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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호(봄호)/신작시/오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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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교
도마 위 외 1편
사내는
나를 음식점으로 데려가더니
통나무 위에 던졌습니다
주방장이 칼을 들고 다가와
비늘을 벗겨내고 배를 갈랐습니다
와르르 쏟아진 밥통과 내장
백일하에
모든 것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ㅡ찾아내 틀림없이 먹었어
ㅡ없습니다
사내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식탁에 앉은 사람들은 흥미로운 듯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수도꼭지
자네는 과묵하지
청밀 먹은 벙어리로 살지
하지만 꼭지가 돌면 다르지
세상을 삼켜버릴 듯 쏟아내지
열어야 할 때 다물어야 할 때
모르고 살아온 나
10년 20년
아무 말 없이 살다
어느 날
노도怒濤처럼 휘몰아칠 수 있을까
오대교∙2009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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