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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 (2010년 가을호) 권섬 /당선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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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섬
당선소감
시는 안개 속에서 나를 불러
손끝이 가슴보다 먼저 두근거린다. 지방 백일장을 통해 처음으로 감히 시인을 넘보게 된 후, 동인활동을 하며 습작 십여 년으로 시인 흉내를 내보았으나 詩는 점점 멀어져가고 나는 도망가는 詩를 붙잡으려고 전전긍긍했다. 詩의 본질도 모른 체, 詩를 넘본 죄 값으로 시의 감옥에 갇히고 만 것이다. 주변 글벗들이 하나둘 등단을 하고, 예기치 않은 등단소식에 기쁘다는 당선 소감을 읽으며 한없이 부러웠었다. 그런데 드디어 마침내 이런 날이 내게도 온 것이다. 이 순간을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광화문 네거리에 현수막이라도 내걸고 싶은 심정이다. 함께 시를 공부하다가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세상을 달리한 글벗에게도 이제 해 줄 말이 있어 다행이다. 아직도 詩는 안개 속에서 나를 부르고 있다. 두렵다. 운전 중에 만난 안개처럼, 하지만 전진 할 것이다. 어차피 詩의 종착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거니까./당선자 권섬
추천평
산문시의 폐단 잘 극복하고 있어
권섬의 「차용된 존재의 혼돈」 외 4편을 추천한다. 권섬은 듣자하니 이미 문단생활을 오랫동안 한 시인인데 다시 투고를 했다고 한다. 권섬의 산문시들은 산문시에 대한 많은 생각을 천자에게 하게 하였다. 근일 시단에 발표에 되는 산문시들은 시이기 보다는 산문인 것이 대다수였다. 시를 시답게 하는 시적 표현이 너무나 부족한 시들이 많았다. 권섬은 줄글로서 산문시의 이런 폐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극복하고 있다. 권섬은 산문보다는 시에 가까운 산문시를 잘 소화해내고 있다. 시에서 산문의 가지는 보편성을 극복하는 길은 이상시가 보이는 난해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적어도 천자가 생각하기엔 권섬은 이런 난해성에 대한 나름대로의 틀과 상상력을 대담히 가진 시인이라 나는 믿는다/추천위원 강우식(시인)
추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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