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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10년 가을호)신작단편/이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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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하트에이크Good morning heartache
이후경
1.
유리창 밖으로 파초 잎이 거세게 흔들린다. 5월인데 때 아니게 비바람이 몰아친다. 그런 탓에 오늘은 저물녘이 되도록 점심 식사 손님 두 테이블, 커피 손님 세 테이블이 고작이었다. 지배인 김씨는 손님이 많을 때는 챙길 수 없는 소소한 것들을 점검하느라 바쁘다. 홀과 주방의 청결, 요리 재료의 신선도 검사까지 깐깐하게 따지는 중이다. 그런 김씨를 바라보던 수석 웨이터 장인수는 문득 이곳이 잘 나가던 때를 떠올렸다. 웨이터만 대여섯쯤 되던 시절에는 이런 날이면 자신도 그들의 복장과 매너를 일일이 체크했다. 지금이야 웨이터라곤 환갑도 지난 자기 한 사람밖에 없으니 수석웨이터란 직함 자체가 민망스러울 뿐이었다. 미국의 고급 레스토랑을 돌며 매너를 익혀온 그는 어떤 손님이든 스스로를 귀족처럼 여기게끔 기품 있게 서빙 하는 것을 모토로 삼았다. 그러나 한국에 와 보니 나이 많은 웨이터의 서빙을 어색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양의 나이든 스튜어디스들을 보고 당황하고 놀라듯이 웨이터도 젊은 남자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깊었다.
권 사장의 간곡한 부탁이 아니었다면 장인수는 결코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권 사장은 고국의 저택을 팔기 싫어 고급 레스토랑으로 만들었다며, 김씨와 그에게 경영을 간곡하게 부탁했다. 아들과 아내의 기억이 스민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이 그에게는 내키지 않았다. 미국에서 산 세월이 18년, 아내야 그렇다 쳐도 아들과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일곱 살 이전의 시간뿐이었다. 추억이 깃들었다면 미국 쪽이 더할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의 시간은 견딜 수 있었지만 이곳의 기억을 만나는 건 두려웠다.
비바람이 점점 거칠어져 연신 창을 때린다. 고즈넉한 바람에 잊을만하면 한 번씩 맑은 종소리를 울리던 백조 모양의 풍경이 발작이라도 하듯 마구 휘돌아간다. 그 뒤로는 잘 가꾸어진 정원의 꽃들이 격렬하게 몸을 흔들고 있다. 이대로 비바람이 계속 되면 저 아름다운 정원도 폐가의 뒤뜰같이 되리라. 하지만 모든 것은 유리창 밖의 풍경일 뿐, 실내는 고요하고 평온하다.
둔중한 현관문이 밀리는 소리에 지배인과 장인수는 입구 쪽에 도열해 정중하게 손님을 맞는다. 녹색 레인코트를 입은 젊은 여자다. 빗속을 걸어왔는지 우산이 흠뻑 젖었다. 녹색 레인코트라니, 화가나 디자이너일지 모른다고 그는 생각한다. 뜻밖의 환대에 멈칫한 여자의 얼굴에 언뜻 반가움이 스친다. 잠시 서서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는 정원이 가장 잘 내다보이는 구석의 창가 자리로 가 앉는다. 그가 다가가, 손님이 또 올 것인지 묻자 그녀는, 더 올 사람은 없다며 주문을 한다. C코스로 주세요, 크림수프에 고기는 웰던으로, 레드와인도 한 잔 주시고요. 식사가 아니라 사무용품을 주문하는 듯 건조한 목소리다.
차례차례 음식이 나올 때마다 그녀는 조용히 그것들을 먹어나간다. 비바람에 흔들리는 정원의 꽃에 눈길을 주기도 하고, 미친 듯이 휘돌고 있는 백조 모양의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다가 이따금씩 칼질을 멈추곤 자신이 썰던 고기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기도 한다.
