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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여름호)/신작시/야간비행 외 1편/임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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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99회 작성일 11-12-28 19:50

본문

   임재춘

  야간 비행 외 1편



새벽 두 시

비행기 출발 때의 굉음 소리

낮에는 떠날 수 없었나보다

떠나는데 한두 시간쯤 멈칫거린다

멈칫거리는 소리에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한다

이 깊은 시간에 떠나야할

피치 못할 사연의 어두운 날갯죽지

낮이면 그는 어디론가 사라지는 데

이 도시 빌딩숲의 거처를 들키지 않아야하는

은밀한 이유를 먼 곳으로 떠나보내는 모양이다

생텍쥐페리는 야간 비행으로 지구를 떠났다지만

그가 떠날 때

아무도 몰랐을까

오늘 밤 그 소리

또 잠을 깨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굉음이 밤마다

공룡처럼 울부짖는

그 등덜미 한 구석에서 내 꿈이 흔들리고 있었다

어느 집 세탁기 소리에 흔들리는

거대한 도시가 한 마리 공룡으로 변신하는

휘날리던 헛된 소문을

내 곁을 자꾸 떠나고 싶다던 이유를

야간 비행의 이유를

이 밤중에라도 찾아서 한 방 날려버리고 싶은 것이다





편서풍



한쪽으로만 밀어내는 바람

동쪽으로만 도는 지구가 내는 바람

파도가 해안가를 끊임없이 적셔주듯

한쪽으로만 향하는 사랑

내게로 향하지 않는 바람

한결같아 아프지만

한쪽으로만 드러난 마음이

어찌 보면 다행일수도 있는 건가요?

아카시아 봉오리 부풀 때 생각합니다

각시붓꽃 벌어지면 그대 생각합니다

붓끝으로 무언가 적어줄 것을 기다립니다

이쪽으로 돌아오지 않는 바람은

먼 곳으로만 부는 바람은

고맙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한 것을

서로 마주불면 푸른 멍으로 남을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요?

편지 한 장으로

살아가야한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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