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래노래방(기타공연)
심인숙 시인/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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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그는
기침소리와 섬세한 바람을 끌어안고
출렁이는 세상 안으로 들어온다
오케스트라가
하얀 지휘봉에 당겨온다
가시덤불에 놓여진 영혼을 매만지듯
그의 뒷모습은
가늘게 떨려오며 무언의 흐느낌을
객석으로 던져주고 있다
음악은
가장 격렬할 때 배경처럼 멈춰있다
자근자근 부서지는 빛이 그의
어깨 위에 쌓이고
무대에 펼쳐진 바이올린, 첼로가
순식간에 현을 놓아버린다
그의 몸이
이슬을 털어내는가 싶더니
하얀 꽃으로 변하고 있다
눈부시게
펄럭이는 꽃잎 속으로 내가
걸어 들어가고 있다
심인숙
인천 출생
2000년 ≪한국문인≫ 등단
시사랑 동인
추천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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