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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여름호)/신작시/탁자를 중심으로 외 1편/정익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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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3,012회 작성일 11-12-23 22:48

본문

정익진
탁자를 중심으로 외 1편

 

 

탁자 위로 설탕을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쏟아 붓는다. 

설탕 위에 소금을, 소금 위에 우유 가득한 유리잔을 심어두면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우유의 맛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탁자를 중심으로 펼쳐진 거미줄의 방

그곳에서 벗어나기를, 더 이상 키 크지 말기를,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비명 질러보기를,

주변의 그들과 함께 넓어지고 깊어지기를.

 


이곳은 미래를 상징하는 탑들과

박쥐들이 선호하는 암호들로 가득하다.

때가 되어 요리가 익어가는 냄새가 난다.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아쉽게도 새들을 놓쳐버렸다.

총성이 들려오고 사람들이 눈 위로 쓰러지고 있다.

식탁 위로 기어올라 모두들 살아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원탁 위로 눈이 내리고, 주변의 그들은

새롭게 죽어가는 심정으로 해답을 찾아 헤맨다.

경고음이 울린다. 도박판에서 발생한 사건을 뒤로하고

몇 개의 섬을 건너 간신히 집에 도착한다.

 

 


식탁 위로 설탕을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쏟아 붓는다. 

설탕 위에 소금을,

소금 위에 와인 가득한 유리잔을 꽂아두면

몇 년이 지난 후에도 한 방울의 와인도

증발하지 않을 것이다.

 


탁자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흩어져버리는 구름들.

 

 

 

 

 

 

................................

 

 

 

기억과 두루마리 휴지에는 점선이 있다.

 


나의 혓바닥 위에도 점, 점, 점들이 돋아난다.

 


말을 할 때마다 혀가

잘려나가지 않을까.

 


가벼운 말 한 마디에 지폐 몇 장 날리고

짓눌린 심장엔 금이 간다.

 


길 위에도 보이지 않는 선들이 있다.

발자국들이 불안하다.

 


손바닥 위에서 엇갈리는 수많은 칼금들

조심해라, 너의 운명이

어떻게 잘려나갈지 알 수 없다.

 


달착지근한 입맞춤이 떨어져 나가고

폭풍전야가 휘몰아쳐 온다.

 


너의 귀와 새의 날개들

창고 뒤에 무수히 떨어져있다.

 

 


쓰러진 것들의 

배경엔 점선이 있다.

 

 

 

편집자주:점선이 제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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