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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 (여름호) 신작시/ 바람이 되려면 외 1편 정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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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990회 작성일 11-12-23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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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열

  바람이 되려면·1 외 1편



절망에서 건져낸 자존심 하나

봄 들꽃에 얹어 놓고

꽃잎이 속절없이

밤새도록 몸을 뒤척인다.


가슴 구석구석을 뒤져서

좌절과 원망, 울분을 모아놓고

부글부글 끓여 몸 밖으로 쏟아 놓으면

돌개바람으로 용틀임하여

한 시절을 휩쓸어 버릴 수 있을까


그 바람결에 나뒹굴어져

거리에 패댕이쳐질 숱한 사람들을

휘 휘 돌아보고 나면

가슴 한 번 시원한

바람이 될 수 있을까


아직도 나는

거리에 패댕이쳐진 나뭇잎과

찢겨져 날리는 꽃잎들이

나의 하나 남은 자존심 같아서

차마 가슴을 열지 못하고

오돌오돌 떨리는 몸둥이로 꽃잎 옆에 누워

밤새도록 뒤척인다.





바람이 되려면·2



사람과 사람 사이를 돌면서

유심히 살필 일이다.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게

옷자락을 흔들어 보고

머리카락을 살짝 스쳐 지나가 보고

귓바퀴를 살살 간질이면서도

내가 지나갔는지를 모르게 할 일이다.


내가 지나간 자리에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도

왜 갑자기 상쾌해 웃었는지 모르게 할 일이다.

닫았던 옷깃을 열어젖히며

왜 갑자기 시원한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게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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