자동차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다시금 둔중한 현관문이 밀린다. 지배인과 장인수는 재빨리 입구 쪽에 도열해 다시 정중하게 손님을 맞는다. 열린 문 뒤로 50대 초반의 우아하고 세련된 부인과 기껏해야 서른을 갓 넘겼을까, 미끈한 청년이 함께 나타난다. 부인은 이따금씩 이곳을 찾는 손님이라 눈에 익었지만 남자를 데리고 온 것은 처음이었다. 어떤 관계인지 한눈에 짐작이 가지는 않았다. 청년은 거의 젖지 않은 우산을 우산꽂이에 꼽았다. 두 사람은 창가의 여자를 흘낏 보더니 멀찌감치 떨어진 자리로 들어간다. 그러나 부인은 자리에 앉다 말고 일어나 청년과 자리를 바꾸었다. 그대로 앉으면 남자의 눈길은 혼자 있는 여자 쪽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 비로소 짐작이 갔다.
장인수는 다가가 주문을 받는다. 젊은 남자의 얼굴에 그를 보고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부인은 청년에겐 묻지도 않고, 와인을 곁들인 A코스의 식사를 주문한다. 이 식당에서 가장 비싼 최고급의 코스였다. 그가 채 등을 다 돌리기도 전에 뒤에서 소곤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뭡니까? 근사한 데 데려다 준다더니 다 늙은 웨이터나 있는 이런 망해 가는 식당에? 모르는 소리 하지 마. 저 사람은 프로야. 나는 프로가 아니면 상대하지 않거든. 민호씨도 프로라서 만나는 거란 거, 알고 있잖아? 평소 이미지와 다른 말투가 놀라웠지만 여자의 기품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왕정시대의 프랑스 귀부인을 보는 듯 산뜻했다.
웨이터란 때론 따분한 직업이었다. 이렇게 점잖은, 적어도 겉으로는 교양 넘치는 손님들만 오는 고급 레스토랑에서야 수모를 겪을 일도 많지 않았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장인수는 언제부터인가 손님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사연을 짐작해보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다. 그는 창가에 앉아있는 여자를 슬쩍 바라본다. 저 여자의 나이는 서른다섯이다. 일단 그렇게 정해 본다. 서른다섯이든, 서른여덟이든 어차피 상관없다. 결혼은 안 했다. 결혼한 여자가 혼자 저런 식의 식사는 하지 않는다. 오래 전에 저 여자는 애인과 함께 이곳에 왔다. 두 사람은 C코스 요리와 와인을 주문해서 함께 먹었다. 그러다 두 사람은 헤어졌다. 아마도 남자를 열심히 쫓아다니는 적극적인 여자가 있었으리라. 어느 날 남자는 그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고, 이 여자는 그 사실을 용납하지 못하고 헤어졌다. 흔해빠진 사연을 엮고 있던 그는 김씨가 와서 팔꿈치를 건드려서야 정신을 차린다. 어느 새 그녀는 식사를 마쳤다.
커피를 가져가니 식탁 위에는 종이와 만년필이 놓여 있다. 헤어진 남자에게 편지를 쓰려는군, 추리가 맞아 들어가는 기분에 장인수는 쾌감마저 느낀다. 더 필요하신 게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십시오. 그의 말에 고개를 끄떡이던 그녀가 갑자기 묻는다. 레스토랑 이름은 누가 지은 건가요? 아, 그건....노래 제목입니다. 별 뜻은 없습니다. 그는 목례를 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에 대해 긴 말이 이어지는 것을 그는 원치 않았다. 굿모닝 하트에이크, 레스토랑의 이름으로 그것을 제안한 사람은 자신이었다. 빌리 할리데이의 노래였다. 칼로 짓이겨 놓듯 피투성이가 된 심장을 향해 그렇게 싱긋 인사를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그것조차 치기였다.
어느 새 어둠이 정원 위로 내려깔린다. 장인수는 다시 여자에게 눈길을 돌린다. 그녀는 무엇인가 쓰고 있다. 한두 줄 쓰고는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보고, 또 한 두 줄 쓰고는 한숨을 쉰다. 그런 행동은 대본에 쓰인 대로 연기하는 배우의 그것처럼 작위적으로 보인다. 상투적인 동작들이란 으레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그것처럼 무작위적인 동작도 드문데 말이다.
2.
