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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토종이기를 고집하는 허문태 시인- 인천뉴스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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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광대뼈가 나오고 눈이 작은 아줌마 자연산 외친다. 시장입구 미꾸라지 통을 펼쳐 놓고 자연산 외친다.
손가락이 짧고 손이 두툼한, 배가 봉긋하고 허리에 군살 없는, 벙글벙글 웃을 때마다 뻐드렁니가 드러나는, 까무잡잡 번들번들 구릿빛 얼굴, 파마는 해본 적 없는지 생머리 찰랑이는 눈빛 반짝이는 아줌마.
오가는 사람들 틈에서 하루 종일 자연산을 외친다. 버스 광고판 성형외과 의사 고개를 빼고 쳐다본다.
허문태 시인은 2014년 ≪리토피아≫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달을 끌고 가는 사내가 있으며, 리토피아문학상을 수상했다. 계간 ≪아라문학≫ 부주간이며 막비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양식한 미꾸라지보다는 자연산이 좋다고 한다. 횟감으로 쓰는 어족들도 자연산이 좋다고 한다. 비슷한 느낌으로 신토불이라는 말로 미루어 다른 먹거리도 수입산보다는 국내산이 더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산이라는 말은 토종 국내산이라는 말과 통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국내산보다 외국산이 더 좋은 경우도 물론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용모에 있어서는 좀 다른 듯하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태생적인 용모를 온갖 의술을 통해 바꾸려고 애를 쓰는 세상이다. 국내산 좌판 아줌마가 하루종일 자연산을 외치며 미꾸라지를 팔고 있다.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것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세태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내 어머니를 부정하고 내 나라를 부정하는 일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돈 잘 버는성형외과 의사보다 파마는 해본 적 없으니 생머리 찰랑이고 눈빛이 반짝이는 아줌마가 우리들의 어머니이고 우리들의 고향 사람들로서 사랑받기를 고대해 본다./장종권(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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