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 - (사)문화예술소통연구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수록작품(전체)

42호(여름호)/신작시/달빛 아래 춤추다 외 1편/정미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337회 작성일 11-12-28 20:17

본문

   정미소

  달빛 아래 춤추다 외 1편


달빛 아래


영광굴비의 탱탱한 바다가 보시처럼 살점을 뚝뚝 떼어 놓는다


거나한 밥상


막걸리 한 사발에 낯빛이 불콰하다


언뜻,


밥상머리로 기어오르는 돌 지난 아들의


옷자락에 피어나는 하얀 밥풀꽃


한바탕 달을 지신밟기로 한다


덩덩 차오르는 보름달, 달 속에 어른거리는


밥상


빙빙 도는 춤사위에 관자놀이가 어질거릴 때


나는 춤사위를 접는다


노숙의 뒷골목은 언제나 그리운 것들로 가득하다.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었던 기억 속에는


해토머리에 산을 오른다

질척하여 미끄러지는 흙발바닥에서

근막통에 시달리던 아버지

흉추 뼈 열두 마디가 길처럼 누워있다


아버지의 등을 밟듯

길의 압통점을 꾹꾹 눌러 밟는다

용추와 경추에서 응어리진 신음이

부항처럼 새어 나온다


견갑골 빗장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본다


쓸개가 빠져버린 늑간의 골짜기에서

긴 담배풀꽃, 꽃대롱에 피어나는

해소 천식이

안개처럼 쿨렁거린다


미끄러지며 중심을 잡으려고

바들거렸던

아버지의 근막통 등허리를 꾹꾹 눌러 밟으며

그때는, 아버지가 있어 좋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사)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정종권의마이한반도
시낭송영상
리토피아창작시노래영상
기타영상
영코코
학술연구정보서비스
정기구독
리토피아후원회안내
신인상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