편지를 쓰다 말고 안노희는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본다. 지나다 우연히 들른 이곳이 태수와 함께 왔던 곳일 줄은 몰랐다. 한련화, 제라늄, 마가리트, 그런 이국적인 꽃들이 빗물에 젖은 채 놓여있는 계단과 ‘굿모닝 하트에이크’라는 팻말을 보았는데도 기억은 어둡고 눅눅했다. 실내에 들어서서 입구에 도열해 손님을 맞는 특이한 풍경과 맞닥뜨리고서야 비로소 기억이 환해졌다. 그러자 태수와 함께 주문했던 요리며, 디저트까지 줄줄이 따라 떠올랐다. 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었다. 그를 이렇게 여러 곳에서 만나다니.
5년 만에 올라온 서울이었다. 길상사에나 들려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내린 평창동에 그림 경매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문득 그곳에 들어가고 싶어졌다. 그곳이라면 아는 사람을, 적어도 태수를 만날 일은 절대 없을 터였다. 화가라면 매춘부의 몸값 매기듯 자기 그림의 가치가 그렇게 정해지는 곳을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그런데 잠깐 구경만 하려던 생각이 입찰에 참여할 거냐는 질문을 받자 갑자기 흔들렸다. 태수도 인정했지만 그녀에게는 화상畵商으로서의 안목이 있었다. 단순히 걸작을 알아보는 안목이 아니라 머지않아 사람들을 사로잡게 될 그림의 어떤 신비로운 힘을 직관으로 알아내는 힘. 지난 5년간 아무리 어렵게 살아도 결코 써먹지 않았던 그 힘을 한 번만 써보자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녀는 참가비를 내고, 입찰판을 받았다.
안노희가 들어섰을 때. 오상호의 10호 정도의 그림이 천오백만 원에 막 낙찰되고 있었다. 좋은 징조였다. 오상호야말로 그녀가 최초로 ‘혼자’ 발굴해낸 화가였다. 그의 그림을 처음으로 만났던 건 중학생 때였다. 시골 친척집에 놀러 갔다가 마침 마을회관에서 열린 전시회를 보게 되었다. 미술 동호회에서 회원들의 그림을 합동으로 걸어놓고 있었다. 미래의 대화가를 꿈꾸던 사춘기 소녀의 눈에는 하나같이 시시한 그림들이었다, 그런데 구석에 걸려 있는 작은 그림 하나가 그녀의 눈길을 잡아당겼다. 눈이 쌓인 계곡을 사실적으로 그려놓은 소품이었다. 언뜻 보면 흔해빠진 달력 그림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그림. 하지만 빛이 달랐다. 그 사람 혼자 남들과 다른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처럼. 그녀는 그 그림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물어물어 화가를 찾아냈다. 그렇게 그림이 마음에 든다면 그냥 주겠다는 화가에게 부득불 서울 갈 차비까지 있는 돈을 다 털어주고 그림을 사왔다. 그가 오상호였다. 그 뒤로 오상호는 국전에 입선해 정식 화가가 되었고, 평단과 대중의 지지를 받는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그녀는 그의 최근 그림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가 아직 무명일 때, 일찍이 알아봤다는 자부심 탓에, 그가 인정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몹시 즐거웠다. 그러니 경매장에 들어선 순간, 바로 오상호의 그림이 좋은 가격에 낙찰되었다는 건 썩 괜찮은 징조였다. 그녀는 신의 가호가 있다면 무명작가의 숨은 걸작을 건질 수도 있겠다는 기대로 부풀었다. 여윳돈은 없었지만 확실한 투자라면 빚을 내서라도 감행해보자는 배짱까지 생겼다.
진열대가 한 바퀴 돌자 다음 작품이 나타났다. 안노희는 숨을 멈추었다. 태수의 자화상이 거기 있었다. 회색과 검은 색만으로 그려낸 강렬한 그림, 그의 작품 중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그림, 그녀가 사랑한 사람의 엑기스를 정교하게 추출해 옮겨놓은 그림, 언젠가 그녀는 그에게, 당신하고 이 그림하고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내가 사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잡다하게 섞여 있는 당신이 아니라 순수하게 내가 사랑하는 것들만 뽑아놓은 이 그림을 택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나와 함께 순장殉葬 될 그림이니 절대 팔지 말라고 다짐까지 받았던 그림. 그 그림이 하필이면 오늘 그 자리에, 그녀와 약속을 잡고 기다리고 있기라도 했던 양 그렇게 놓여 있었다.
