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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10년 가을호) 특집 현실 발언/박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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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071회 작성일 11-03-1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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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의 현재
박 성 민|시인


1. 청소년 문학의 침체 이유
청소년 문학은 입시교육에 의해 침체되어 있다. 일부 고등학교에 문예창작과가 있어서 문예창작 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것은 중학교 때부터 이미 문학도로서의 꿈을 굳힌 학생들에 국한된 이야기인지라 청소년 문학 전반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각 지역의 고등학교에 문학 동아리가 있고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열정과 의욕을 가지고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학교의 방침 및 학부모들의 요구에 의해서 대부분 친선에 그치고 있거나 실질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동아리도 별로 없는 형편이다. 이런 현상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1) 청소년들의 달라진 관심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들의 관심분야가 달라졌다는 데에 있다. 예전에는 굳이 문학도가 아니더라도 시 한두 편쯤은 애송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서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김춘수의 「꽃」 등의 시는 학생들의 연습장 표지를 장식했고, 단연 그 연습장들은 불티나게 팔렸다. 문학도로서의 꿈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시나 소설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이 있었고, 최소한 문학을 모른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의식만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인스턴트식 사고와 직설적이고 가벼운 대화를 즐기는 세대로 바뀌어져 버렸고, 문학에 대한 무지가 더 이상 수치가 아닌 세대가 되어 버렸다. 문학하는 사람을 멋있게 보는 의식도 없어졌으므로 멋지게 보이려고 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풍속조차 사라졌다. 이는 키치(kitsch)적인 관심이 깊어져서 정통예술로 가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키치적인 경우마저 사라졌다는 말이 된다. 
문예 특기자로 대학을 진학하기 위한 청소년들은 실정이 좀 더 나아보이지만, 그들조차도 이런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문학에 대한 순수한 관심과 열정으로, 그리고 시인이나 작가가 되겠다는 인식으로 치열하게 쓰는 학생도 있지만, 대학입학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생각하고 백일장이나 공모전을 수능시험 치르듯 하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다.

2) 입시위주의 교육 정책 
고등학교에서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하다 보니 발표와 토론 능력이 떨어지고, 참고서에 나와 있는 요약정리에 익숙해져 사고력과 상상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해진 실정이다. 문학의 생명은 톡톡 튀는 상상력과 개성인데, 이미 교육 자체가 학생들의 사고능력에서 상상력과 의견을 묵살하여 제거해 버리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참고서에 의존하여 작품을 분석하다보니 막상 새로운 문학작품을 접했을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연해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대학에 입학한 후 문학토론 강의를 겪어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자신의 느낌이나 의견을 말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기 십상이고 5지선다형의 객관식 문제로 제시되어야 맞추는 학생들이 대다수인 것이다. 좋은 문학 작품의 분석 자체도 어려운 상황에서 개성 있는 글쓰기란 더욱 어려움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각 도시의 교육청에서 ‘방과 후 학교’ 시범학교로 지정이 되어 글쓰기 지도가 잘 되고 있는 학교들도 있다. 글을 쓰고자 하는 학생이 있으면 문예담당 교사가 지도해 주는 등 대략 30명 정도의 학생들이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글을 쓰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시범학교로서의 전시행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든 학교의 전반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며 이 또한 수시로 변하는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에 의해서 그냥 ‘시범’으로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3) 학교의 지원 부족 
문예활동을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학생들은 학교 내 문학 동아리에 자발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문학에 관심이 없고 설사 관심이 있는 학생들도 입시공부만 시키다 보니 동아리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동아리는 유명무실해지고 백일장이나 공모전 같은 경우에도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현재 학교의 실상이다. 1주일에 한 번 있는 문예반 계발활동도 매 번 다른 행사를 핑계로 진행이 잘 되지 않고, 수업시간의 글쓰기 활동은 생각조차 못하게 된다. 백일장 대회에 나간다고 말해도 어디 놀러 가는 것으로 간주하고 잘 보내주지 않을 뿐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결석 처리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문예활동을 무시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학은 학생들의 삶의 방향이나 삶의 질을 개선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문학을 하는 것이 시인이나 작가가 되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 물론 작가의 길을 갈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청소년들이 문학을 하면서 얻게 되는 깊이 있는
사고의 과정이다. 글을 쓰다 보면 다양한 측면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즐길 수 있는 생기를 얻게 되는데 이런 다양한 사고과정을 대학 입시라는 현실에 의해서 학교에서 막아 버리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것이 몇몇 학교의 잘못만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의 방침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교육정책에 있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고등학교 보다는 중학교를 더 활성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글쓰기 지도는 중학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에는 글쓰기 활동에 나서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기본기를 갈고 닦아서 고등학교 때에는 스스로 바로 서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2. 청소년 문학 활성화에 대한 몇 가지 단상 
1)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혁신
청소년들이 문학을 도외시하는 현상이 과연 청소년들만의 책임일까? 무턱대고 문학에 대한 열정을 학생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집이나 소설책이 읽히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지 않는가.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만 팽창함으로써 정신세계가 더욱 가벼워지는 경향, 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성해야 한다.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인생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즐기려는 분위기는 기성세대들에게 더 지배적인 분위기이지 않는가. 책을 읽지 않는 아버지가 아들더러 책을 읽으라고 꾸중하면 아들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일 것인가. 책을 읽는 사회, 생각이 깊어지는 사회, 자신의 체험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사회가 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청소년 문학 정책 담당자들이 해야 할 역할이며 이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정책은 대입정책과 함께 맞물려 돌아가야 할 톱니바퀴라고 생각한다.   
2) 백일장 및 공모전에 대한 홍보 및 학교의 지원
문예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문예공모나 백일장 대회를 많이 열어서 학교 측에 활발하게 홍보해야 한다. 실상 우리나라의 청소년 대상 문예공모나 백일장 대회는 적지 않지만, 학교 측에 홍보가 덜 되고 참여율이 저조한 것이 문제다. 여러 대회에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다 보면 문예활동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관심을 문학적인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자신의 경험을 뭔가 의미 있게 바라보고 그것으로부터 의미 있는 어떤 것을 찾아내게끔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다. 
어떤 학교에서는 대회의 참여도 활발하고 시화전이나 모임도 잘 열고 있는데 동아리 회원이 아닌 경우에는 문예활동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굳이 문학 동아리 회원이 아니더라도 열린 문학의 개념으로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분위기가 바람직할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문예반 계발활동 같은 경우 문예지도 교사가 여러 각도에서 글쓰기 지도를 해야 한다. 학교에서 문예활동이 전개될 때, 지도 선생님의 재량이 중요하다. 지도교사가 격려해 주고 관심을 가져 주면 상황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과제를 특별하게 내게 한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거나 시나 산문, 독후감을 자필로 제출하라고 해서 인터넷 복사를 방지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박성민∙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목포 훈민정음 국어논술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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