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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여름호)/신작시/산염불 외 1편/임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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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812회 작성일 11-12-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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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형신

 산염불 외 1편

 

 

화악산 기슭에는 황금 목걸이를 걸고 다니는 개가

일모一毛 시인과 함께 산다


철 지난 물가에서 놀던 개가 물어 온 번쩍이는 목걸이는

개의 목에 채워주고


돌아앉아 


시인은 매일같이 화선지에 발자국을 찍고 있다

눈밭에 찍힌 참새 발자국부터 소백산에 두고 온 자신의 발자국까지


산울림 영감의 발자국을 따라 내가 그의 집에 당도한 날도 화선지에는 이름 없는 무수한 발자국이 걸어가고 있었다 나도 그 발자국의 맨 뒤를 따라 경계가 없는 그의 묵정밭 몇 구비를 돌아내려 온다


오늘처럼 눈비 오는 날은 길 떠난 발자국들이 돌아와 화선지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목걸이를 벗어놓고 졸고 있는 개의 곁에서




만재도晩才島


소중간군도 가는 배가 섬들을 하나씩 내려놓는다

관매 죽항 독거

봄날 서남 해상 국립공원

섬을 버리고 꿈꾸는 바다에 이르면

수백 마리씩 수면 위로 솟구쳐 오르는 상괭이 떼


사라진 암각화를 바다는 그리고 있다

 

청보리 물결치는 청등 맹골 거차*

분교장 언덕에서 아이들 손뼉치고 함성을 지르면

춤사위 가파른 상괭이 떼

중모리 중중모리 휘모리로 넘어온다


암각화 속 투창을 든 사내들 걸어나와

바다의 급소를 찌른다

상괭이들이 끌고 오다 놓친 바다가

가라앉는다


언제쯤이면 청보리 언덕의 함성 다시 듣는가

폐교 된 운동장에서 바라보는 헛손질의 바다

소중간군도 끝머리에 쑥대머리로 웅크리고 있는

만재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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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산 앞바다 황금 조기 떼의 날아다니는 비늘만

무문토기에 쓸어 담는다


*조도군도 서남 해상에 있는 소중간군도小中間群島의 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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