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자유작품(시,시조)

자이로 콤파스 외 2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예시원
댓글 3건 조회 4,341회 작성일 14-09-10 16:32

본문

new_SDC16658.jpg


자이로 콤파스


예시원


평생을 멀게 돌고 또 돌아다녔지

징한 세월을 걸었지만

우습게도 언제나 제 자리 걸음이었지

푸욱 익은 장맛처럼

늑골 깊은 곳에서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지나간 시간을 하품해본다

후회의 연속이기엔

아직 갈 길이 너무 멀지 않을까

이제 겨우 절반 남짓 왔는데

가슴 속의 불을 다 토해내고 나면

안도의 한숨, 잔잔한

평온의 미소가 나오지 않을까

먼 바다 지중해를 아직 가 보진 않았지만

한반도의 동서남북은

자이로 콤파스를 따라 참 많이 걸어다녔다

아침엔 동해의 해를 보고

저녁엔 서해의 놀을 보며

동분서주 해 봤지만

세월의 자이로 콤파스는 언제나

넓은 쪽이 남쪽이었지

평생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내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을 곳은

남쪽 바다였던 것을

젊은 날의 카리스마와 열정도

빛나는 남쪽 바다 앞에선 고개 숙일 것을

그대여 빛나고 싶거든 남쪽으로 오라

자이로 콤파스의 남쪽엔 푸른 바다가 있고

아름다운 꿈을 펼칠 무대가 있다



빈병이 우는 소리


예시원


바람 부는 날엔 흔들리는 목로주점에 가고 싶다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엔 제대로 한번

왕창 취하고 싶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빗물처럼 흘러내리면

어느덧 희미한 옛 그림자

내 님을 다시 만날 수도 있겠지

무슨 말을 해도 내내 웃기만 하던 그 여자

소주 한잔 받으면 빙빙 돌리기만 하던 그 여자

지금은 그 누구와 마주하고 있을까

지금도 웃으며 소주잔을 돌리기만 할까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엔 한번

왕창 무너지고 싶다

미치도록 보고 싶은 그 여자

그녀와 함께 목로주점에 가고 싶다

석양에서 해 뜰 때까지

내내 흔들리고 싶다

비워지는 소주병에 빗물을 가득 채워

빈병이 우는 소리를 막아버리고 싶다

빈병이 우는 소리는 너무 슬프다 


 

천명에 쓰는 넋두리


예시원


천명에 이르면 철이 든다고 했던가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드는 날

어느 노 시인의 시집을 읽노라면

한 계절을 훌쩍 넘어 쓸쓸한 가을날이다

사랑을 할 때는 목숨 걸고 하랬지

돌이켜보면 그런 일 한번 만들지 못했고

열정에 사로잡힌 불나방처럼

쓸데없는 일에 목숨 건 일은 다반사였다

인연이 되지못한 두 여인을 떠나보내고

지금의 아내가 된 여인에게도

목숨 건 사랑은 해보지 못했지만

이제 겨우 알콩달콩 사는 재미는 보고 있다

오랫동안 내 발목을 붙잡고

한치 앞도 내딛지 못하도록 괴롭히던

지난날의 검은 그림자는 이제

흐르는 강물에 던져 먼 바다 망망대해로 내 보낸다

인간사 백년이라면 이제

남은 오십년은 시인의 나라, 시인의 마을에서

시인들의 시집 만권을 읽으며

시집을 열권만 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


예시원 : 다층 시집 『아내의 엉덩이』로 등단, 계간 『詩와늪』 추천작가

『창조문학신문』 특선시인『웹진 시인광장』 2013올해의 좋은 시 선정『다층』,

『유심』『불교문예』『다시올문학』작품활동『한국문학신문』『한국문학방송』

작품활동『경남도민일보』지면평가위원『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회원

계간 『詩와늪』 주간『심사위원』『한국항공우주산업 대외협력실』 근무

추천0

댓글목록

profile_image

박주희님의 댓글

박주희 작성일

안녕하세요

profile_image

박주희님의 댓글

박주희 작성일

처음뵙습니다

profile_image

박주희님의 댓글

박주희 작성일

가을입니다<br />2016년 9월 29일 입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