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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여름호)미니서사/자전거도둑/박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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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555회 작성일 11-12-28 20:54

본문

       미니서사

       박금산

 

       자전거 도둑

 

 

 

2월 말 중고 자전거 가게.

주인 할아버지가 말했다.

“자전거를 눈으로 봐서 아나? 타 봐야 알지?”

손님이 말했다.

“그런가요? 그럼 한 번 타볼게요.”

주인 할아버지가 다시 말했다.

“돈 내고 타.”

손님이 물었다.

“돈요? 한 번 타보는 데에도 돈을 내요?”

주인 할아버지가 말했다.

“당신이 타고 달아나 버리면 나는 뭐가 되누? 안 그래?”


손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승한다고 해놓고 그 길로 가 버린다면 달려가 잡을 수 없을 것이다. 늙은 몸으로는 특히 더.

손님은 지갑에 현금이 없었다. 승용차를 담보로 잡혔다.

“설마 제가 저걸 놓고 자전거를 훔쳐가겠어요?”

주인이 말했다.

“차 타고 왔어? 한두 번 당한 게 아니어서 그래. 이놈의 자식들이 타 본다고 해놓고 안 와 버리는 거라. 내 참! 타.”


손님은 자전거 위에서 생각했다. 주인 덕분에 자전거 고르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새로운 것도 배웠다. 손님은 도주하고 싶은 유혹을 참고 상점으로 돌아갔다. 승용차의 안부가 걱정되었다.


손님은 거리를 지날 때마다 자전거를 눈여겨보았다. 상점이 참 많았다.

3월말. 벚꽃이 피었다. 손님은 꽃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었다.


손님은 승용차를 주차하고 최대한 가벼운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집에서 먼 상점이었다.

손님이 말했다.

“자전거를 눈으로 봐서 아나요? 타 봐야 알죠. 그렇죠?”

젊은 주인이 말했다.

“한 번 타 보세요. 물건이야 최상품입니다.”


손님은 마음이 설렜다.

손님은 방향을 집 쪽으로 잡았다.

손님은 점점 더 빠르게 페달을 굴렸다.

중고 가게 주인 할아버지가 고마웠다.

거리의 상점들이 새롭게 들어와 마음에 고였다.

자전거 타기에 참 좋은 계절이었다.

삶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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