그 그림은, 무명에다 아직 죽지도 않은 화가의 그림답게 150만원부터 시작해 올라갔다. 이백 오십, 이백 오십입니다. 더 이상 없습니까? 카랑카랑한 경매사의 목소리가 실내를 울릴 때, 쥐고 있던 입찰판을 들어 올리지 않기 위해선 고통스러운 의지가 필요했다. 다시 진열대가 돌아 그 그림이 사라졌을 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당신의 그림을 사 간 사람은 행운아입니다. 그는 어떤 부동산 투기를 한 것보다도 더 확실한 투자를 한 것입니다. 내가 죽을 때 그 그림과 함께 묻히려면 내 전 재산을 바쳐도 부족할지 모릅니다. 아니오, 그럴 일은 없겠지요. 이미 나는 당신을 떠났으니 그 그림과 내가 함께 묻힐 일은 결코 없겠지요…….
아이를 맡기기 위해 여동생 네에 묵고 있었지만 그녀는 누구에게도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전 남편이나 딸 진혜에게 그녀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말에 더 이상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그녀가 내미는 서류에 도장을 찍어주며 남편은 말했다. 평생토록 진혜 곁엔 얼씬도 말아, 이제부터 당신은 죽은 거야. 그 진혜가 벌써 열세 살이다. 나를 닮았다면 생리도 일찍 시작할 텐데, 첫 생리대는 누가 사주나, 그녀는 그런 생각만 할뿐이다.
……늙은 웨이터가 정중하게 커피를 따라주는군요. 벌써 석 잔째지만 그는 조금도 싫은 기색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그때와 똑같습니다. 저 웨이터가 예전의 그 사람인지는 모르겠지 만 내게 입력되어 있는 말은 ‘늙은 웨이터’라는 말뿐이고, 그때나 지금이나 이곳의 웨이터는 늙었으니까요. 나는 이미 혼자서 화려한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홀짝이며 무료하게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무료하게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말은 거짓이다. 태수의 핸드폰 번호를 그녀의 머리는 잊었지만, 손가락은 저 혼자서 식탁 위를 두드리고 있었다. 번호판의 숫자 위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손가락. 손가락의 기억이 뇌의 기억보다 오래 간다는 건 서글프다. 사람이 죽은 뒤에도 시체의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이야기처럼. 그래도 그녀는 그에게 전화를 걸지 않는다. 입찰판을 들지 않았던 것과 똑같은 의지로.,
……이 편지를 부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저 내 마음속을 좀 치울 필요가 생긴 것뿐입니다. 나는 오늘 버림받은 여자잖아요? 확실하게 버림받은…….그 그림을 내다 판 당신의 마음을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경매장에서 나와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젖은 몸을 말리고, 지친 다리쉼이나 하려고 들어온 곳이 또 당신과 와본 곳이라니 좀 얼떨떨하긴 합니다. 이곳에서 내 서른다섯 번째의 생일을 당신이 축하해 주었지요. 그래요. 보내지도 않을 편진데, 무슨 얘긴들 못 하겠어요? 그간의 모든 일을 당신에게 쏟아놓고 싶습니다.
5년 전, 나는 통영으로 내려갔습니다.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곳으로, 간신히 작은 아파트 하나 빌릴 돈만을 들고 누가 부른 듯이 그곳으로 달려갔지요. 길옆에 바다가 있고, 건물이 희고, 섬이 많은 그곳. 언젠가 혼자 여행하다 들렸다는 인연만으로 나는 그곳을 무턱대고 찾아간 것입니다.
결혼 후 접어두었던 전공이 내 밥벌이가 되어주었어요. 당신이 놀렸던 그 그림 실력(기억하나요? 당신은 내 그림을 보고 늘 웃었지요. 이토록 독특한 여자의 그림이 이토록 평범하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일이야!)으로 나는 아이들을 모아 미술을 가르쳤습니다. 두어 달 따로 배웠던 동양화 실력으로는 그 어머니들까지 가르쳤습니다.(당신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정말 배를 잡고 웃었겠죠!) 그렇게 열심히 돈을 모아 아이를 낳고, 아이를 낳은 다음 다시 그림을 가르치면서 살아왔습니다. 아이라니? 궁금해 하는 당신의 얼굴이 보이는군요. 그래요. 진수, 내 아이의 이름입니다. 당신 이름의 끝 글자를 땄지요. 이 아이를 살리기 위하여 나는 그 애의 누나를 버린 셈입니다. 내가 뭐라고 했던가요?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그렇군요, 남편에게 돌아가겠다고 했지요. 나를 잡았던 손을 힘없이 놓던 당신이 떠오릅니다. 왜 얘기를 하지 않았냐고요? 그건 당신이 마음 약한 남자이기 때문이었죠, 더 가엾은 여자를 버리지 못 하는. 바로 그런 이유로 결코 버릴 수 없었던 당신의 그 착한 아내를 당신은 버릴 게 분명했으니까요. 왜냐하면 내가 더 가엾었을 테니까. 내가 참을 수 없었던 건 그것이었어요. 연민이라는 물감을 떨어뜨려 오염이 되고 말 감정. 나는 우리 사랑이, 차라리 선명한 치정이길 원했어요. 진수는, 그래요, 당신과 나의 아이입니다…….
