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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10년 가을호) 신작시/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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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916회 작성일 11-03-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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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
대밭에서 외 1편


뜻 이루지 못하고 고향집에 돌아와
뒤란 대밭에 드니
비온 뒤 죽순들 기세 좋게 돋아있다
저들이 저렇게 솟구치며 이루고자 하는 것이
마음 비우고 다만 푸르게 사는 일이라면
살다가 고이 죽어
노래 한 곡조 풀어내는 피리가 되는 일이라면
나 또한 지금인들 이루지 못할 것 무엇인가

대밭머리 흔들며 밀려오는 바람처럼
생각이 물길을 터 마음을 적시자
내 몸의 내부가 차츰 텅텅 비워지면서
싱싱한 연어를 닮은 댓이파리들이
손끝 마디마디에서 돋아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선 채 모가지를 길게 빼고
슬며시 하늘에서 하얀 구름모자를 꺼내
머리에 썼다.

 

 

 



유월


비무장지대의 들녘
남북한 풀꽃들이 어우러져
바람의 왈츠곡에 맞춰 춤을 춘다
철조망도 지뢰도 속수무책이다

사상도 모르는 무식한 풀꽃들
반동분자들.

강만∙광주 출생. ≪시와 시학≫으로 등단. 광주문학상 수상. 시집 <유랑의 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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