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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여름호)/신작시/자본주의의 이빨 외 1편/김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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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기
자본주의의 이빨 외 1편
들쭉날쭉한 도시의 빌딩들
치열한 먹이사슬의 전투 속에서
날카롭게 크는 이빨들이다.
하루가 다르게 가지 번식하는 식성은
잇몸의 아래를 뚫고서도 건재함을 자랑한다.
편향으로 뻗은 이빨들의 기능성 또한
상대성 이론을 무색하게 한지 오래이다.
강력한 소화액까지 분출되는 공격력은
작은 이빨의 뿌리까지도 녹인다.
무위, 무소유의 이념으로 무장한 잇몸들이
강성의 이빨들에게 경배를 올린다.
사소한 공격성만으로 주변을 넓히고 있던 몸신들,
무장해제의 명을 받으면
바닥까지 깨물리는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잇몸이 자라 언젠가는 이빨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강력한 이빨들이 꾸며놓은
자본주의의 허구일 뿐이다.
고차원 자성섭생의 원리로 움직이는
이빨들의 먹이가 될 뿐이다.
누드 크로키, 등허리
깎아지른 절벽이다. 가파른 언덕이다.
들썩거리는 숨이 있고
너와 나를 맺어주던
깊은 울림의 서사가 있다.
등 뒤쪽으로 부는 서늘한 바람,
단단한 벽에 냉기가 서린다.
네 생각을 훔치려던 것이 미수에 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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