먼 거리의 역설'이라는 글에서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대에 돈을 노래하는 일은 시에서도 필연이 된 것처럼 보인다"며 "그것은 돈에 대해 시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시인 김수영은 돈을 하나의 소재이자 주제로 등장시켰다. "나도 돈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이 대견하다/(중략)/-어린 놈을 아귀라고 하지/그 아귀란 놈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집어갈 돈/그러나 내 돈이 아닌 돈"('돈' 중) 

이씨는 김수영에 대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와 의미를 시인의 직관으로 꿰뚫어봤다"며 "이후 돈은 종종 우리 시의 소재나 주제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세상을 떠난 고 오규원은 "가난과 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상대적이며, 스스로 세속적인 주제인 돈에 대해 시를 쓰는 일에 자괴감"을 보여준다. 

"성경에 가라사대 마음이 가난한 者에게 福이 있다 하였으니//(중략)//2백억을 축재한 사람보다 1백9십9억을 축재한 사람은 그만큼 마음이 가난하였으므로/天國은 그의 것이요/(중략)/돈 이야기로 詩라고 써놓고 있는 나는 어느 시대의 누구보다도 궁상맞은 시인이므로/天國은 얻어놓은 堂上이라"('마음이 가난한 者' 중) 

해맑은 시인 천상병에게는 "욕심을 버리고 자족적인 상태"가 가난이었다. 돈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돈의 부재를 통해 가난을 드러낸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나의 가난은' 중) 

30년 넘게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 시인 최종천은 "자기모멸과 냉소를 통해 자본에 저항하는 전략"을 취한다. 

"우리 노동자들끼리 서로 만나 인사할 때/돈 좀 벌었느냐고 묻지 말아야겠다/우리는 노동계급이다, 노동은/돈을 버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다/그럼, 돈은 누가 버느냐!/돈을 버는 건 영화배우나 제작자/운동선수나 정치가 들이다"('돈!' 중) 

이씨는 "돈에 대한 시인들의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인 저항은 자본의 논리에 포섭되지 않으려는 싸움"이라며 "시와 돈이 더 이상 불화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그것은 시의 종말이 왔을 때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jsk@yna.co.kr 



추천25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