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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여름호)/신작시/침묵은 금이다 외 1편/박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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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487회 작성일 11-12-23 22:44

본문

   박무웅

  침묵은 금이다 외 1편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칼

사람을 많이 만나본 사람은 말의 칼을 지닌 검객을 안다 

검객은 말의 이치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사람의 눈치를 보기도 하고

말의 시치미를 떼기도 하고 모호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바둑처럼 전쟁의 이치를 무궁무진 품고 있다


일요일 친구들과 관악산을 올랐다


한 친구가 속이 아프다고 도중 하산했다

어느 친구의 입에서 튀어나온 농담 섞인 무심한 한마디가

친구의 마음을 베었다

친구의 위는 칼날 같은 말 한 마디에 피를 흘렸다

일본의 지진처럼 해일을 몰고 왔다


천만 마디 말씀을 침묵의 제방에 가두고

말없이 친구들과 도중 하산한다

말 한 마디가 금강석처럼 빛나 삶을 기쁘게 하는 

천금의 사랑이 되기 위함이다

오랜 세월 몸을 만든 소나무 분재 같은 향기를 안고

혀는 부드러운 침묵으로 죽음을 안고 간다


칼집으로 싼 명검을 안은 검객처럼

나는 지금 혀 단속 중이다


 

 

 


신작로新作路

 

 

길로 접어들어 한참을 걷고서야

길이 있음을 알았다

붕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었지만

시작은 언제나 길이 없었다


무지개가 서린 하늘

산 너머 먼 바다

손으로 잡을 수 없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새벽노을보다 아름다웠다


꽃샘바람이 빗질한 자리에 홍매화 꽃이 핀다

모래와 바위틈에 뿌리내린 아카시아가

오월의 산하를 향기로 물들인다


길을 걸어가는 것

히말라야 등산가처럼 새 길을 내서 도전하는 것

백두산 장백폭포처럼 생의 절규를 드러내는 것

새로 걷는 자 앞에 길은 존재의 비밀을 드러낸다


죽은 어머니가 지어주신 별명 허풍쟁이

허풍은 절벽을 넘어간 바람이 되기도 하지만

봄이 오는 길목

어머니 무덤의 아지랑이 같은 염려를 지나

신작로로 가는 야망이 되기도 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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