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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10년 여름호) 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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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178회 작성일 11-03-11 15:58

본문

임강빈 시집
<이삭 줍기>
동학사
2010년 2월 16일 발행
값 8,000원


195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당신의 손>, <동목>, <매듭을 풀며>, <등나무 아래에서>, <조금은 쓸쓸하고 싶다>, <버리는 날의 향기>, <시가 쉽게 쓰여지는 날은 불안하다>, <한 다리로 서 있는 새>, <집 한 채>등과 시선집 <초록빛에 기대어>를 낸 바 있는 임강빈 시인의 새 시집이 나왔다.


새벽에 시를 씁니다
시가 쉽게 되었는데
요새 와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점점 어렵습니다
세상에 남길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집착하는지
공연한 짓 같습니다
낙서 쓰는 게 아닌가
고급 낙서질 하는 게 아닌가
이것도 세상 살아가는 즐거움이라면
감수할 일입니다
집중이 안 됩니다
새벽이
너무 빠르게 빠져 나갑니다
―「새벽에」
(시집 <이삭 줍기> 중에서)



정진규 시집
<공기는 내 사랑>
책 만드는 집
2009년 8월 20일 발행
값 8,000원


193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여, 1965년 <마른 수수깡의 平和>로부터 2007년 <껍질>에 이르기까지 <有限의 빗장>,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매달려 있음의 세상> 등 13권의 시집을 발표하고, 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이며 ≪현대시학≫의 주간을 맡고 있는 정진규 시인의 새 시집이다.


겁나게 치마끈 풀어 온몸 열어놓은 신 살구나무, 황홀하게 가득가득 벗는다 滿開다 늙은 느티가 뒷문 밖 언덕에서 일찌거니 가지 끝끝마다 작은 이파리들 뱉어내면서 우리집 마당을 점잖게 내려다보고 있다 민망스러워 살구나무의 황홀을 조금씩 가려주고 있다 고개 들고 보면 허공이 허공이 아니다 그런 것들로 이 봄날이 가득 차 보이지만 고개 숙이고 보면 자잘한 작은 풀꽃들이 겨울 끝자락부터 미리피어서 틈틈마다 엎드리는 법과 견디는 법을 내게 강론한 지가 벌서 지난 2월달부터였다 이런 강론을 피그미 풀꽃이라고 이름 붙인 한 시인이 이 봄날에 갔다
―「이 봄날」
(시집 <공기는 내 사랑> 중에서)



나기철 시집
<올레 끝>
서정시학
2010년 12월 25일 발행
값 9,000원


1987년 ≪시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섬들의 오랜 꿈>, <남양여인숙>, <뭉게구름을 뭉개고>를 냈으며, 현재 제주에서 살고 있는 나기철 시인의 새 시집이 나왔다.


목 잠겼다 풀렸다
소리 얻어가고
날 흐렸다 개었다
푸르러집니다
이즈음은
흐린 때라 여기겠습니다
잠긴 때라 여기겠습니다
―「이즈음은」
(시집 <올레 끝> 중에서)



김행숙 시집
<볼륨을 높일까요>
고요아침
2009년 12월 4일 발행
값 8,000원


경기도 파주 출생으로 ≪시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유리창 나비>, <햇살 한 줌>을 낸 바 있는 김행숙 시인의 새 시집이 나왔다.


거실 한 켠에 우두커니 서 있는
오래된 의자
앉을 새 없이 달렸던 젊은 날엔
언젠가 거기 앉아 평안하리라 생각했지
그러나 지금은
나와 함께 낡아가고 있네
갖가지 색깔의 봄은 몇 번이나 지나갔나
버릴 수 없는 추억들이 담겨 있고
흔들리는 의자에 앉아 풀어낸
마음의 굴곡은 얼마나 많았던가
힘들 때마다 날 달래주던 의자
밤마다 별빛이 하염없이 비치고
나를 태워 머나먼 길을 떠나던
낙타 같은 의자
귀에 익은 노랫소리 걸터앉아 있어
나의 허물까지도 껴안아 주던 의자
오래된 의자
흔들의자
―「오래된 의자
(시집 <볼륨을 높일까요> 중에서)



 차주일 시집
<냄새의 소유권>
천년의 시작
2010년 3월 30일 발행
값 8,000원


전북 무주 출생으로 200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차주일 시인의 첫 시집이 나왔다.


새벽 촛불이 제 몸을 숫돌 삼아 빛을 갈고 있다. 빛으로 뇌천을 마모시켜 만든 사발 하나를 이고, 천상에서 정화수를 긷고 있다. 가장 완전한 치성은 자신을 번제하여 바치는 일이었으므로, 주위를 비춰 본성을 감춘 죄, 정화수 산 사발 서둘러 내려놓는 죄, 제 갈아낸 서슬로 제 멱을 딴다. 연기가 어머니의 기도를 받아 적는다. 태어나자마자 유서를 쓰는 가장 긴 삶을 읽는다. 바람이 연기를 지워 천기누설을 감춘다. 탯줄 묶는 어머니 손이 설핏설핏 사라진다. 제단 위에 태 한 더미 화석처럼 굳는다.
―「새벽촛불」
(시집 <냄새의 소유권> 중에서)



정겸 시집
<공무원>
한국문연
2010년 3월 5일 발행
값 7,000원


경기도 화성 출생으로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한 정겸 시인의 첫 시집이 나왔다.


비가온다
봄 가뭄에 닫혀 있던 마음이 열린다
빗물은 벌어진 틈을
촘촘히 보듬어주며
상처의 흔적을 가려준다
광주에서 담양으로 가는 국도변
도벌꾼에 의해 잘려 나갔던 대나무 숲에서는
푸른 뿌리들이 땅속 깊이 잠을 잔다
대숲으로 이어진 발둑 길
반공방첩이라고 쓰인 낡은 표지판이
전봇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다
멧비둘기 울음소리 들리는 오후
진초록 마늘잎새 사이로
연두색 마늘종이
조심스레 고개를 내민다
아리다
―「오월」
(시집 <공무원> 중에서




문정영 시집
<잉크>
시산맥사
2010년 4월 28일 발행
값 7,000원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97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낯선 금요일>을 낸 바 있는 문정영 시인의 새 시집이 나왔다.


꽃들 잔치 끝나고 땅이 말라 있다
멀리 있던 구름에서 비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꽃 진 자리에 비 들린다
흩어져 있던 꽃가루 물 위에 뜬다
물 위에 또 하나의 꽃나무가 그려진다
둥둥 떠다니는 인연들
한 생 다하고도 다른 모양으로 또 한 번 산다
슬펐던 일들 다 지고 나면
남은 눈물로 오래 견디는 것이 天命의 나이다
누군가 불러서 뒤돌아보면
꽃 진 자리 보인다
그리고 저만큼 걸어 가다보면 진 꽃만큼
또 꽃이 피는 것 보인다
―「꽃 진 자리」
(시집 <잉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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