3.
한참 만에 그녀가 만년필을 내려놓고,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보고서야 장인수는 다가가 커피를 새로 채워주었다. 벌써 석 잔이나 채워준 커피 잔이 아까부터 비어 있었지만 무엇인가 쓰고 있는 그녀를 방해할 수 없어 기다렸던 것이다. 담배 연기 너머로 검은 글씨가 가득 찬 종이가 보였다. 그는 얼른 눈길을 돌렸다. 스피커에서는 날씨에 어울리지 않게 ‘어떤 개인 날’이 흐르고 있다. 김씨의 짓이다. 젊은 시절 일본 여인과 로맨스가 있었던 그는 걸핏하면 ‘나비부인’에 나오는 저 곡을 틀었다. 혹시 듣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그가 말하자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런 날은....첼로곡이 좋겠죠? 조용한 첼로곡으로 골라 주세요. 자신의 감정에서 빠져나온 예의 바른 말투였다.
장인수는 카운터로 돌아와 ‘콜 니드라이’ LP판을 걸었다. 야노스 슈타커의 연주였다. 장중한 음률이 실내로 퍼져 나간다. 저녁이 깔리는 이곳에 그 음악은 절묘하게 어울렸다.
벌써 십 년이 흘렀다. 십 년 전 어느 날, 다 키운 자식을 남의 나라 땅에서 잃고 말았다. 아들은 대학을 다니면서 밤이면 한국인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곳에 강도가 들어 격투를 벌이던 아들은 목숨을 빼앗겼다. 따지고 보면 무엇 때문에 그 먼 나라로 갔던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보다 넓은 세상을 보이고, 보다 깊은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그랬는데 아들은 그렇게 어이없이 죽고 말았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유복한 환경이었다면 아들은 죽지 않았을까. 아니, 이 땅을 떠나지 않았다면 아들은 무사했을까.
장례를 마친 다음 다시 직장으로 돌아온 첫날, 그는 다른 때와 다름없이 평온하고 정중하게 손님에게 서빙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또 하나의 자신이 천장쯤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런데도 태엽 감긴 인형처럼 자신의 몸은 그렇게 저절로 움직여지고 있었다. 죽은 아들만한 나이의 동양인 청년이 들어왔을 때, 그는 무방비의 상태에서 순간, 흡, 하고 치밀어 오르는 오열을 참지 못해 화장실로 달려가는 실수를 범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 실수조차 없었다면 자신은 스스로에 대해 구제 받을 수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은 접대를 해야 하는 사람이니 자신의 우울한 감정을 손님에게 드러낼 수는 없었다. 그것은 일종의 직업정신이었다.
돌아보니 여자는 다시 자신 속으로 들어가 필터가 타들어 가는 것도 모른 채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고, 어둠은 그 빗속으로 검은 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땅을 뒤흔드는 천둥소리가 두어 번 울렸다. 첼로의 음률 속에 듣는 천둥소리는 또 다른 악기의 연주였다.
손끝이 뜨거웠던가, 그녀는 흠칫 놀라며 담배를 뭉갠다. 그리고 결연한 표정으로 다시 만년필을 집어 든다. 장인수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흘린다. 지나치게 진지한 모습이란 늘 우습다. 저 여자는 지금 유서라도 쓰는 것일까?
4.
