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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여름호)/신작시/사후 역에서 외 1편/송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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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81회 작성일 11-12-2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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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
사후 역에서 외 1편

 

 

대전역 지나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옆에 앉은 검은 코트 꿈꾸는지 가끔 엄지손가락 치켜세운다 철길에서 줄넘기하고 있는 잔설 손이 시리다 빈속에 소주 한 병 노루처럼 잠들어 있다 눈발이 휘날린다 들국화 한 공기 시골길 한 공기 하얀 눈 한 공기 떠먹는 엄마가 보인다 하늘에서 길 잃지 않고 걸어가는 귓불 도톰한 소녀 하얀 눈 위에 빨간 홍당무 목울대 부어 있다 이정표는 초록지네처럼 꿈틀거리고 굴뚝연기의 볼우물은 빈자리를 찾아다닌다 긴 터널에 갇힐 때마다 다가오는 깃털처럼 따뜻한 손가락 엄마의 검은 가발은 어디 갔을까 엄마의 분홍빛 틀니는 어디 갔을까 시립화장터 화장실 앞에서 만난 보랏빛 나비 한 마리 춤추는 초 맑은 이슬처럼 떨어지는 촛농 뜨거워진 기차가 축축한 레일을 밟고 알 수 없는 생의 길을 떠난다 사천 정동면 감곡리 700번지 감실 너른 벌판 눈꽃 던지며 하얀 쌀가마니 자물쇠 지키는 젖 퉁퉁 불어 한 살 된 아들 더듬더듬 찾는 보랏빛 나비 언제 기차보다 먼저 와 있었을까 왼쪽 눈 윙크하며 손 흔드는 엄마, 입가에 하얀 생크림이 눈꽃처럼 피어 있다

 

 

 

 

 

 

경품 키스

 

 

하얀 고흐 하얀 머릿속 하얗게 열고 하얗게 걸어가면 하얀 비밀통로가 하얗게 서 있다 하얗게 달구어진 하얀 해 하얗게 말하길 하얀 해바라기 하얀 잎을 신신파스처럼 하얗게 붙이면 하얀 자동으로 하얀 문이 하얗게 열린다는 것을 하얗게 하얗게 잊지 마 하지만 이를 어째 하얀 발을 하얗게 들여놓는 순간 하얀 기억은 하얀 오븐 속에 들어간 하얀 생선처럼 내 눈 앞에서 하얗게 사라진다 하얀 어제 하얗게 흘린 하얀 핏방울은 하얗게 뜨거운 하얀 치즈스틱처럼 하얗게 나긋나긋한 팔다리로 하얗게 방긋방긋 웃는 하얀 앞치마를 하얗게 지우고 하얀 해바라기 하얀 잎을 지우고 하얗게 달아오른 하얀 해를 지우고 하얗게 몽글몽글 피어나는 하얀 안개 속 하얀 브래지어(왜 이 하얀 기억은 하얀 나의 하얀 허리를 떠나지 않는 거지?) 하얀 의자는 하얀 목 하얗게 길게 늘어뜨린 하얀 리프트 하얀 비밀통로에 하얀 신신파스를 하얗게 붙이면 하얗게 떨어진다? 하얗게 안 떨어진다? 하얀 하늘에서 하얀 말 하얗게 많으나 하얀 혀 하얗게 짧은 하얀 스키가 하얀미완 성에서 하얀 스파를 하얗게 즐긴다? 하얗게 안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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