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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호(봄호)/신작시/김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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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신
바이러스백신 외 1편
너의 날개가 내
무릎에 날아온 바이러스
예술적으로 설명하고 싶지만
내 혀는 설명 할 수 없는
교태, 두터웠어 그 유혹,
그저 환유적 이론에 끌려 씁쓰레
‘내 사랑’이란 말을 사용했지
부드럽게 부드럽게
펼쳐볼까?
무균성 유균성 미생물 자가 면역설
증후군 운동요법 순환장애 세균
오렌지꽃 향이 내 목을 타고 흘렀어
심장이 출렁이는 건
유일한 항변이겠지 너를
사랑하기 위해 싱싱하게
썩어가는 거겠지
비명을 기록하는 손끝엔 낯선 꽃,
꽃냄새 가득 했어
더 이상 지겹지 않아, 그저, 처연하게 나는,
너의 날개를 씻어 줄게 이젠,
네가 내 안에서
내가 네 안에서
설명할 수 없는 차원의 ‘인생’
키스처럼 슬퍼질게 촉촉해질께
너의 날개가 자꾸 자라나
내 무릎을 덮으면
영화음악 곱씹으면 되겠지 은은히
그저, 질긴 연기술 보여주면 되는 거겠지
핫 초코 라떼 레시피
‘커피 인 러브’에 앉아 핫 초코를 마십니다
우유 1컵, 다크 초콜릿 30g, 설탕 1ts
인스턴트 에스프레소 한 스픈
핫 초코를 마십니다
유리 너머 세상을 바라보는 연인 한 쌍
초코 라떼를 넘보는 견공 한 마리
커풀들이 사진을 찍는, 시간을 쪼아대는
조각들이 쏟아집니다 지금
테이블은 이야기가 시작되고
한 번쯤 빨간 우체통을 찾아 헤매고
사이프러스 숲 너머로
내가 아니 내가 구름이 되어
체액을 뿌려댑니다 구름아, 너의 눈물로
나를, 나의 몽상을 밀어내 다오
오늘의 여행은 끝도 시작도
없는 바로 당신 이야기
미학, 몽상, 그리고 사유에 점을 찍는 이곳,
이 한 잔은,
버림받은 배역, 연출가의 마지막 포인트입니다
핫 초코를 마십니다
김현신∙2005년 ≪시현실≫로등단. 시집 <나비의 심장은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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