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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속에는 1

 

내 눈속에는 자궁이 있다

벌레들의 자궁

그것의 실체는 보이는 형상

 

이브의 자궁과도같은 애벌레들의 모체

나는 그 자궁의 실체를

 넌지시 바라다 본다

 일말의 양심같은 벌레의 사체

  흔들리는 물빛 자연의 끈질김

토속적인 허늘 허늘  사체속

모습을하고 숨어있는

 이브의 자궁을

가만 가만히 들여다 보네

 

벌레들을 왜

 불태워 죽여야 하는지를

끈질긴 그렇게 끈질긴

 

기나긴 여정속에서의

다분히도 따분한

자연이 내게와 있구나

2015 을미년 10월 15일 목요일 pm 5:49분 / 박주희

 

내 눈속에는 2

 

내 눈속에는

황망한 세월이 있다

누가 누구의 시선으로 사는것인지

네가 나와 싸워 이길것인지

내가 너와 싸워 이길것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는 사투

인간과 미물 벌레와의 사투

나는 인간인데

 어찌하여

 미물과 눈총을 쏘며

 싸우는데도 그렇게도 잔인하게

 떨어져 나갈줄을 모르느냐

별레도 내 눈속에서

 빠져 나올 방도를

찾긴 하는건지

나는 그 벌레의 내막과

 의도를 전혀 알지 못하고

 혼비백산하듯 세월을 낚고

울분을 토한다고 해도

 그저 눈짓뿐인걸

언제까지 울어야

벌레의 모체는 빠져 나올까

여허 벌레야

 어서 나오련

어찌하여  구차한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나를 쳐다 보느뇨

 

2015 을미년 10월 15일 목요일 pm 5:59분 / 박주희

 

내 눈속에는 3

 

난 언제나

 제자리 인생

내 눈속에 티끌은

나와같이 산다

움직이지 못하는

 독살스런 벌레

나풀 나풀

잘도 움직이는데

나는 풀풀

 훌훌 그를 본다

 벌레는 나에게

 그가 되어가고 있다

어찌하여 내 눈속에

 들어온 벌레가 내게와서

 이 실체의 덩어리가

 그가 되어보는 시

 

015 을미년 10월 15일 목요일 pm6:04분 / 박주희

 

내 눈속에는 4

 

세월을 낚을까

세월을 낚을까

낚이는 것은

 세월의 빛

빛이여

 모이고 모여라

그 빛을 모아 모아서

저 눈속의 벌레를 태워 볼까

안과에 가면 그 벌레는

무용지물 안과에 가면

 빛을 투하해도

 눈속에서 맴만돌뿐

운명에 애태우는

 그물같은 번득임

어쩌지도 못하는 애물단지

축축 늘어만가는 애벌레의 사념

세월호속의 적막감같은 적막속의 적막 또 적막

 

015 을미년 10월 15일 목요일 pm 6:16분 / 박주희

이메일주소:pjhpst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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