……갑자기 내 자신이 두려워집니다. 혹시라도 이 편지를 당신에게 보내게 되는 건 아닐까, 지금껏 버텨온 이 비밀을 순간의 충동으로 허물어뜨리는 건 아닐까, 그런 두려움이 걷잡을 수 없이 몰려옵니다. 그래도 지금은 이 말을 당신에게 해야만 해요. 내 속에 담긴 말의 무게가 내게는 너무도 힘들었어요. 진수는 나와 당신의 아이라고, 당신의 귀에 대고 큰소리로 외쳐주고 싶었어요.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세상의 시선이 아니었어요. 경제적 어려움도 아니었고요. 그런 어려움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그런 건 이미 입술을 깨물며 몇 번이고 각오를 했던 만큼 견딜만했지요. 그건 열심히 공부한 문제가 시험에 나오는 것 같은 거였으니까요. 어려우리라고 예상했으니까 그만큼 이를 악물고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것들. 그래서 아이가 아플 때에도, 혼자서 처리하기 힘든 일들과 만날 때에도 애초에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나는 다 견뎌낼 수 있었어요.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신 앞에선들 응석을 부릴 수 있었겠어요?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뱃속에 아이가 들어섰다는 걸 안 때였지요. 하루에도 몇 번씩 수없이 결정을 번복했지요. 낳아야 한다, 낳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 말은 어느 새 낳고 싶다, 죽이고 싶지 않다, 로 바뀌어갔어요. 눈앞에는 그 아이로 인해 가슴이 찢겨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딸이 있었는데... 나는 잔인해졌어요. 아무리 상처 입더라도 내가 너를 죽이는 건 아니니까, 용서해라, 너는 살아있으니.
그러나 세상에는 죽음보다 더 큰 고통도 있지요. 평생토록 나의 딸의 가슴을 찢어 발겨놓을. 진수 역시, 언젠가는 내게 대들지도 몰라요. 왜 나를 낳아서 이 고통을 당하게 하느냐고. 그래도 나는 그 쪽을 선택했어요. 한 아이를 위해 버린 또 한 아이를 가슴에 화인처럼 새겨 넣고…….
안노희는 만년필을 내려놓는다. 몸속 깊이에서 구역질 같은 게 치민다. 왜 이따위 것을 쓰고 있는가? 그러나 올라오는 욕지기는 마지막 것까지 뱉어내야만 했다. 도로 삼킬 수는 없었다.
……구질구질 하군요, 이런 얘길 하자니. 역시 인생에는 무덤 속까지 가져가야 할 비밀이 있는 겁니다. 그런 걸 살아서 늘어놓자니 이렇게 참담하고 추레하군요. 내가 꼭 비에 젖은 개 같아요. 그래도 오늘은 그래야만 하겠어요. 삶이란 게 원래 그런 거란 걸, 나는 왜 그리 부정하고 살았는지.
얘기가 샜습니다. 진수 얘기를 하겠습니다. 우리의 아들 진수.
힘들리라 예상했던 것들은 그렇게 이를 악물고 잘 이겨낼 수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솜사탕처럼 보드랍게 웃을 때, 아이가 처음으로 내 등을 치며 엄마, 라고 부를 때, 아이가 처음으로 짝짜꿍을 하고, 도리도리를 하고, 제 두 다리로 걷고, 신기한 첫 말들을 내뱉을 때, 그때 그 모습을 나 혼자서, 이 넓디넓은 세상에서 단지 나 혼자서 봐야 된다는 사실이 그렇게 힘들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당신에게 달려가 아이를 내보이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고통보다 기쁨을 혼자 누리는 게 더 힘들 줄이야 어찌 알았겠어요?
이젠 괜찮습니다. 아이는 단 한 사람의 관객인 내 앞에서도 제 역할을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는 성실한 배우처럼 제 몫의 재롱을 하고, 제 몫의 성장을 해왔고, 나 역시 제 몫의 감탄을 하고, 제 몫의 벅참을 느끼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진수의 아버지가 당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내가 아이를 혼자 낳아 키우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전 남편과 동생 연희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긴 당사자인 당신조차 모르고 있는 일이니.
한없이 궁금해 하는 연희에게조차 나는 당신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듯 당신과 나의 연애는 안개 속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그 사실, 진수가 없었다면 나조차도 과연 내가 당신이란 사람을 만나 연애를 했던 것인지 의심하였겠지요. 우리는 정말 만났던 것일까요?
