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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호(봄호)/신작시/장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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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관
몸난로 외 1편
까치 한 마리가 허우적거렸다
폭설을 앞세워
이십오 년 만에 다시 찾아 온 겨울 서슬에, 강은
달도 돌려보내고 끙끙 앓아누웠다
을씨년스런 강변을 눈발이 감쪽같이 덮어 다독인다
한 번 식어버린 몸은
아무리 뜨거운 밑불도 마다했다
눈꽃 핀 가지에 얼어붙은 한 점 불꽃
쪼다가, 쪼다가 까치는
제 몸을 바닥에 던져 놓았다
봄이 밑그림에 부릴 애벌레들, 오종종하다
버림받은 의자
바닥에 의지했던 늙은 다리
누워 나비를 앉혔다
고난을 견딘 줄기 끝은 향기도 그윽한가
더듬이가 탐색하는 동안
힘차게 뻗은 다리
탱탱한 허공을 걷는다
지구가 편안하게 업혀간다
장상관∙2008 ≪문학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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