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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10년 가을호) 권두칼럼/ 고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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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719회 작성일 11-03-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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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험난하지만 꼭 가야할 문학의 가시밭길


≪리토피아≫는 한국문학의 외연外緣을 확장하고 내실內實을 다지는 ‘광장’과 ‘밀실’의 변증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우리 잡지는 문학의 전문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유지하며, 한국 문학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경제 논리로 인간 삶의 가치를 재단하는 노골적인 야만의 시대, 인간답게 사는 것이 가장 소박한 일상의 덕목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무릇 상식이 통하지 않는 시대다. 언제나 그렇지 않은 때가 있었나 싶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짊어진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하기가 겁이 나는 시대이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박탈하고 틀에 박힌 일상의 세계를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가 하면, 진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려는 청소년들에게는 ‘생활/생존’의 논리로 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미처 자신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해보기도 전에, 미디어를 통해 주입된 음험한 경쟁논리에 알몸으로 노출되어 스러져가는 아이들을 보기가 안쓰럽기만 하다. 
이번호 특집은 ‘청소년문학의 현재’이다. 비상飛翔하는 법을 망각하게 만드는 살인적인 제도 교육에 짓눌린 청소년들에게 ‘싱싱한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간절한 염원과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한 기성세대의 속죄하는 마음을 담았다.
특집의 필진들은 입시 교육에 의해 침체되어 있는 청소년문학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에서부터, ‘여물지 못한 미숙한 알맹이’를 감추어야 하는 조숙함의 시대에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것’을 꿈꾸는 청소년들과 청소년 문학의 기우뚱한 만남의 양상, 그리고 상품화된 ‘청소년문학’의 용어에 대한 발본적인 문제제기와 더불어 기성세대들이 강요하는 ‘규율과 억압’을 넘어 ‘어떻게든 숨 쉴 구멍’을 만들어내는 ‘산소 호흡기’ 같은 문학의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문학의 현재’를 다각도로 진단해 주고 있다. 제도화된 틀을 넘어 생기발랄한 목소리를 통해 우리 청소년문학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해준 필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따뜻한 고마움의 마음을 전한다. 아울러 이번호에도 ≪리토피아≫의 지면을 풍요롭게 장식해준 여러 필자들에게 문학의 훈훈한 정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문학은 근대적 일상에 깊숙이 침윤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거부하고자 하는 모순된 욕망의 표현이다. 근대의 메커니즘에 순응하면서도 짐짓 문학의 논리로 이를 거부하려는 포즈를 취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쑥 솟아오른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현실에 대한 엄정한 분석과 더불어 문학 본연의 가치에 대한 탐색이 요구된다. 


문학은 여전하다. 문학 그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의 형태나 양상이 끊임없이 갱신되고 있을 따름이다. 이 여전한 문학을 중심으로,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를 오가며 우리의 삶이 진동하고 있다. 문학과 근대적 삶이 만들어 내는 이 조그마한 힘의 파동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리토피아≫는 공감의 장을 확대하고자 한다. 
≪리토피아≫는 제도화된 문학의 울타리와 이를 넘어서는 창조적 글쓰기 사이에서 오늘도 여전히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주지하듯, 오늘의 현실에서 올곧은 문학잡지를 향한 길은 험난하고도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험난하지만 꼭 가야할 문학의 가시밭길’을 자청하여 나선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고 있으니 이 또한 행복한 노동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옥고를 보내준 필진들과 ≪리토피아≫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뒤를 돌아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의욕적으로 기획했던 일들 중에는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새로운 모험을 추진 중이다. 다음호에는 계획했던 일들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많은 관심과 애정 어린 질책을 기다린다.

2010년 가을
고인환(문학평론가,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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