그래요. 나는 이 편지를 부쳐야겠어요. 이렇게 쓰고 나니 꼭 부쳐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치솟아 오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는 일은 결코 없겠지만 그래도 당신의 아이가 세상 한 귀퉁이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만은 당신에게…….
5.
갑작스런 종이 구기는 소리에 와인 잔을 마른행주로 닦던 장인수는 고개를 돌렸다. 손안에 든 종이를 우그러뜨려 버리는 그녀가 보인다. 아마도 편지를 쓰다 보니 옛 기억이 떠오르고, 다시금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이제 또 담배를 물겠군, 그의 예상대로 그녀는 다시 담배를 빼어 문다. 사는 일은 3류 영화처럼 어느 것이나 뻔하고 비슷했다. 그것에 반응하는 인간의 동작도 상상력 없는 감독의 영화처럼 진부하고 진부했다.
하나뿐인 아들을 그렇게 잃고, 아내는 넋 나간 사람이 되어버렸다. 장인수는 아내가 그럴수록 더욱 악착같이 삶에 집착해갔다. 웨이터라는 일이 평생을 바쳐야할 가치 있는 일이기나 한 것처럼 그 직업에 관한 모든 것을 섭렵했다. 하루 종일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 해바라기만 하고 있는 초로의 아내를 볼 때마다 그의 생에 대한 욕망은 집요해졌다. 그는 어떤 와인이든 맛을 구별해내는 소믈리에 자격증도 땄고, 서양 에티켓의 달인도 되었다. 그런가하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해 미친 듯이 그것에 열중하기도 했다. 깊은 물속에서 현란한 빛깔의 물고기들에 취해 시간을 보냈다.
그가 그러고 있는 동안 아내는 혼자 늙어갔다. 쉰을 갓 넘긴 아내가 늙어 가는 속도는 놀라웠다. 그것에는 아예 속도조차 없었다. 아내는 어느 날, 말 그대로 파삭, 종이가 구겨지듯 늙어버렸다. 그의 앞에서는 울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미친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그가 들어가면 자동기계처럼 일어나 저녁을 준비했고, 그와 함께 말없이 식사를 했다. 그런 아내를 볼 때마다 그는 내장을 발라낸 인간을 보는 기분이었다. 아내는 내장을 다 발라내고, 껍데기만이 남았다. 껍데기가 일어나 식사를 챙기고, 껍데기가 식탁에 앉아 음식을 집어넣었다. 그는, 아내가 먹은 음식을 그대로, 접시에 담긴 채로 배설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이제 그녀는 벗어놓았던 녹색 레인코트를 다시 걸치고 일어난다. 카운터로 다가온 그녀는 카드를 내민다. 부가세 10프로까지 붙은 가격은 73,200원, 혼자 누린 저녁 식사로는 꽤나 사치스러운 것이지만 그녀는 숫자를 읽지도 않는다. 장인수는 카드에 서명하는 그녀의 손길을 유심히 바라본다. 흘려 썼지만 이름을 알아볼 수는 있다. 안노희, 녹색 레인코트처럼 흔치 않은 이름이다. 입구에 놓인 우산조차 집어 들지 않은 채 그녀는 황급히, 무엇엔가 쫓기는 사람처럼 문을 밀고 나간다. 그는 얼른 우산을 들고 쫓아나간다.
현관 문 앞에 망연히 선 채로 그녀는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다. 우산이 어디로 갔나, 어리둥절해 하는 어린애 같은 표정이다.
“우산을 놓고 가셨습니다.”
그가 우산을 건네자 그녀의 얼굴이 붉어진다.
“고맙습니다. 정신을 빼놓고 사네요.”
“즐거운 시간 되셨습니까?”
아까 했을 인사를 이제야 묻자 그녀는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우산을 켜면서 미소를 짓는다.
“네. 아주 즐거웠어요.”
장인수는 정중하게 허리를 구부려 인사를 한다. 안노희는 가볍게 답례를 하고 빗속으로 걸어 나간다. 이제 저 여자는 다시는 이곳을 찾지 않으리라, 혹여 이곳을 지나게 되더라도 잘못 버려진 자신의 생리대라도 보는 것처럼 얼른 고개를 돌려버릴 것이다.
