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래노래방(기타공연)
손한옥 시인/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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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생달'
어머니의 한 손은 비어 있다
한 손으로 얼굴을 씻고
한 손으로 머리를 감는다
비누 거품이 늘 한켠에 밀려 있다
더디 해내는 일들은
꼬여 있는 매듭
답답한 피 가슴에 고여 있어
슬픈 모가지만 길다
여덟 개의 어린 별을 지고 오르던
어머니의 잔등에는
할미꽃 검게 피고
수액이 빠져나간 뼈골마다
수숫대 울음소리 들린다
나, 그늘 아래 쉬고 있어
그 여름 모르고
내가 맨발로 밟아본 맨 땅 없어
어머니 가슴으로 흐르던 빙하를 볼 수 없었다
오늘 밤
내 무릎 위에 얹힌 어머니의 손은
언 낙엽처럼 차가워
힘없는 손끝에서
깎은 손톱 하나
서쪽 하늘에 걸려 있다
손한옥
경남 밀양 출생
2002년 ≪미네르바≫ 등단
시사랑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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