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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세개의 유혹1

홍시1/박주희

튀지 말자, 튀지 말자

그 누구에게도

튀지 말자, 튀지말자

너에게도

튀지 말자, 튀지 말자

나에게도

아 나는 이렇게

튀어 나온 무명인이라

애석하게도 나는

유감스럽게도 홍시

튀지말자, 튀지말자

튀지않으려 했지만...

여전히 튀고만 나는 홍씨

홍시 씨앗이 어딘가로 날아

구석진곳으로 날아 행방불명

찾다가 찾다가 못찾은 홍씨

어느날 몇해가 지나

아마도 수십년은 지난뒤에

이름 모를 나무 몇그루

알콩 달콩 새싹 틔우며

아름따다 가신 걸음 걸음뒤에

안빈낙도하며 잘 살았다고 얘기하던

그 한참뒤에 홍시는 그래도

홍시라 튀었다 여기 저기

오늘날에도 튀지 말자고

튀지말자, 튀지말자

가수 뺨치게 노랠 불러도

홍시는 그래도 튀었다

튀지말자, 튀지말자 홍시여

2017년 1월 3일 화요일 am 12:42분

홍시2/박주희

기억 저너머에

몇 초전에

몇분전에

스치듯 감미로운 홍시맛에 얽힌 이야기

한번에 홍시를 먹은듯

마음을 꺼집어 먹은듯

달큰 달큰 달큰한 홍시맛같은

글 한줄기가 식초가 된듯 사라지고

나는 또 다시 홍시를  고르듯

먹음직한 홍시 한개를 골라

이 마음 정성껏 먹는다

꿀맛같은 단 홍시맛을

2017년 1월 3일 화요일 am 1:33분

홍시3/박주희

늦깎이 인생처럼 나는 많은 나날이 늦었다

붉은 햇살을 먹으며 여느집의 아이들처럼

나는 잘 자라났다 고만 고만한 아이들처럼

나는 싱그런 햇살속에서 무등도 타고

열심으로 광합성도 하면서 새들의 노래도

들으면서 열심으로 쭉죽 커 갔었지요

다른 배형이나 사과형들에 비해 늦깍이

인생인가 봐요 아직도 나는 물컹한 감식초

형님들에 비해 땡땡한 감이라 사람들은

나를 거들떠도 보기 싫은지 나보다 더 땡감

형님들을 선호하며 옷을 갈아 입혀 주네요

나는 감식초 형님들에 비해서는 덜 말랑거리고

나는 땡감 형님들에 비해서도 덜땡땡하여

아직도 나는 구석지고 골방같은 항아리속에

외롭고 외로운 하루 하루를 보냈자요

나는 지난해 늦은 어느날 사람들이 나에 귀를

잡아 당겨서 밝은 곳으로 데려가더니

아 끌쎄 말입니다. 말하기도 싫어요

아 추워라 밖에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다고

춥다 춥다 했지요 그런데 말이예요

나는 어느집안에 따뜻한 아랫목으로 가나 했더니

그 아랫목에서 들컹 들려서 아이스 박스같은곳으로

옮겨 놓더니 냉동 인간처럼 나를 해부라도 하려는지

꽁 꽁 발이 시렵고 손도 시려워졌어요

나와 함께 있었던 어떤 아이들은 덜 물렀다며

다시 그전에 있던 항아리안으로 돌려 보내더라구요

나는 그 아이들보다는 많이 무르고 달콤한 아이라고

더운 여름날 먹을꺼라며 아껴둔데요 왜 나를 이렇게

꽁꽁 묶어 두는것일까요

 

기나긴 날이 지나서 여름이 되었어요 어찌나 밖이

더운지 나는 이 서랍같은 냉동고가 지난 겨울보다는

시원해졌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나를 밖으로 꺼내서

사십대 육십같은 가르마를 타더니 얼굴도 예쁘게 다듬어

예쁜 접시에 담아서 아름다운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선남선녀앞에 놓아지게 되었어요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나의 얼굴은 붉은데다가 더욱더 붉게 되어서 그만 아

그다음은 말 못해요 그다음은 나는 신기한 단꿈을 꾸었

답니다. 내 생애 이처럼 행복한 순간이 있었을까요

그다음은 여러분들의 시선과 아량으로 향기가 날테지요

2017년 1월 3일 화요일 am 2:35분

이메일주소:pjhpst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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