장인수는 뚜벅뚜벅 되돌아 들어간다. 홀 안은 그대로이다. 얼핏 모자母子처럼도 보이는 예의 그 커플은 고개를 맞대고 속삭이고 있다. 문득 아내가 죽었을 때의 나이가 지금 저 부인의 나이와 비슷하리란 생각이 든다. 막상 아내가 죽었을 때 그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아내는 이미 예전에 죽은 사람이었다. 육신의 죽음은 마지막 수순일 따름이었다.
그 새 홀 안에는 곡이 바뀌어 ‘문 리버moon river’가 흐르고 있다. 어떤 짓을 해도 기품이 변치 않는 저 여자가 신청한 곡이리라. 장인수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저 노래를 들으면 오드리 헵번이 연상되는 게 보통이겠지만 지금 저 두 사람을 보니 그는 그 영화 속의 늙은 여배우가 떠올랐다. 헵번에 비해 늙었다는 것이지 그 여배우의 나이는 저 부인과 비슷할 것이다. 젊은 남자를 돈으로 사다시피 정부情夫로 삼고 있던 우아하고 세련되고, 지극히 관대했던 여자. 젊은 여자와 진짜 사랑에 빠진 자신의 정부에게 실컷 놀고 오라며 용돈까지 대어주던 그 여인, 남자를 확실히 돈으로 살 줄 알던 그 세련됨 앞에 젊고 순수한 헵번 커플은 얼마나 촌스럽고 초라해 보이던가. 세련된 치정은 촌스런 순정보다 품위 있는 법. 그는 점점 더 이 커플에게 관심이 간다. 곁눈질로 살펴본 여자의 표정은 지극히 여유롭고 느긋하다. 근사해, 그의 가슴이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이제 오후 시간은 쉽게 갈 것이다. 비디오 한 편을 다 보고, 새 비디오테이프를 끼워 넣을 때처럼 그의 가슴은 기대로 설레인다.
장인수는 안노희가 떠난 자리를 정리한다. 탁자 옆에 놓인 휴지통 용도의 빈 항아리에 그녀가 구겨버린 종이가 그대로 들어있다. 이미 봐둔 그것을 그는 슬그머니 집어 주머니 속에 넣는다. 말끔히 자리를 정돈하고, 그릇들을 주방으로 다 옮긴 다음에야 그는 화장실로 간다. 맨 구석 칸으로 들어간 그는 문을 걸어 잠근다. 남의 사연을 훔쳐보는 일은 젊으나 늙으나 흥미진진한 일이다. 자기 삶이라곤 없는, 빈 항아리 같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특히, 그는 그렇게 생각한다.
예상대로 그것은 편지였다....그래요. 나는 이 편지를 부쳐야겠어요. 이렇게 쓰고 나니 꼭 부쳐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치솟아 오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는 일은 결코 없겠지만 그래도 당신의 아이가 세상 한 귀퉁이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만은 당신에게……. 편지는 그곳에서 끊겨 있었다. 꼭 부치고야 말겠다는 그녀의 결정은 억지였다. 그 여자는 그럴 수 있는 여자가 못되었다. 자신이 부린 억지에 대한 반발로 더 이상 편지를 이어갈 수 없었으리라. 누구보다 신파적인 삶을 살면서도 스스로가 신파의 주인공이 되는 걸 못 견뎌하는 부류가 있다. 그녀가 바로 그랬다.
장인수는 변기 뚜껑을 열고, 그 종이를 잘게 찢어 조금씩 흘려보낸다. 안노희의 비밀스런 사연은 그렇게 흘러 내려간다. 그 정도의 사연쯤은 이 세상에 널릴 대로 널려있다. 그것은 정화조를 거쳐 먼 바다로 흘러갈 것이다. 아들의 뼛가루는 태평양의 어느 언저리쯤을 맴돌고 있을까. 아내의 뼛가루는 소원대로 지금쯤 아들의 뼛가루를 만났을까.
문득 장인수는 자신의 몸도 잘게 찢어 그 속으로 흘려보내고 싶어진다. 어느 새 그의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림이 흘러나온다. 굿모닝 하트에이크, 히어 위 고우 어게인Good morning heartache, here we go again…….
이후경∙1992년 <문화일보> 동계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과거순례」 당선으로 등단. 작품집 '저녁은 어떻게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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